강원 속초엔 참 눈도 지리하게 내렸습니다
새벽녘이면 어머니껜 세상을 하얗게 물들이는 눈을 배경삼아
활활 불을 지피는 일상의 오랜 습관이 있습니다
뿌연 연기가 하늘을 가를때면 하얀 눈발과 함께 세상은 한폭의 유채화가 됩니다.
당신만큼 삶의 무게가 아버지의 땔감나무 지게에 실려있습니다
자연은 듬뿍 눈을 뿌리고는 나무들의 허릴 휘청이게 만들고 사람은 나무를 베는 수고를 덜게 했습니다.
눈에 밟히는 노부부의 발자국 무게가 이전 보다 더 가벼운 것 같습니다.
10년차 육 칠십 평생 살아오며 노부부는 등을 부비며 함께 부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세월의 길이가 수줍음을 덜어주고 세월의 흐름이 두 사람사이에 노래의 길을 만들어 냈습니다.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_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길에....
하숙생입니다
두 분은 인생이 하숙생 처럼 그렇게 삶을 맡겼다 놓아주는 거라 생각하나 봅니다
음은 그저 농사일에 힘듦을 풀어놀 때 말하듯 흘려 보내는 장단가락이요
가사는 그때그때 당신들의 삶의 주제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러나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대목에서는 가사도 음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하얀세상을 밝힐 수 있는 그리고 삶의 지난하고 고단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들은 두사람 사이에 그리 길지 않습니다.
하숙생
아주 가끔 시골에 내려갈 때 그리고 다시 올라올 때
난 두분께 하숙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나이가 들수록 부모와 자식사이에 긴 대화가 아닌 긴 만남이 아닌
태생적으로 묶여있는 핏줄의 길고 힘찬 흐름이 하숙생의 길을 만들어 놓았나 봅니다
눈이 쌓여 밖의 세상과 단절된 그곳에서
오늘도 두 노인은
하숙생을 읊조리고 있을 겁니다
어머니의 노래 하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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