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데우스]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친구에게..
김정민
2003.10.31
조회 49
저의 가장 친한 친구가 새로운 인생을 위한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오랜 동안 준비해오던 길을 떠나는 친구가 참으로 부럽기도 하고
잘 되어야 할텐데 하는 걱정도 듭니다.
그동안 고생한 것을 지켜보며 많은 힘이 되어 주지 못한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도 있습니다.
제 친구가 다음주 수요일에 있을 수능시험을 봅니다.
제 나이 22살. 그러니 친구도 22살이겠죠?
계속 수능 공부를 해야했다면 사수생인 샘인데..
그런건 아니고.. 이번이 고3때에 이은 두번째 시험이랍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같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친해진 친구입니다.
그때부터 친구는 자기는 꼭 간호사가 될거라구 말을 했습니다.
어렸을대부터 꿈꿔오던 것이라고 하면서요.
참으로 부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내가 무엇이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을 진지하게 해본적이 없어서
그러한 목표가 없었거든요.
그 친구는 정말 간호사를 하면 좋을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정말 착하고 남을 위해서 배려하는 마음... 이것이 간호사의 자질 아닐까요?
저와 다른 친구들은 '너랑 딱 어울린다, 꼭 간호사해라'라고
이야기 하고는 했습니다.
그렇게 친구는 3년을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노력을 했습니다.
그리고 결전의날....
시험을 마친후 저에게 전화를 한 친구의 목소리는 정말로 밝았습니다.
"나 시험 너무 잘 본거 같아. 다른 애들도 다 잘본거 같기는하지만 그래도 너무 좋다.
벌써 간호대 합격해서 입학한거 같아."
라는 아주 들떠있는 목소리 였습니다.
"녀석.. 드디어 해냈구나.."
저도 기쁜 마음으로 친구를 마구마구 축하해 주었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 입학 원서를 내고..
또 시간이 지나 발표날이 다가왔습니다.
너무 떨려서 합격자 발표를 보지 못하겠다는 친구의 말에
제가 합격을 확인했습니다.
화면에 뜬 큰 글씨..
'합격을 축하합니다...'
"야! 너 합격이야. 축하해!"
정말로 정말로 기뻤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일을 해내어 기뻐하는 친구의 모습이 좋았고
그런 노력할줄 아는 애가 제 친구라는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일이라는게 정말 쉽게만 풀리는게 아니라는 것을 그때 알았습니다.
친구 아버님의 사업이 잘 되지 않아서 등록금을 낼 수 없는 상황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친구는 꿈을 눈 앞에 둔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니.. 포기가 아니라.. 잠시 접어둘 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게 정확하겠군요.
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는 바로 취직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혼자서 계속 공부를 하며 다시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죠.
그러다가 친구는 한가지 정보를 알게되었습니다.
꼭 간호대를 가지 않아도 간호학원을 수료한 후에 시험에 합격하면
간호조무사로서 간호사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친구는 그렇게라도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다면서 낮에는 회사에서 일을
저녁에는 학원에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6개월의 노력끝에 친구는 조무사 자격증을 손에 거머쥐었습니다.
그리고 한 종합병원에 다시 취직을 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꿈이 이루어 진듯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인가 친구는 자신의 일에 대해 회으를 품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사회속에서 빈번히 벌어지는 학벌에 의한 차별.
그거 아세요?
우리는 병원에 가면 있는 모든 간호사들이 간호대를 나온 간호사인줄 알지만
많은 수가 간호학원을 수료한 간호조무사 인 것을.
그런것을 잘 모르는 우리는 모두를 '간호사'라고 부르지만
그들 사이에서는 엄청난 차별이 이루어 지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친구는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도 단지 '간호사'가 아닌 '조무사'이기 때무에 받는
차별들 때문에 자신이 하는 일 자체에 회의를 품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꼭 대학에 가서 간호사가 될꺼야.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인정도 받지 못한다니..
이런건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야."
라고 하더라구요.
올 초가 되서야 친구 아버님의 사업이 잘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친구가 원한다면 다시 공부를 해도 좋다구 하셨다더군요.
친구는 바로 병원을 그만두고 수능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서실을 끊어서 하루종일 책과 씨름을 하고,
단과학원을 다니며 부족한 부분을 보충도 하고.
오직 하나를 위해서 세상과 단절을 하다시피 지냈습니다.
그렇게 미친듯이 공부를 하기 시작한지 벌써 7개월 가량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주 수요일 이면 그동안의 노력의 결과가 나올 것 입니다.
제가 시험을 보는 것이 아닌데도 벌써부터 긴장이 되고 떨립니다.
친구는 자신의 꿈을 위한 새로운 출발선에 서려하고
지금의 저는 혹시나 힘들어 할때 힘이 되어 줄 수 있을까 싶어
그 옆에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부디 친구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바랍니다.
시험이 끝난후 지친 친구에게 활력을 주고 싶습니다.
재밌다고 소문난 공연을 보며 친구와 오랫만의 즐거운 시간을 보낼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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