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일생
이은식
2003.01.30
조회 42
아..
갑자기 여자의 일생 운운하려니까, 이미자씨가 부른 노래가 먼저 떠오릅니다.
삼년동안 오로지 앞날만 생각하며 열심히 맞벌이 생활을 하던 386 아줌마입니다.
일찍 사고(?)치는 바람에 어느새 중학교에 입학하는 큰아들 녀석과 어렸을적 대수술을 두번이나 해서 저희 부부 몸과 마음을 다 지치게 했던 딸아이..그리고 보수적이면서도 무뚝뚝함의 극치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경상도 사나이인 남편,
한번 잘해줄 땐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듯 잘해주지만
한번 화났다 하면 온갖 살림살이가 다 날아(?)다니지만,
미운정 고운정 다들어 결코 버릴 수 없는 내인생의 동반잡니다.

이곳 성남에서 경북 청송까지...
승용차로 장장 17시간~
그래도 남편은 고향집 간다는 생각에 힘든 내색도 없이 콧노래를 부릅니다만 옆좌석에 앉은 저요, 남편 눈치 보느라 제대로 눈도 못 붙이고 졸리운 남편 말 붙이느라 있는 말 없는 말 구구절절 수다 떨어야지요, 그래서 겨우겨우 하룻만에 도착하면 변장(화장)한 얼굴 지우지도 못하고 부엌으로 달려갑니다.
맏며느리이거든요...

마당에 주차한 이후 남편은 차례상 앞에서 한번 마주치고나면 그 이후로 올라오는 시각까지 얼굴을 볼 수가 없습니다.
3박 4일동안 친구하고 아예 동거 아닌 동거를 한다니까요~
저요, 남편이 친구들과 동양화 공부를 열심히 할때 종가집 맏며느리 노릇하느라 허리가 휘어지고 입술이 다 부르터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그래도 제 옆에 계신 든든한 시어머니...
"여자의 인생이 그러려니 혀, 너나 나나 전생에 죄가 많은가보다, 류씨집안 맏며느리로 들어와 너도 참 고생이 많타~"하시며 따뜻한 말한마디로 위로해주시는 동지(?)격인 어머님 때문에 15년 세월을 견뎌냈습니다.

그리고 올해 또다시 어김없이 다가온 설명절...
한파까지 겹쳐 17시간이 아닌 20시간이 예상된다는 보도에
어차피 하루걸리는 거 몇시간 더걸리는게 대수일소냐?
라고 생각이 들정도로 무덤덤해졌습니다.
어쩌면 길들여진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구정 쇠고 올라오면 한 사나흘 꼼짝없이 앓아눕겠지만
그래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어,
잠시라도 행복하겠지요?
내일 오후에 내려갑니다.
차 안에서 뵙죠!
신청곡이 나오면 신날 겁니다.
아! 그리고 류시화님의 책 "지구별 여행자"를 주신다면 크나큰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신청곡 송윤아<분홍 립스틱>
미스터2<하얀 겨울>
가문의 영광 OST<나 항상 그대를>
부탁합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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