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연탄길.... 신청합니다
이혜수
2003.01.25
조회 32
안녕하세요?

연탄이라....
사실 제 기억 속에 연탄의 모습은 그저 까맣고 구멍많고 어린아이가 들기엔 무거웠던 덩어리일 뿐입니다.

엄마는 가끔 어렸을 적 또 엄마가 시집오셔서 사시던 때 이야기를 해주곤 하셨습니다.

눈이 많이 오는 날이면 약속이라도 하듯 너도 나도 연탄재들을 들고 나와 얼어붙은 길 위에 툭 내던져 깨진 연탄재 조각들을 보리밟듯 잘 밟아 길위에 넓게 펴셨던 이야기며, 금간 구들장 사이로 스며든 연탄가스 마시고 온 가족이 병원에 실려갔던 이야기, 그러나 주인집의 나가란 이야기를 듣게 될까 봐 한마디도 못한 채 동치미 국물만 드셨던 이야기, 목욕탕 갈 돈을 아끼시겠다고 부엌문 꽁꽁 잠그시고 목욕하시다가 연탄가스로 정말 큰 일 나실뻔한 이야기, 그리고 좁다란 뒤곁을 지나가시다가 현기증에 하필이면 연탄 쌓아놓은 아궁이 옆으로 쓰러지셔서 인중 옆에 문신하듯 연탄가루가 배어버린 이야기며......

곱게 화장을 하셔도 상처부위에 진하게 배어버린 검은 연탄가루 흔적은 문신처럼 남아 감춰지질 않았었지요. 어머니는 외출하실 때면 언제나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다니시곤 하셨습니다.

그런 어머니는 8년전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뇌종양을 앓다가돌아가셨는데 극심한 두통에 힘겨워 하실 때면, 아버지께선
"당신 병은 틀림없이 그 놈의 연탄가스때문일겨"
하시며 죄스러워 하셨습니다.

연탄은 고단하고 어려운 생활을 꾸려가는 사람들의 동반자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올 새해에는 추위를 연탄으로 녹이시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줄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신청곡:김광석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주소 :인천시 서구 심곡동 극동 아파트 1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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