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내일 모레면 불혹의 나이로 접어드는
3학년8반의 한여자의 지아비요,
두딸의 아버지 되는, "공 태 귀" 라는 사람입니다.
공 자 할아버님의 57대손 이구요.
어렸을때부터 저는 이름 대신에 별명으로 불리는 시간이 더 많았던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때는 탁구공,배구공,축구공.....(등의 온갖공 이름으로)
그리고 고학년이 되니까,그때마침 공 탁 호 라는 사람이 북한에서 귀순을 해온 사건이 있었습니다.그래서 그때부터 별명이 "공 탁 호"가 되버렸구요.
중.고등학교 시절엔 그당시 한참 인기가 있었던 중국영화 제목인 "귀 타 귀"
그 별명이 예외없이 제 이름뒤에 항상 따라 다니고 있었습니다.
이름 때문에 콤플렉스도 많았지만,오래된 동창들이 저는 그들의 이름이 가물가물한데,저의 이름을 기억해줄때 정말 고맙드라구요.
그러니까 10여년전, 군에서 휴가를 나와서 친구들이랑 대전엘 놀러 갔는데, 대전역 광장에서 어떤 사람이 "혹시 귀 타 귀 아니세요?"라고 그러는 겁니다.
그래서 "전 귀타귀가 아니라 공태귀 인데요!"라고 했더니 "맞어 공태귀,,," 라며,
고등학교때의 일들을 장황하게 열거하며,그날저녁 대전시내의 소주란 소주는 그친구가 다 샀을겁니다.
전 또한 일년에 한번씩은 꼭 전화국에 가곤 하는데, 그때마다 하는 버릇이 있습니다.다름아닌 전국의 전화번호부 인명부를 펼처보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하고 성과 이름이 같은 동명이인을 찾아보는 일이지요.
그러나 지금 나이껏 그런 사람은 발견하지 못했으니,우리 나라에서는 "공태귀" 라는 이름이 현재까지는 유일무이 하다는 것 입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 금융실명제가 실시 되었었고, 그 이후에 언젠가 확실히 기억은 없습니다만 거래처에 약간의 현금을 송금하기 위해서 은행에 갔었습니다.
무통장 입금표를 작성해서 창구 아가씨에게 건넸더니, 한참을 훑어보던 아가씨 왈"금융실명제가 실시 되었는데 아직도 가명을 쓰고 계세요? 실명을 쓰셔야죠, 가명은 안됩니다. 신분증 줘보세요!!" 라구요.
김원준의; 기억속의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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