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구나 친구야~
가을정원
2026.05.12
조회 44
잘 지내니?
이렇게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릿해져 온다.

창밖에는 새 한 마리가 서성이다 날아가네. 네가 유독 좋아하던 창가 자리, 오늘은 내가 홀로 앉아 너를 기다리고 있어.
우리 참 예뻤잖아.
교복 치맛자락 휘날리며 떡볶이 하나에 세상을 다 얻은 듯 잘 웃던 시절.
너는 늘 나보다 한 걸음 앞서 걸으며 내 손을 잡아주곤 했어. "걱정 마, 내가 있잖아." 그 한마디가 내 어린 날의 큰 지붕이었는데, 이제는
그 지붕이 사라진 거 같아 마음이 우울하다.,
시간이 야속하더라.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하며 사느라 너를 잊고 산 건 아니었어.
다만 마음의 여유가 없었을 뿐이야. 그러다 문득 거울 속의 나를 봤어. 주름진 눈가에 낯선 여자가 서 있더라.
그 순간 네가 보고 싶었어. 아무 조건 없이 나를 '나'로 불러주던 유일한 사람, 나의 친구.
기억나니? 우리 같이 바다 보러 가자던 약속. 그때는 돈이 없어서, 미뤘던 그 바다.
어제 혼자 다녀왔어.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네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뒤를 돌아봤단다.
모래 위에 네 이름을 썼다가 파도가 지워버리는 걸 보며 많이 울었어. 미안해, 너무 늦게 찾아와서.
그리고 고마워, 내 찬란했던 시절을 함께 해줘서.
이제야 고백해. 사실 나, 요즘 힘들어. 사는 게 왜 이리 버겁기만 한건지. 그런데 네 사진 한 장 꺼내어 보니 웃음이 나더라.
너는 여전히 열여덟 살의 순수한 눈망울로 나를 보고 있구나.
너를 생각하면 내 마음속 시들었던 꽃들이 다시 피어나는 것 같아.
친구야, 보고 싶다. 이 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우리 이야기 같아서 펜을 들었어.
만약 이 글이 너에게 닿을 수 있다면, 그저 말해주고 싶어. 너는 내 생애 소중한 선물이었다고.

우리 다시 만나는 날, 그때는 미루지 말고 바다에 같이 가자. 그땐 내가 네 손 꼭 잡고 놓지 않을게.
오늘 밤 꿈속에서라도 우리 만날 수 있을까? 바람이 차다. 너 있는 그곳은 따뜻하기를.
사랑해, 친구야. 보고 싶어.. 그것도 많이.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