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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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 (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우리 사회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건을 보다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우리가 들여다볼 사건. 이거군요.
◆ 손수호> 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이죠. 이게 조작한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사건 이름을 불러야 돼요. 그래서 국정원이 조작했으면 국정원의 간첩조작 사건인 거고 아니면 검찰, 검사의 간첩조작 사건으로 불러야 합니다만 이게 좀 애매해졌습니다.
◇ 김현정> 잠깐만 여러분, 정리를 좀 제가 해 볼게요. 유우성 씨라는 사람은 지금 간첩 혐의를 완전히 벗은 거고 유우성 씨에게 그 당시에 간첩 혐의를 씌우기 위해서 증거를 조작했던 사람이 오로지 국정원 뿐이냐. 아니면 당시 유 씨를 기소했던 검찰도 공범이냐. 이게 관건이었던 거죠, 그동안?
◆ 손수호>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최근에 검찰이 ‘아, 그 당시에 검사는 증거 조작한 거 몰랐더라. 혹은 알고 있다고 보기 어렵더라’ 해서 불기소 처분을 내린 거예요?
◆ 손수호> 네, 증거가 없다고 본 건데. 도대체 이 유우성 사건, 어떤 사건인지, 지금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 원인이 뭔지 오늘 살펴보겠습니다.
◇ 김현정> 자, 하나 하나. 제가 지금 2013년, 2014년 그때 얘기하니까 어렴풋이만 기억나실 거예요. 정리를 한번 처음부터 해 보죠.
◆ 손수호> 2013년 1월인데요. 당시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던 유우성 씨가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넘겨서 국가보안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합니다. 북한에 살던 화교였는데요. 2004년에 탈북해서 2011년부터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을 했습니다. 탈북자 관련 업무를 담당했어요. 그런데 그중에 여러 차례 밀입국해서 탈북자 200여 명의 신원 정보를 동생 유가려 씨를 통해 북한 보위부에 넘겼다는 혐의를 받은 건데요. 이게 국가보안법 위반한 간첩이라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자기가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얻은 탈북자 정보를 북한으로 넘겼다.
◆ 손수호> 네.
◇ 김현정> 간첩이다. 간첩죄라는 게 보통 범죄가 아닌데 기소까지 됐다는 건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는 얘기잖아요.
◆ 손수호> 실제로 유우성 씨가 주위 탈북자들의 개인정보를 모아서 가지고 있긴 했어요. 하지만 가지고 있는 것과 실제로 북한에 넘기는 건 다른 일이죠. 간첩 행위의 증거로 제시된 건 북한에서 찍은 사진. 또 중국을 통해서 북한을 드나들었다는 중국 측의 출입경 기록. 또 간첩 행위 한 것이 맞다는 친동생 유가려 씨의 진술.
◇ 김현정> 그 친동생 증언이 결정적이었어요. 제가 기억이 나요. 그런데 그때 유우성 씨는 아니다. 절대 아니다. 인정하지를 않았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연세대 탈북자 동아리 회장으로 일할 때 회원들의 장학금 신청 과정에서 정보를 갖게 된 것 뿐이다. 북한에 안 넘겼다면서 부인을 했고 동생의 증언도 사실이 아니다. 강압에 의한 허위 진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떻게 진행이 됐죠?
◆ 손수호> 북한에서 유우성 씨를 목격했다는 증인들이 있기는 했어요. 하지만 실제로 사진을 보고는 이렇게 살찐 유우성을 내가 본 적은 없다고 말을 뒤집고 또 내가 사실 북한에서 마약을 많이 했다는 말을 했거든요. 결국 이들 목격했다는 증인들의 이야기는 신빙성이 좀 의심이 되는 상황이었죠. 또 결정적으로 이 유 씨의 여동생도 사실 함께 간첩행위를 한 공범으로 조사를 받은 겁니다. 그런데도 피의자로서의 권리를 고지 받지 못했어요. 이거는 절차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고. 또 진술 내용도 실제 사실과 맞지 않는 부분들이 계속 드러났습니다. 결국 증거조작 의혹이 제기된 거죠.
◇ 김현정> 증거조작. 유우성 씨를 간첩으로 몰기 위해서 간첩으로 몰기 위해서 증거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나왔는데 어떤 의혹들이 그 당시에 나왔었습니까?
◆ 손수호> 북한 방문 증거라고 법원에 제출한 사진이 있었죠. 이게 노트북에서 삭제된 파일국정원이 복구한 거예요. 그런데 국정원이 사진을 A4 용지에 출력해서 제출했기 때문에 변호인 또 재판부가 정말 북한에서 찍은 건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변호인이 일단 복구를 했습니다. 그래서 확인했더니 이게 북한이 아니라 연변에서 찍은 것으로 확인이 됐어요.
◇ 김현정> 중국 연변에서 찍은 사진을 가지고 ‘봐라 북한에서 찍은 사진이지 않느냐 북한 다녀온 사람 아니냐, 간첩 아니냐’ 이렇게 된 거예요?
◆ 손수호> 그리고 잠입한 날이다 이렇게 주장한 날이 있는데 그날 중국 연변노래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발견됐거든요. 국정원은 실수로 빠진 거다라고 말을 했지만 불리한 증거니까 일부러 제외한 거 아니냐는 의심도 가능했죠.
◇ 김현정> 결과적으로 유 씨가 간첩행위를 했다는 증거가 딱히 없었던 거네요.
◆ 손수호> 그렇죠. 그래서 1심 재판부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봤습니다. 간첩이 아니라는 겁니다. 하지만 화교임에도 탈북자 정착지원금을 받고 또 한국 여권 발급받아 사용했기 때문에 여권법, 북한이탈주민법 위반 등이 인정돼서 유죄 판결이 선고되기는 했습니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 김현정> 간첩죄 말고 화교인데 속였다 이걸로?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게 항소심 진행 도중에... 이것도 중요한 일 아니었어요?
◆ 손수호> 항소심을 말씀드리기 전에 일단 조금 전에 ‘아니, 다 무죄 아니야?’ 이런 생각 많이 하실 텐데 ‘그래도 유죄가 나왔어?’ 이 부분 좀 설명이 필요한데요. 헌법에 따르면 북한 지역도 우리나라 영토잖아요. 지금. 그래서 북한 이탈주민, 탈북자도 법적으로 우리나라 국민입니다. 그런데 이 유우성 씨는 북한에 거주하던 화교였어요. 결국 중국 국적입니다.
◇ 김현정> 그렇게 되네요.
◆ 손수호> 중국인이에요, 법적으로.
◇ 김현정> 그러네요.
◆ 손수호> 그래서 중국인인 유우성 씨가 우리나라 국민인 것처럼 정착지원금 등을 받았고 또 우리나라 여권 발급받아서 사용을 한 것은 불법이라는 그런 얘기죠.
◇ 김현정> 그 부분이, 그 부분이. 알겠습니다. 그런데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2014년에 뭔가 결정적인 게 하나 나온 거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2월에 뉴스타파 보도 내용이 있었는데요. 1심 재판에서 검찰이 유 씨가 중국을 통해서 북한을 드나들었다는 증거라고 제시한 중국의 공문서 3건이 있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그 공문서 3건이 다 위조된 것이다.
◇ 김현정> 바로 이거였어요. 이게 여러분, 증거조작 사건의 핵심 증거인 거예요. 아니, 간첩이면 탈북한 다음에도 북한을 왔다 갔다 해야 간첩인 거잖아요. 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증거였어요. 유우성 씨가 계속 북한과 중국을 왔다 갔다 했다. 서류가 있다. 이거였던 거잖아요. 그런데 그게 어떻게 조작이 됐다는 거죠?
◆ 손수호> 우선 그 서류에 아니, 중국의 관공서에서 이거 사실입니다라고 인정을 한 공증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것도 실제 공증과 형식이 다르다. 그 공증조차 조작이다, 위조다 이런 의혹이 나왔던 겁니다. 그러자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어요.
◇ 김현정> 그랬죠.
◆ 손수호> 중국 영사관이 그 사건 재판부에 이런 요청을 한 겁니다. 이거 공문서 위조된 겁니다. 이거 우리나라 문서 아닙니다.
◇ 김현정> 우리 공증 아닙니다.
◆ 손수호> 네, 이거 누가 위조한 건지 빨리 붙잡아주십시오. 공문서 위조범 검거에 대한 협조 요청을 합니다.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결국 한중 외교문제가 되는 상황이죠.
◇ 김현정> 그때 굉장했어요. 굉장한 사건이었어요. 아니, 간첩이라고 해서 재판받는 사람의 그 중요 증거 하나가 조작이 됐다. 중국에서는 우리 이런 서류 발급한 적 없다. 이거 어이없는 일이었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더 황당한 건 유력한 증거였던 여동생의 진술. 그 진술 내용과 국정원이 제출한 유우성 씨의 출입국 기록 내용조차 맞지 않았습니다. 여동생은 유우성 씨가 몰래 두만강을 넘어가는 방법으로 북한에 갔다고 진술했거든요. 그런데 이게 재판에 제출된 증거를 보면 몰래 가요. 두만강 넘어간 게 아니라 이게 중국을 통해서 합법적으로 북한에 갔다 나온 게 되는 거예요. 그렇다면 여동생 진술이 거짓말이거나 아니면 출입경 기록이 허위거나 아니면 둘 다 거짓일 수 있다.
◇ 김현정> 이렇게 어떤 사람을 간첩으로 기소하는데 이렇게 허술한 증거, 조작된 증거로 기소를 할 수 있는가 이거였는데 국정원이 이런 조사는 다 한 거거든요. 그리고 검찰이 기소는 검찰밖에 못하니까 검찰로 넘겨준 건데. 검찰은 뭐라고 했습니까? 그 당시에.
◆ 손수호> 일단 중국이 위조라고 하지만 위조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거다. 그리고 여기서 중국이 말한 위조는 절차상의 문제를 의미하는 거다라고 주장을 했습니다마는 더 망신을 샀죠. 바로 중국이 또 이런 말을 했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 했어요?
◆ 손수호> 주한중국영사관에서 우리가 말한 위조는 사전적 의미 그대로 위조다.
◇ 김현정> 진짜 위조다. 진짜 위조다, 그냥 위조.
◆ 손수호> 그리고 또 당시 법무부장관이 황교안 장관이었습니다. 관련 문서들을 외교라인을 통해 입수했다고 밝혔어요. 그러자 또 윤병세 당시 외교부장관은 아닙니다. 한 건만 외교 라인을 통해 입수한 거고 다른 두 건은 저희도 모릅니다라고 말을 했거든요. 그러자 황교안 당시 장관이 또 말을 바꿉니다. 다른 두 건은 국정원을 통해서 입수한 겁니다라고 하는데 결국 검찰은 국정원이 제출한 증거라고 책임을 떠넘긴 거고 또 국정원은 외교 라인을 통해 받은 거라고 떠넘긴 거고 또 외교부는 국정원 직원이 이 모 영사의 개인문서라고 말하면서 발을 뺐거든요.
◇ 김현정> 도대체 이 문서 조작 어디서 흘러나온 거야 했더니 서로 다 떠밀었어요. 결론은 어떻게 났었죠?
◆ 손수호> 결국 국정원은 언론 보도를 통해 국정원 협조자가 알아서 문서 위조해서 가져온 거라는 주장까지 합니다.
◇ 김현정> 협조자가 알아서 가지고 왔다.
◆ 손수호> 그러다 결정적인 단서가 나오죠. 이 문서 입수와 관련해서 깊이 관여했던 조선족 김 모 씨, 이 김 모 씨가 자살을 시도하는데요.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당시 이 모텔 벽에 본인의 피로 국정원이라는 글씨를 씁니다. 그리고 유서도 남겼어요.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국정원이 증거를 조작했다고 밝히면서도 유우성은 간첩이 맞다는 말도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조작한 거 맞아요, 1000만원 받고 했어요라고 유서를 쓰면서 또 동시에 그런데 유우성은 간첩 맞긴 맞아요. 또 이렇게 썼어요?
◆ 손수호> 네, 그런데 검찰조사 과정에서 위조문건 만드는데 1000만원 들었다고 밝혔어요. 그리고 또 국정원이 이 문서 위조를 부탁할 때 이거 협조하면 한국 국적 얻는데 도움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가담했다라는 내용도 실토했거든요. 게다가 이제 이 간첩으로 모는 작업을 한 게 국정원이 쓰라고 해서 그대로 쓴 거다라는 내용까지 진술합니다. 왜냐하면 유서에서 유우성 간첩 맞다는 말 했잖아요. 이거조차 국정원이 시킨 대로 쓴 거라는 말이에요.
◇ 김현정> 그러니까 자살한 게 아니라 자살 시도했다가 살아나서 이렇게 다 조사를 받고 실토했다는 얘기입니다, 여러분.
◆ 손수호> 이렇게 되자 검찰도 문서위조에 대해서 수사에 착수할 수밖에 없었죠. 결국 사실 그 후에도 이 증인 조작과 함께 국정원 대공수사팀 과장의 개입도 드러나고 이 말이 안 되는 이야기가 너무나 많아서 그 얘기만 해도 오늘 1시간도 모자랍니다.
◇ 김현정> 여하튼 유우성 씨는 그렇게 해서 간첩 혐의를 벗게 됐습니다. 벗게 됐는데 이제는 간첩 사건이 아니고 그러면 그 증거는 누가 조작했느냐, 뭐라고 해야 돼요? 간첩의혹조작사건? 이렇게 되는 거 아니에요? 간첩증거조작사건?
◆ 손수호> 네, 그렇게 되는 거죠.
◇ 김현정> 수사가 다른 쪽으로 바뀐 겁니다. 그게 이제 어떻게 됐어요?
◆ 손수호> 이제 국정원에서 문서 위조한 것으로 드러난 거잖아요. 그러면 그 부분을 검찰이 수사했고 또 문서를 위조해서 가져온 김 씨. 그리고 국정원 관련 직원들을 기소했습니다. 처벌받았어요. 그런데 이 부분에도 좀 문제가 있는 게.
◇ 김현정> 왜요?
◆ 손수호>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모해증거위조, 모해위조증거 사용죄 등으로 기소했는데 국가보안법 12조에 이런 내용 있어요.
◇ 김현정> 어떤 겁니까?
◆ 손수호> 풀어서 말씀을 드리면 다른 사람을 형사 처벌 받게 할 목적으로 국가보안법에 있는 그 죄로 무고하거나 위증하거나 증거를 날조, 인멸, 은닉하면 그 국가보안법에 있는 각 조에 정한 형에 처한다. 즉 간첩죄 누명 씌우기 위해서 이런 일을 하면 간첩죄의 형으로 처벌한다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제가 손 변호사님을 간첩으로 몰려고 뭘 조작했어요. 그러면 저는 조작범이지만 죄는 간첩죄가 된다?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똑같은 거로 처한다?
◆ 손수호> 네, 실제로 이 유우성 씨가 무죄 판결 받은 국가보안법 위반의 구체적인 혐의를 보면 간첩, 특수잠입 탈출, 회합 통신, 편의제공, 다 무죄 나왔거든요. 그럼 이렇게 처벌받도록 하기 위해서 이런 짓을 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되는 것이죠.
◇ 김현정> 그 국정원 직원이 그러니까 간첩죄가 되는 거네요.
◆ 손수호> 실제 당시 미스터 국가보안법이라고 불렸다는 황교안 당시 법무부장관의 저서인 국가보안법 해설에도 그런 내용들이 다 담겨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이 사람들 어떤 죄를 받았습니까? 어떤 처벌을 받았습니까?
◆ 손수호> 실제로는 좀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징역형이 선고되더라도 집행유예가 됐고요, 대부분은. 그리고 실제로 교도소에 간 건 이제 상부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말단에서 활동한 그런 사람들만 실제로 감옥에 갔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럼 이제 국정원은 그렇고. 그런데 그것도 문제가 있네요. 어떻게 솜방망이 처벌을 받나. 검찰, 검찰은 진짜 그거 국정원이 조작한 거 하나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른 채 기소한 했던 것이냐 유 씨를. 아니면 알고 있었던, 일종의 공범이었느냐, 이 수사가 남았잖아요.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내부적으로 징계는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대검 과거사위에서 문제지적도 했고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이 사과도 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또 검찰이 뭐 그때부터 1년 넘게 지나서 공소시효가 다 되어갈 때쯤에서야 유우성 씨와 동생을 불러서 조사했어요. 참고인으로. 고소인인데도.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검사들을 불기소했습니다.
◇ 김현정> 그게 며칠 전의 일인 거잖아요.
◆ 손수호> 4월입니다. 4월이고 이게 대대적으로 보도된 게 며칠 전인데 검사들이 속았다고 본 거예요. 다른 사건의 경우와 달리 유독 이 사건에서는 검찰 스스로 본인들이 바보임을 자처했습니다. 몰랐다, 속았다.
◇ 김현정> 국정원이 혼자 다 하고 우리는 그냥 기소만 해 준 거다. 아무것도 몰랐다.
◆ 손수호> 우리 속아서 기소했고 재판에서 그렇게 유죄라고 당당하게 주장한 거다, 속았다. 결국 불기소.
◇ 김현정> 그래요. 그렇게 해서 불기소가 난 겁니다. 이거 사실은 조그맣게 보도가 나서 여러분, 이렇게 많은 스토리들이 숨어 있는 거 잘 모르셨죠? 이거 쭉 다시 정리하면서 손 탐정은 어떤 생각하셨어요?
◆ 손수호> 권력기관이 몰아가면 개인은 당할 수밖에 없다.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서 많은 고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억울함이 밝혀진다는 보장도 없다는 게 첫 번째였고요. 두 번째는 국민들이 검찰개혁과 공수처의 필요성을 더 강하게 느끼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 처벌받았는데 일단. 처벌수위를 떠나서. 검사는 빠져나갔습니다. 그런 꼴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검사가 검사를 수사하면 안 되겠네. 이거 조직보호를 해서 혹시라도 무리한 결정 내린 거 아닌가라는 의혹을 가지게 되는 것이죠.
◇ 김현정> 그리고요.
◆ 손수호> 언론도 반성해야죠. 당시에 물론 초기니까 한계는 있었겠습니다마는 기소 당시에 대부분의 언론이 국정원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면서 혐의를 기정사실화했습니다. 결백 주장하는 목소리 잘 보도 안 됐거든요. 공무원 중에 간첩 있음이 밝혀졌다. 여동생이 혐의를 자백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정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 사과한 언론? 글쎄요. 어디 있는지요. 이게 예전도 아니고 전두환, 박정희 시절도 아니거든요. 2013년의 일입니다.
◇ 김현정> 2013, 2014, 2015 이쯤의 일이에요. 그 사실이 어떻게 보면 놀랍고 섬뜩하기도 합니다.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님, 이 얘기는 우리 댓꿀쇼에서 조금 더 하죠.
◆ 손수호> 네.
◇ 김현정>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