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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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제훈 (영양반딧불이천문대 천문연구사)

설악산국립공원, 함평생태공원, 이런 공원들은 여러분 익숙하시죠. 우리가 보호하고 가꿔야 할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곳을 국립공원, 생태공원으로 지정 해서 가꾸고 보호하는 건데요. 그런데 하늘도 보호공원으로 지정해서 관리한다는 사실, 아셨습니까? 경북 영양군 수비면 일대 밤하늘이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지정이 됐습니다. 그런데 또 아시아 최초라고 하네요. 대체 얼마나 아름다운 밤하늘이기에 보호공원으로까지 지정이 됐는지, 오늘 금요일 귀로 만나보시죠. 영양반딧불이천문대의 박제훈 천문연구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연구사님, 안녕하세요.
◆ 박제훈>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거기가 강원도 양양 아니고 경북 영양인 거죠?
◆ 박제훈> 네, 영양입니다. 간혹 헷갈려하시는데 경북입니다. (웃음)
◇ 김현정> 하늘에다가 선을 그어놓을 수도 없는데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보호구역 공원인지 어떻게 알아요?
◆ 박제훈> 정확히 말하자면, 하늘에 구역을 나눠서 저희가 보는 건 아니고요. 그 밤하늘을 볼 수 있는 그런 지역을 지정을 하는 겁니다.
◇ 김현정> 그 국제밤하늘보호구역으로 지정을 해 준 주체는 어디예요?
◆ 박제훈> 미국에 국제밤하늘협회라는, IDA라는 협회가 있습니다.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비영리민간단체예요. 어두운 밤하늘을 가지고 있는 곳을, 밤하늘 보호공원이나 보존지역으로 지정해서 보호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영양의 밤하늘이 얼마나 아름다우면 국제적으로 보호를 한다는 건가, 상상이 잘 안 되는데. (웃음) 지금 밤이면 더 아름답겠습니다마는 밤이라고 상상을 하고 좀 들어볼게요. 영양군 수비면 일대의 밤하늘, 묘사를 좀 해 주실 수 있을까요?
◆ 박제훈> 얘기하다보면 별이 쏟아진다라는 이야기 많이 하시잖아요.
◇ 김현정> 우리가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이야기하는, ‘별이 쏟아진다’ (웃음)
◆ 박제훈> 맞아요. (웃음) 이곳 수비마을엔 가로등이 없다 보니까 밤하늘에 그만큼 별이 많이 보여요. 표현을 하자면 검정색 도화지에다가 은색 물감을 많이 뿌려놓은 것처럼 별이 많이 보인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검은 도화지에 은빛 가루를 뿌려놓은 듯하다?
◆ 박제훈> 맞아요. 가루를 뿌려놓고 물감 뿌려놓고 이런 듯한. 그런 하늘입니다. (웃음)
◇ 김현정> 그러면, 견우와 직녀 사이에 놓여있다는 은하수. (웃음) 저는 동요 속에서나 들어 본 말이 은하수인데. 실제로는 본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가면 은하수도 볼 수 있습니까?
◆ 박제훈> 은하수는 별들이 아주 많이 모여 있는 그런 곳을 말하는데, 밤하늘에 희뿌옇게 보시게 돼요. 여기서는 날씨만 맑으면 거의 매일 볼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별똥별은 딱 한 번 봤어요. 새벽에 출근하는데 제 차 앞에서 별똥별이 확 떨어져서 아직도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는 일생일대의 사건이었는데. (웃음) 영양 밤하늘에선 별똥별도 볼 수 있어요?
◆ 박제훈> 별똥별은 밤하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예요. 여기 누워서 별을 보다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자주 떨어지는게 별똥별이예요.
◇ 김현정> 하루에 한 번씩 보세요? (웃음)
◆ 박제훈> 하루에 한두 번씩은 꼭 보는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저는 지금 너무 놀라면서 듣는데 우리 박제훈 연구사님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설명을 하시니까 좀 기분이 묘해요.
◆ 박제훈> (웃음) 저희는 매일 봅니다.
◇ 김현정> (웃음) 연구사님, 그런데 하늘이라는 게 다 하나로 이어져 있는데 어떻게 영양의 하늘은 그렇게 특별합니까?
◆ 박제훈> 다른 곳 같은 경우에는 서울이나 도시에는 가로등이 많잖아요.
◇ 김현정> 많죠.
◆ 박제훈> 건물의 불빛이나 네온사인 같은 걸로 빛공해가 심해서 밤에 별을 볼 수 없는건데요. 그런데 이제 영양 같은 경우에는 가로등도 그렇게 많지도 않아요. 보호공원 내에 마을이 두 곳 정도는 있기는 한데. 가로등은 그렇게 많지가 않다 보니까 다른 지역보다는 더 어두운 밤하늘 그리고 더 많은 별들을 좀볼 수가 있는, 그런 곳이에요.
◇ 김현정> 결국 얼마나 깜깜하냐가 굉장히 중요한 거군요.
◆ 박제훈> 그게 제일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좀 구체적으로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까지 지정이 되려면 국제 기준은 뭡니까?
◆ 박제훈> 저희가 밤하늘의 밝기를 계속 측정을 하고 있는데요. 그 밝기 수치가 중요합니다. 정말 어두운 그런 암실 같은 경우에는 23 정도의 수치가 나오는데요.
◇ 김현정> 사진 작업하는 듯한 깜깜한 암실이 23 정도?
◆ 박제훈> 맞아요. 그런 암실에서는 23 정도가 나오게 되고요. 영양 같은 경우에는 21. 3 정도, 이렇게 밝기 수치가 나옵니다. 수치는 높을수록 좀 어두운 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암실 23보다 약간 밝은 정도니까 은하수도 보이고 별똥별도 매일 한두 개씩이 보이는 그게 가능한 거군요. 그런데 이제 보호공원으로 지정이 됐다고 하면 보통 우리 국립공원 지정되면 정부가 해놓은 규정에 따라서 엄격하게 관리를 하잖아요. 하늘보호공원은 어떻게 관리를 하세요?
◆ 박제훈> 밤하늘에 별을 보호하는 것은 즉 어둠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가로등의 불빛을 줄이고요. 가로등을 설치해도 지상으로만 빛을 퍼지게 해서, 하늘이 더 어둡게 보이게끔 그렇게 좀 규제는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영양 밤하늘처럼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지정된 하늘이 세계적으로는 몇 군데나 돼요?
◆ 박제훈> 지금 우리나라 말고도 미국에 주로 많이 지정이 되어있고요. 그리고 유럽 권에서 지정이 되어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는 국가로 따지면 여섯번째 국가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그리고 밤하늘 보호공원 지정된 곳은 29번째 지역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시아에서는 최초라면서요?
◆ 박제훈> 네. 아시아에서는 최초고요.
◇ 김현정> 이야기 듣다보니까 지금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데. 행복하시죠, 연구사님?
◆ 박제훈> 저는 밤하늘의 별을 매일 보니까 밤다운 밤을 즐기고 행복합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결혼하셨어요?
◆ 박제훈> 아직 결혼은 안 했습니다.
◇ 김현정> (웃음) 그렇게 아름다운 곳에 사시는데 왜 아직 여자친구가 없으세요?
◆ 박제훈> 영양군이 흔히 얘기하기에는 육지 속의 섬이라고 부르는 그런 오지다 보니까. (웃음)
◇ 김현정> (웃음) 하루빨리 아름다운 곳에서, 행복하게 가정도 꾸리시고요. 가족끼리, 연인들끼리 1년 중에 언제 가면 제일 좋은지 추천도 해 주세요.
◆ 박제훈>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서, 겨울이 밤에 별을 가장 많이 볼 수 있고 가장 밝은 별들이 많이 떠요. 그래서 겨울에 오시면 별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데요. 대신 좀 걸리는 게 좀 많이 추워서요.
◇ 김현정> 추워서.
◆ 박제훈> 많이 추워요. (웃음)
◇ 김현정> 두꺼운 옷 단단히 입고 가서 밤하늘 보면 좋겠네요.
◆ 박제훈> 네. 한번 놀러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네. 오늘 금요일, 아름다운 밤하늘이 그리운 분이라면 망설임 없이 이곳으로 한번 달려가 보시죠. 연구시님, 오늘 고맙습니다.
◆ 박제훈>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경북 영양반딧불이천문대 박제훈 연구사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