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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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19(목) "국내 난민신청 시리아인 848명, 우린 테러범 아냐"
2015.11.19
조회 128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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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압둘 와합 (시리아인 '헬프시리아' 기획국장)



-내전 이후 난민들, 거금 투자해 한국찾아
-韓, 중동개입 미미해 테러 가능성 낮아
-테러범 유입? 객관적으로 심사하면 돼
-848명 신청자중 난민 인정은 고작 3명


‘시리아 난민 200명이 항공편으로 들어왔다. 그중 65명은 임시 체류 허가를 받지 못해서 공항에서 대기 중이다.’ 어제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국정원장이 이런 내용을 밝혔습니다. 파장이 상당했습니다. ‘시리아 난민이라면 먼 유럽얘기로만 알았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많이 들어와 있구나?’ 일단 놀랄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그외 자세한 설명은 없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실태는 우리가 알 수 없었습니다.

파리 테러 이후에 서방국가들은 속속 시리아 난민 수용을 중단하고 있는데요. 솔직히 우리는 그동안 생각도 못해본 이 시리아 난민 문제, 이제는 고민도 해 보고 입장도 정리해봐야 할 때 같습니다. 이분부터 만나보죠. 시리아에서 온 유학생인데요. 지금은 시리아 난민들을 돕고 있는 분, 압둘 와합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압둘 와합 씨 안녕하세요.

◆ 압둘 와합>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선 압둘 와합 씨는 어떻게 한국에 오시게 된 건가요?

◆ 압둘 와합> 제가 6년 전에 시리아 내전 일어나기 전에 시리아가 평화로운 모습일 때 한국에 유학생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지금까지 한국에 살고 있고요.

◇ 김현정> 시리아 내전 발생 전에, 그러니까 평화로울 때 유학 오셨는데 그 후에 내전이 발생해서 못 돌아가신 거군요?

◆ 압둘 와합>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다면 지금 한국에 계신 시리아인들은 우리 압둘 와합 씨처럼 내전 전에 들어왔다가 발이 묶인 분도 있고, 또 내전 후에 한국으로 탈출해 온 분도 있고 그런 거네요?

◆ 압둘 와합> 네, 맞습니다. 시리아 사람들이 내전 전에는 사업을 하거나 다른 이유로 한국으로 왔는데 내전이 벌어져서 다시 시리아에 못 가고 그냥 한국에서 살게 되었어요. 그리고 시리아 내전 이후에는 한국에 오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방법을 찾아서 한국으로 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제 국정원장은 국회 질의에서 ‘시리아 난민 200여 명이 항공편으로 한국으로 들어와 있다’ 이렇게 말을 했어요. 그래서 이게 한 번에 200명이 들어왔다는 건지, 지금까지 200여 명이 왔다는 건지, 좀 헷갈리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이게 알고 보니 올해 들어온 사람만 200명이라는 거죠?

◆ 압둘 와합> 사실 저도 이런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제가 알기로는 난민신청했던 시리아 사람들은 2015년 10월 6일 기준으로 848명 정도 있다라고 들었어요.

◇ 김현정> 잠깐만요, 잠깐만요. 압둘 와합 씨. 그러니까 어제 국정원이 얘기한 200명은 올 들어서 난민신청한 사람만 200명이라는 거고요. 지난 10월 6일까지 법무부에 난민신청을 해온 모든 시리아인을 합하면 848명이나 된다고요?

◆ 압둘 와합> 네, 맞습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어요. 그리고 난민 신청도 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기는 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난민신청을 한 사람이 800명 정도면 안 한 사람 수까지 합하면 훨씬 더 많겠네요.

◆ 압둘 와합> 많을 수 있어요. 당연히 많을 수 있어요. 그런데 신청하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있기는 있어요.

◇ 김현정> 그런데 유럽과는 달리 사실은 시리아에서 한국은 굉장히 먼 거리인데. 어떻게 이 많은 분들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아서 여기까지 오게 됐을까, 의아한 생각이 들어요.

◆ 압둘 와합> 맞습니다. 왜냐하면 예전에 온 분들은 옛날부터 한국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서 자동차 사업 하러 왔다갔다했던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했는데요. 하지만 내전 이후에는 사람들이 왜 한국에 갔는지 가끔씩 헷갈려요. 왜냐하면 다른 나라는 시도를 해봤지만 살 수가 없어요, 너무 살기가 어려워가지고...

◇ 김현정> 다른 나라에서는 살기가 너무 어려워서.

◆ 압둘 와합> 특히 시리아 옆나라인 터키, 요르단, 레바논 같은 나라들은 살기가 너무 불안하고 위험하니까 어쩔 수 없이 돈을 많이 투자하고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 어떻게라든지 한국까지 오게 된 것이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들어온 848명 중에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들은 지금까지 몇 명입니까?

◆ 압둘 와합> 제가 알기로는 3명밖에 없어요.

◇ 김현정> 단 3명이요?

◆ 압둘 와합> 딱 3명만 난민인정을 받았는데 비율로 따지면 신청자 중 0.45%만 난민으로인정받았습니다.

◇ 김현정> 단 3명, 그러면 나머지 분들은 어떻게 살아가요?

◆ 압둘 와합> 그분들은 지금 인도적 체류 비자를 받고 있는데요. 그 비자로 살면서 자동차 폐차장, 자동차 사업장 같은 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고요. 어떤 사람들은 불법으로도 일하고 있고요 그때그때만 아르바이트 식으로 일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얼마 전에 시리아 난민 어린이가 유럽 해변에 떠밀려 숨져 있는 그 사진이 전세계에 알려지면서 우리도 이 난민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우리도 난민 받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이 됐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파리에서 테러가 발생했는데 이 테러범들이 난민으로 위장한 채 잠입한 IS 대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도 이거 시리아 난민 받는 거 위험한 거 아니야? 들어오는 거 가만히 둬도 되나?’라는 말이 나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압둘 와합> 제가 한국 친구들한테도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사람들이 얼마나 긴장하고 걱정하고 있는지, 저도 무서웠어요. 저도 당연히 위험하다고는 생각하는데 너무 오버해서 확대해서 생각하면 안 된다고 봐요.

◇ 김현정> 안전 걱정하는 건 이해하지만 너무 확대하지는 말아달라?

◆ 압둘 와합> 네. 프랑스, 미국, 러시아 같은 큰 나라들은 이렇게 정치적인 역할이 너무 강하고 중동에서는 너무 나쁜 역할을 하고 있어서 그런 테러가 발생할 수 있었다라고 생각은 하는데요. 한국은 그런 나라처럼 테러가 발생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한국이 I아직까지는 아랍 나라에서는 그냥 좋은 이미지만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한국까지 가는 것도 굉장히 어려워서 쉽지 않아요.

물론 테러리스트들이 한국에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이 말을 하고 싶어요. ‘모든 난민들을 다 테러리스트로 생각하면 안 된다.’, ‘모든 무슬림들을 다 테러리스트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저도 무슬림입니다. 저도 시리아 사람입니다. 저도 시리아 락까 출신 사람인데요. 한국에서 살고 있고 평화롭게 살고 있습니다. 만약에 그런 테러가 생기면 한국에 있는 아랍인들이, 무슬림들은 생활이 되게 어려워질 수도 있어요. 모든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수도 있으니까 저도 많이 걱정해요. 저도 한국인만큼 걱정해요.

◇ 김현정> 압둘 와합 씨, 그러니까 모든 시리아인들은 나쁜 눈으로 바라보지 말아라, 테러리스트가 이 먼 한국까지 올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시는데요. 우리가 최악의 경우라는 것도 생각을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IS가 십자군 동맹군 62개국 중에 분명히 한국을 넣어놨거든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 그러니까 선량한 시리아인들 사이에서 나쁜 무리가 섞여 들어오지 않기 위해서 뭔가를 해야 한다면, 어떤 식으로 대비할 수 있을까요?

◆ 압둘 와합> 객관적으로만 보면 됩니다. 무슬림이라서 한국에 들어오는 난민 신청을 안 받겠다고 하면 그건 굉장히 큰 억압이에요.

◇ 김현정> 따라서 철저하게 난민 심사를 하고 검사를 하면 되는 것이지, 무조건 적대시하지 말아달라는 말씀이세요?

◆ 압둘 와합>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조금 전에 무슬림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안 좋은 시선들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하셨어요?

◆ 압둘 와합> 네, 사실 제가 한국에 6년 동안 살았는데 한국인들이 저를 많이 좋아했지만, 어떤 사람들은 무슬림이라서 ‘왜 우리나라로 왔느냐?’ ‘무슬림이면 자기 나라에 가서 기도하라’는 말은 들었는데 다수는 아니었어요.

◇ 김현정> 2009년에 유학을 온 이후에 지금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계시는데 어서 빨리 내전이 종식돼서 IS도 퇴치돼서 고향으로 마음 편히 돌아가실 수 있기를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 압둘 와합>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가 지금 고향 시리아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시리아인 압둘 와합 씨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