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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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진영 (미얀마 현지), 조모아 (미얀마 난민)

지금 전세계의 시선은 미얀마로 향해 있습니다. 장장 반세기에 걸친 군부독재를 청산하고 과연 민주정부가 들어설 수 있을 것인가. 미얀마 자유총선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아직 최종 선거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마는, 승리는 확실시되고 있죠.
이렇게 되면 정확히 53년 만에 민주정부가 수립이 되는 건데요. 참 그 심정은 과연 어떨까요? 상상이 잘 안 됩니다. 미얀마 현지표정부터 살펴보고 가죠. 미국 코넬대에서 버마 노사관계학을 전공했고 지금은 버마에서 공부하고 있는 분입니다. 박진영 씨부터 연결을 해보죠. 박진영 씨, 안녕하세요.
◆ 박진영>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미얀마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요.
◆ 박진영> 지금 다들 25년 만에 최초로 선거를 하게 되면서 거기에 대한 흥분과 기대가 한편으로도 있고요. 1990년대에 군부가 선거 결과를 승복하지 않으면서 뒤집어진 경험도 있기 때문에 걱정하고 조심하는 그 두 가지가 교차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박진영> 아직 확실한 선거 결과가 전체적으로 다 나오지는 않았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까지 개표 결과는 어떻게 되죠? 현장에서 집계가 나온?
◆ 박진영> 지금 아직 정부에서 공식적인 발표가 나온 것은 아니고요. 어제 저녁 현지시각 11시까지 상원, 하원의원 26명에 대한 발표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야당인 아웅산 수지가 이끄는 당이 NLD가 24석을 차지하고, 그 다음에 현재 여당인 USDP가 1석만 차지한 것으로 공식발표가 나 있는 상태입니다.
◇ 김현정> 공식 발표로 나온 것은 그 정도고요. 그것만 봤을 때도 민주주의 민족동맹, 즉 수지 여사의 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할 거라는 건 확정적이군요?
◆ 박진영> 그렇게 보입니다.
◇ 김현정> 이렇게 압도적인 승리를 현지에서도 예상을 했었나요?
◆ 박진영> 많은 사람들이 수지 여사를 지지하지만 이 정도까지 나올 것이라고는 기대는 못한 것 같고요. 그리고 정부에서 어떤 식으로 개입할 지에 대해서 우려들을 하면서.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질 것이냐?’는 것에 대해 우려들이 계속 있었거든요, 주변에서요.
◇ 김현정> 그런데 이런 압승의 이유를 뭐라고 현지에서는 분석하고 있죠?
◆ 박진영> 일단은 현지 사람들, 여기 사람들이 이번에는 바꿔보겠다는..
◇ 김현정> 이번에는 바꿔봐야 한다?
◆ 박진영> 그게 가장 컸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그러니까 아웅산 수지 여사의 민주주의 민족동맹에 표를 던진 모든 사람들이 사실 그 당을 지지했다고는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거든요. ‘단지 이거는 바꿔보겠다라는 의지다’, ‘아웅산 수지를 항상 지지하는 건 아니다’라는 사람들도 있고요. 그 다음에 또 하나는 재미있던 게, 정부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개입을 하려고 했던 정황들이 포착이 되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했지만 워낙에 표차이가 컸던 걸로 보입니다.
◇ 김현정> 워낙에 컸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개입으로도 해볼 수도 없는 상황이었군요.
◆ 박진영> 제가 개표소를 돌아다닐 기회가 우연히 있어서 보게 됐는데요. 개표에서 표 차이가 여당과 야당 차이가 한 3배나 4배나 정도가 나버리면서, 부재자투표나 아니면 사전투표수로만 그걸 따라잡을 수가 없더라고요. 영향을 미쳐서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의 격차가 벌어졌기 때문에 이 선거가 이런 식으로 확정이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사실 1990년에는 그때도 야당이 압승을 하기는 했는데, 군부가 아예 선거 자체를 무효화해버렸거든요. 이번에 그럴 가능성이 없겠습니까?
◆ 박진영> 그렇죠. 그거에 대해서 계속 우려하는 의견들이 있어서 아직도 아웅산 수지의 NLD가 선거를 이겼다라고 하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를 하지만, 계속 거기에 대해서 우려하는 마음들이 있습니다. 끝까지 정부에서 확정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끝까지 지켜봐야 된다라는 신중한 의견들이 훨씬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최종 결과는 언제 나오죠? 왜 이렇게 오래 걸립니까? 우리는 선거하면 다음 날 밤이면 금방 나오는데요.
◆ 박진영> 이게 모든 게 수작업으로 진행이 됩니다. 하나씩 이렇게 한 사람이 손으로 세고 그거를 5개, 바를 정자 5개를 그어서 숫자를 만들고 그걸 다시 손으로 하나씩, 하나씩 확인하고 이런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훨씬 더 오래 걸리는 것으로 보이고요. 정부에서 최종 결과가 2주 정도 걸린다고 했지만 기다리는 중입니다.
◇ 김현정> 박진영 씨, 오늘 어려운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박진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미얀마 현지시각이 새벽 5시 30분 정도 됐을 텐데. 이 시각에 이렇게 인터뷰를 응해 주셨네요. 미얀마 양곤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 박진영 씨를 먼저 연결했습니다. 이어서 미얀마인 한 분을 만나죠. 미얀마에서 군부독재에 대항해 민주운동을 하다가 탄압을 받고 탈출을 해서 이곳 한국에서 20년간 독립운동을 해온 분이세요. 조모아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조모아 씨, 안녕하세요.
◆ 조모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밤잠은 주무셨나 모르겠습니다.
◆ 조모아> 잘 못 잤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감회가 어떠세요.
◆ 조모아> 감회가,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 김현정> 기분이 아주 좋으세요.
◆ 조모아> 좋고, 어떻게 말씀을 해야 할지 모르는 정도입니다.
◇ 김현정> 어떻게 표현을 말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기분이 좋다, 이런 말씀이신데. 이렇게 압도적인 차이로 아웅산 수지 여사의 당인 민주주의 민족동맹이 압승을 할 거라고 예상을 현지에서는 아까는 못했다고 하시더라고요.
◆ 조모아> 저는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하셨어요?
◆ 조모아> 네, 했었어요.
◇ 김현정> 어떻게 하셨습니까?
◆ 조모아> 왜냐하면 우리가 1988년 민주항쟁이 끝난 이후에 1990년에 아웅산 수지 여사가 한 번 압승했습니다.
◇ 김현정> 1990년에 사실은 선거가 한 번 있었는데. 그때 야당이 압승을 했었기 때문에, 그것도 80% 넘는 득표율로 압승을 했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물론 무효화가 됐습니다마는.
◆ 조모아>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걸 떠올릴 때 이번에도 압승을 할 거라는 걸 예상하셨다는 말씀이시군요.
◆ 조모아>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민주주의를 많이 원하고 있었고, 이번에 다시 투표할 수 있어서 많은 관심을 갖고 투표를 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사람들이 상당히 관심을 가지고 이번 선거에 임했다는 말씀이시군요.
◆ 조모아> 네. 그렇지만 버마 내에서는 군부독재정부가 우리 버마 국민들의 인구관리를 잘 못해서 누가 투표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몰라서 투표할 수 없었던 상태였습니다.
◇ 김현정> 투표권이 있는 사람 100%가 다 할 수 없는 상태인 선거라는 게 좀 아쉽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압도적으로 지금 승리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이 기쁘다는 말씀이신데. 이제 이렇게 되면 이 나라가 민주화의 결실을 100% 이룬 겁니까? 아니면 아직도 미완입니까, 가야 될 길이 멉니까? 어떻게 보세요?
◆ 조모아> 지금 100%라고 우리가 볼 수 없습니다.
◇ 김현정> 아직은 100%가 아닙니까?
◆ 조모아> 아닙니다,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투표는 했지만 1990년대처럼 다시 무효로, 거꾸로 가는 것은 아닌지 우리 버마 국민들이 마음속에서 불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앞에서 미얀마 현지 유학생분도 그러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지난번에 압승했는데도 무효화시켰던 전력이 있기 때문에 혹시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까 사실 걱정이 된다’ 조모아 씨도 그 부분을 걱정하시네요.
◆ 조모아> 저도 아직가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걱정하고 있고 믿지 않고 있습니다, 기분은 좋았지만요.
◇ 김현정> 그러면 이 시점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건 어떤 걸까요? 세계가 어떤 식으로 도와야 할까요.
◆ 조모아> 세계에서 지켜보고요. 또 세계에서 어느 정부든지 모든 분들이 우리 버마에게 힘을 많이 줘서 이 나라를 압박을 많이 하면서 많이 도와주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세계가 관심을 가지고 절대 무효화할 수 없게끔 압박하는 일을 절실히 부탁을 하셨어요.
◆ 조모아>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 방송을 듣기는 어렵겠습니다마는, 듣는다라고 생각하시고 아웅산 수지 여사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 조모아> 아웅산 수지 여사를 우리는 어머니라고 불러요.
◇ 김현정> 어머니라고 부르셔요.
◆ 조모아> ‘어머니 수’라고 불러요. ‘마더 수’, 우리 어머니께 하고 싶은 말씀은 아주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애 많이 쓰셨습니다. 또 가택연금 당하면서 실망을 하지 않게 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김현정> 사랑합니다. 가택연금까지 당해가면서 몸을 아끼지 않고, 생명 아끼지 않고 민주주의를 위해 애써 주신 것 고맙다, 감사하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그러면 이제 자유롭게 고향땅을 밟을 수 있겠네요? 조모아 씨.
◆ 조모아>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직은 못 가지만 이제 마음먹으면 가실 수 있는 거 아닌가요?
◆ 조모아>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난민자라서 여권이 없어요.
◇ 김현정> 여권이 없어요? 난민이 됐기 때문에.
◆ 조모아> 해외로 나가려면 여행증명서 같은 게 필요하기 때문에 그것도 고쳐야 하고, 도와주시면 우리가 갈 수 있지만 지금은 못 갑니다.
◇ 김현정> 이미 난민 신분이 됐기 때문에 버마 여권, 미얀마 여권이 없기 때문에 또 자유롭게 갈 수는 없는 상황이군요. 그렇게 해서 만약 고국에 가시게 된다면 전보다는 훨씬 자유로운 상황에서 가실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어떤 거세요?
◆ 조모아> 제가 제일보고 싶은 건 우리 어머니입니다. 어머니께서 아직 살아계셔서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고 싶은 곳은 어머니의 집입니다.
◇ 김현정> 몇 년 동안 못 가신 거죠?
◆ 조모아> 20년 넘었습니다.
◇ 김현정> 아이고, 20년 넘게.. 그러니까 다시 버마, 미얀마에 들어갈 수가 없어서 어머니 얼굴도 못 본...
◆ 조모아> 그럼요. 제가 한국으로 떠났을 때 어머니 연세가 오십이 넘었는데 지금 어머니가 칠십이 넘었습니다.
◇ 김현정> 아무쪼록 우리 조모아 씨 같은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빨리 자유민주주의가 확립이 되고 각지에 흩어져 있는 난민들이 고향을 밟을 수 있는 상황이 되기를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 조모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조모아>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군부독재로부터 탄압을 받고 이곳 한국으로 와서 난민이 되신 분이세요. 조모아 씨까지 연결을 해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