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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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7(월) "무궁화 만지면 눈병, 두드러기? 日 말살정책일뿐"
2015.08.17
조회 108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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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박형순 (산림청 무궁화포럼 회장)



"100일 꽃피우는 무궁화, 법으로 나라꽃 지정해야"


태극기, 애국가 그리고 무궁화.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은 뭘까요? 맞습니다. 바로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국가 상징물들이죠. 지난 주말 광복절을 맞아 거리 곳곳에 걸린 태극기 많이 보셨을거고요, 애국가도 역시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그런데 무궁화는 어떤가요?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혼을 상징했던 꽃인 무궁화, 하지만 이 무궁화는 법률상으로는 아직 우리나라 국화로 규정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산림청 무궁화포럼의 박형순 회장과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회장님, 안녕하세요.

◆ 박형순>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현재 '우리나라 국화가 무궁화다'라고 명시된 법은 어디에도 없다면서요?

◆ 박형순> 그렇습니다. 태극기는 대한민국 국기법이 있고, 애국가는 국민의례로 규정돼있는데, 무궁화만 아무것도 없어요. 참 안타까운 일이죠. 국민들 모두 ‘마음속으로만 무궁화가 국화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16대와 18대에 이어서 19대 국회에서도 무궁화를 국화로 지정하는 관련 법률이 발의됐었잖아요. 그런데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면서요. 왜 그렇죠?

◆ 박형순> 아무래도 식물이고, 무궁화가 국화로 공공연하게 쓰이고 있다보니 절박함이 덜한 것 같아요.

◇ 박재홍> 아, ‘절박함이 덜하다?’ 법률로 지정하는데 절박함이 좀 덜하단 말씀이신데요. 사실상 무궁화가 우리나라 국화라고 국민들이 인식을 하고 있는데, ‘국화는 무궁화다’라고 법으로 규정해야 되는 이유는 뭔가요?

◆ 박형순> 법으로 정해진다면 아무래도 무궁화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고 관리에 대한 예산도 확보되겠죠.

◇ 박재홍> 그러니까 실제로 무궁화가 국화로 대우를 덜 받고 있기 때문에, 관련 법 제정을 통해서 무궁화를 가꾸고 지킬 수 있는 노력을 더 잘 할 수 있게 된다?

◆ 박형순> 그렇죠. 우리나라는 지금 산림청에서도 관리를 안 하고 있어요. 예산도 얼마 안 되고요. 전체적으로 10억 정도로 알고 있어요.

◇ 박재홍> 1년에 10억이요?

◆ 박형순> 네, 안타깝죠. 전국을 상대로 산림청에서 관리해야하는데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예산은 상당히 많은데, 국화나 마찬가지인 무궁화에 대한 관리예산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게 참 안타까워요.

◇ 박재홍> 네, 실질적으로 무궁화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도 없는 것 같고요. 관리를 잘 해줘야할 것 같은데요.

◆ 박형순> 네. 무궁화 꽃은 여름에 꽃을 피는데요. 관리만 잘하면 이 꽃을 100일 동안 즐길수 있는데, 관리가 잘 안되기 때문에 한번 꽃이 피고 나면 바로 끝이거든요. 그래서 꽃을 보기 힘들다고 많이들 얘기하는 겁니다.

◇ 박재홍> 무궁화는 하루 밤 지나면 꽃이 떨어집니까?

◆ 박형순> 네, 무궁화 꽃은 하루살이인데요. 아침에 일찍 피었다가 저녁이 지는 꽃인데요. 다음 날이면 다른 가지에서 꽃이 또 핍니다. 매일 다른 꽃이 피는 거죠.

◇ 박재홍> 그런데 무궁화에 벌레가 많이 생긴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사실인가요?

◆ 박형순> 네, 무궁화는 진딧물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느 나무든 진딧물이 없는 나무는 없어요. 일제 시대 때, 무궁화 꽃을 만지면 ‘두드러기 난다, 눈병이 난다.’ 악선전을 했거든요. 그래서 이제까지 국민들의 마음속에 편견이 이어져 왔어요. ‘무궁화는 진딧물이 많을 거다, 아무 데서 자라는 꽃’ 이렇게 인식이 돼있는데, 아니거든요.

무궁화는 잘 관리만 한다면 꽃이 피고 지고, 피고 지고를 반복하면서 100일을 꽃을 피우고, 그런 생명력으로 민족의 혼을 불러일으키죠. 그래서 일제 시대 때 무궁화에 대해서 말살정책을 쓴 거고요.

◇ 박재홍> 그렇군요. 사실 봄이되면 벚꽃축제 많이 하잖아요. 벚꽃은 일본 잔재라는 얘기도 있는데요. 무궁화 축제보다, 벚꽃축제를 많이 하는 모습을 보시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 박형순> 참 안타깝죠. 원래는 벚나무도 우리나라 제주도에 있었거든요. 일본이 그걸 가져가서 ‘사쿠라’, 일본 꽃으로 만들었죠.

◇ 박재홍> 그렇군요. 무궁화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요. 무궁화가 100일 동안 꽃이 지고 핀다는 사실은 제가 오늘 처음 알았네요. 그런데 왜 수많은 꽃 중에 무궁화가 우리나라의 상징이 된 건가요?

◆ 박형순> 우리의 무궁화는 어디에서부터 왔느냐 하면, 지금 전쟁하고 있는 시리아에서 왔는데요. 그 무궁화꽃이 우리나라에 흘러 들어오면서 우리나라에 꽃이 무궁무진하게 많다고 해서 당나라, 청나라에서 우리나라를 무궁화의 나라, ‘근화향’이라고 불렸어요. 그리고 ‘무궁화’라고 불려진것은 1443년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면서 처음 무궁화라고 불렸죠.

◇ 박재홍> 그래요. 그런 기원이 있었고요. 그런 기원을 바탕으로 구한 말에도 무궁화가 우리나라 상징물로, 국화로 많이 사용이 됐던거네요. 무궁화 원산지 얘기를 아까 살짝 해 주셨는데 그러니까 원산지는 우리나라가 아닌 건가요?

◆ 박형순> 네, 아니죠. 학명은 시리아꽃이라고 해서 '히비스커스 시리아쿠스(Hibiscus syriacus)'라고 학자들이 붙여놨죠. 그런데 사실 지금은 시리아에 무궁화가 하나도 없어요.

◇ 박재홍> 그렇군요.

◆ 박형순> 그래서 학명인 시리아쿠스를, 저는 ‘코리아쿠스’라고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 박재홍> 그러니까 아예 학명 자체를 시리아쿠스에서 코리아쿠스로 바꿔야 한다?

◆ 박형순> 네, 코리아쿠스로요.

◇ 박재홍> 그러면 무궁화가 법으로 국화로 지정이 되면 어떤 바람이 있으세요?

◆ 박형순> 국화로 된다면 아무래도 인식이 달라지겠죠. 이제까지는 집을 지을 때도 벚나무나 소나무만 심었지만, ‘아, 무궁화 꽃도 있어야 하는구나’라고 할거고요. 차근차근 무궁화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확 달라지는 거죠.

◇ 박재홍> 그래요. 그러니까 태극기가 하나씩 우리 집에 있는 것처럼, 무궁화도 집에 나무를 심을 수 있는 곳에서는 무조건 심어서 가꾸는 게 좋겠다는 말씀이시네요.

◆ 박형순> 그렇죠.

◇ 박재홍> 회장님 바람과는 달리 이제 태극기는 집에 하나씩 갖고 있는데, 사실 무궁화 키우는 집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집에서도 무궁화 키울 수 있는거죠? 키우는 방법, 간단히 말씀해 주신다면요?

◆ 박형순> 모든 식물은 관리하기에 달려있어요. 그래서 무궁화도 정기적으로 관리만 해 준다면 집에서도 100일 정도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장미 같은 것은 화려하기 때문에 싫증을 빨리 느끼는데, 무궁화는 아주 아름다워서 거기에 빨려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무궁화꽃을 더 우리 국민들이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앞으로 이러한 노력들이 더 필요하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아요. 새로운 사실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박형순>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산림청 무궁화포럼의 박형준 회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