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26(수) 통일부장관, 돌연 인터뷰 취소한 이유는?
2015.08.26
조회 63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김관진 실장, 합의 결과 과장해 상대 자극, 경솔했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의 발언도 김관진 실장과 같은 형태
-남북 수석대표인 金과 黃, 정치 선동 말아야
-김 실장發 논란 속 靑 지시로 장관 인터뷰 취소된 듯
-통일부장관, 통일 주무장관 아닌 남북접촉 실무자쯤으로 전락
-남북대화 모멘텀 잘 살려서 내년초 남북정상회담 바람직


이 시간에는 남북 고위급 접촉의 직접 대표단으로 참여했던 홍용표 통일부장관 인터뷰로 준비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통일부 장관이 어젯밤 돌연 저희 뉴스쇼 팀에 인터뷰 취소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상황이 예민해져서 인터뷰가 곤란해졌다는 설명이었는데요.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 후 진행 상황, 뭔가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하는 걸까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을 지냈던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과 함께 남북의 협상 결과와 진행 상황의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 우상호>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급하게 연락드렸는데 응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통일부가 어젯밤에 돌연 인터뷰 취소를 통보했는데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 우상호> 두 가지 측면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는 회담에 직접 참석했던 대화 당사자가 회담 내용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이 향후 남북 대화 국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우려가 있었을 것이고요. 두번째는 우리나라 통일부 위상이 이렇게 약해진 것이죠. 사실은 이 문제에 대해서 국민들이 굉장히 관심이 많지 않습니까? 그러면 적어도 통일부장관, 남북 대화의 주 당사자인 통일부장관이 국민들에게 납득할 만한 이런 저런 배경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설명할 이런 필요가 있거든요. 그런데 아마 통일부장관의 위상이 약하니까 위로부터 지금부터 언론 접촉을 피하라는 지침을 받고 취소한 게 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 박재홍> 위라면 어디를 말씀하시나요? 청와대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 우상호> 이건 거의 기본적으로 청와대죠. 제가 볼 때는 우리나라에서 통일부장관은 거의 통일 관련된 주무부 장관이 아니라 거의 회담 실무자로 전락시킨 이런 측면들이 참 안타깝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또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협상 합의 직후 결과를 설명하는 방식에 있어서 신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이런 지적도 있었습니다. 의원님은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 우상호> 저는 특히 김관진 안보실장이 회담 당사자이고 어떻게 보면 수석대표 성격이 있는데, 예를 들면 이런 거죠. 서로 회담이라는 것은 양측이 서로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회담 당사자가 아니라 소위 관계자라고 하는 이름을 빌어서 익명으로 약간 국내 정치적인 측면들을 강조해서 약간 해석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데, 회담 당사자가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서 이것을 정치적으로 과장해서 발표하고 그것을 자꾸 확대 해석해서 보도시키는 방식으로 하는 이런 것은 저는 처음 봤습니다. 과거에 임동원 장관이나 정세현 장관이나 역대 남북 파트너가 말이죠. 직접 언론에 그렇게 브리핑을 한 경우가 없거든요. 김관진 실장이 저는 경솔했다고 봅니다.

◇ 박재홍> 회담장에서 큰 소리도 들었다, 이런 보도까지 나오고 있는데.

◆ 우상호> 그런 것은 배석했던 실무자나 혹은 관계자 이름으로 나가는 건 상관이 없는데, 김관진 실장, 수석대표가 직접 여기저기서 자기 무용담처럼 얘기하는 것, 앞으로 남북대화를 이어가야 할 측면에서 볼 때 북한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죠. 신중하지 못했죠.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이 있지 않는 한, 회담 수석대표쯤 되는 사람들은 평생 입을 닫고 가야 합니다.

◇ 박재홍> 우리는 축제 분위기인데 북한측 대표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또 어제 조선중앙TV에서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남측이 근거 없는 사건을 만들어서 일방적으로 자극했다. 그리고 남측이 이번에 심각한 교훈을 찾게 됐을 것이다” 이런 발언도 했었고. 지뢰도발은 근거가 없는 사건이고 일방적이라는 표현도 세 번이나 나왔었거든요. 이런 발언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될까요?

◆ 우상호> 어쨌든 지금 이번 회담의 성과는 아주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 상태를 대화 국면으로 바꿨고 앞으로 남북이 대화를 통해서 더 이상 이런 일이 없게 만들기 위한 모멘텀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제가 김관진 수석대표를 비판하는 것과 같이 황병서 북측 수석대표도 언론에 나와서 남측을 자극할 만한 이런저런 얘기를 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앞으로 더 이상 그런 지뢰도발과 같은 사건이 재발이 되지 않도록 하면서 남북이 대화를 통해서 평화적인 모멘텀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합의한 것에 집중해야지, 자꾸 회담 내용을 가지고 자기 식으로 해석을 해서 남측은 북쪽이 완벽하게 사과했다고 하고 북쪽은 남측한테 사과한 적이 없다 오해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남북대화가 되겠습니까? 그러니까 고로 수석대표들은 숨어 있어야 된다. 똑같습니다, 남쪽 대표든 북쪽 대표든. 언론에 가서 자꾸 자기 국민들을 상대로 선동하면 안 되죠.

◇ 박재홍> 관련해서 문재인 대표도 발언을 했습니다마는, 김관진 실장의 발언이 합의문과 다르다, 또 내용을 왜곡해서 상대를 자극할 수 있다, 이런 내용도 있었는데. 김관진 실장의 발표에 이은 황병서 총정치국장의 발언 등의 상황을 보면 결국 문재인 대표가 우려하는 상황이 드러났고 혹시 그런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우상호> 걱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번에 전면전까지 갈 가능성이 있었던 군사적 긴장상태를 대화국면으로 만들어서 무박 3, 4일 대화한 거 참 잘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번 남북 대화는 유례없는 대화고, 아마 이 대화를 통해서 양측 대표단 사이에 상당한 신뢰가 형성됐을 것입니다, 아마.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몇 년짜리 여러 가지 대화를 많이 할 텐데. 끝나고 나서 서로 자기 여론이 좋다고 해서 이걸 수석대표들이 과장해서 말이죠. 소위 말하면 상대방이 합의한 게 아니라 자기가 했던 얘기를 하고 다니면 앞으로 합의한 내용들을 지켜질까 하는 우려가 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국내 여론이 약간 일부, 특히 자기 지지층을 수용하는 게 있다고 해서 남북대화에 응한 사람들이 자꾸 과장해서 이건 우리가 이긴 거야, 이런 얘기 하고 다니면 저는 위험하다. 북쪽도 자극될 것이고 북쪽도 마찬가지죠. 지금 황병서 같은 사람이 저렇게 얘기하면 남측의 언론들이 ‘이거 우리 모르게 뭐라고 얘기한 거야’ 이런 의심할 거 아닙니까? 이래가지고 어떻게 앞으로 서로 수석대표간의 합의한 내용이 앞으로 지켜지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양쪽 수석대표단이 입이 무거워야죠. 지금 제가 볼 때는 별 얘기 다 했겠죠. 또 김관진 수석도 하고 싶은 얘기를 회담 중에 많이 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회담을 잘 했는데, 끝나고 나서 자꾸 자기한테 유리하게 해석하는 건 이건 굉장히 위험합니다.

◇ 박재홍> 북한이 앞으로 재발방지를 확실하게 약속한 것이냐, 이런 부분도 논란인데. 그렇게 봐도 될까요?

◆ 우상호> 저는 과거 남북회담보다 이번 합의문이 상당히 진일보했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이게 명시적으로 아니면 무릎을 꿇은 것이냐, 이렇게 해석한다면 완전히 무릎을 꿇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과거보다 진일보한 입장을 낸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완전히 무릎을 꿇리려고 했다기보다는, 사실은 더 이상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남북회담의 여러 가지 모멘텀을 유지하고 또 북쪽의 유감 표명을 이끌어내고, 또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앞으로 이런 일을 안 하겠습니다 이런 약속은 아니지만, 오히려 남북간의 회담, 이산가족상봉 등의 교류와 새로운 평화적 환경을 조성해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한 환경을 만들자라는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저는 이것이야말로 확실한 재발방지 약속이다. 이렇게 해석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일단 한반도 긴장이 완화됐고 또 남북 고위급 접촉이 있었고 대화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평가를 해야 한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

◆ 우상호> 지금까지 항상 이랬습니다. 남북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 북측은 도발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대화가 끊기거나 북측이 원하는 그런 대화방식이 있지 않을 때 항상 도발했거든요. 도발이든 재발방지 약속은 사실은 대화 국면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것입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번 합의 결과문이 공동보도문 형식을 취했기 때문에 합의의 구속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 이런 우려도 있습니다마는.

◆ 우상호> 북한이 조선중앙방송을 통해서 당의 공식 방침을 발표하는 것과 같이 확고한 약속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북한의 2인자가 왔지 않습니까? 특히 김정은의 지침을 받아서 공동보도문을 만든 것이기 때문에 이 보도문의 유효성은 굉장히 확실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래서 이 분위기가 남북 정상회담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냐 이게 관심거리인데. 의원님은 어떻게 보세요? 현 정권에서 가능하시리라 보십니까?

◆ 우상호> 글쎄요. 저희 야당은 남북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입장입니다마는. 지금까지 박근혜 대통령이 신뢰프로세스라고 하는 큰 틀에서 유지해 온 원칙에서 보면 적어도 이번 회담에서 약속된 내용을 남북이 지키는 일정한 과정을 지켜본 연후에나 정상회담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안 하겠다고 하신 적은 없는데 적어도 전제조건이 달성된 것을 지켜본 이후에 하지 않겠느냐. 그런데 제가 볼 때는 남북정상회담을 임기 말에 하는 것은 별 의미도 없거든요. 결국 그 약속을 지키기 어렵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저는 어렵지만 지금이라도 남북 정상회담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것이 좋겠다. 그래서 이번 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을 신속하게 진행을 해서 서로 신뢰를 쌓은 이후에 내년 초라도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의원님 말씀은 지난 정부의 사례를 보면 거의 임기 말에 깜짝 이벤트 형식으로 정상회담이 있었는데, 이제 만약에 추진하려면 빨리 해서 뭔가 남북관계에 의미있는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서두를 필요가 있겠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우상호> 전임 대통령이 임기 말에 약속한 것을 후임 대통령이 잘 안 지키지 않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말씀드리는 것이죠. 그러니까 남북 정상회담의 약속을 이행하게 만들려면 그래도 너무 임기말에 하는 것보다 빨리 서둘러서 하는 게 좋다, 그러나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까지 워낙 대결국면을 이어왔기 때문에 바로 만날 명분이 없지 않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는 지금 9월부터 12월 사이에 남북관계를 급진전시켜놓고. 그걸 토대로 이제 내년 초쯤에 만나면 좋겠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 우상호>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새정치민주연합의 우상호 의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