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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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주제 들어보죠.
◆ 김성완> 내년 9월 시행 예정인 김영란법, 시작도 해 보기 전에 누더기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엊그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명절선물을 김영란법 적용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 이런 뉘앙스의 발언을 해서 논란입니다. 김무성의 아슬아슬한 김영란법 줄타기, 그 행간을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그런데 제외할 수 있다는 말을 또 뒤집었잖아요.
◆ 김성완> 그래서 제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이렇게 표현한 건데요. 논란의 발언이 나온 게 엊그제 국회에서 열린 김영란법 토론회장이었습니다. 참석자들 대부분이 농어민들이었거든요. 일종의 항의성 시위형태로 토론회에 참석한 건데요. 단상에 오른 김무성 대표가, 제가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 봐 동영상까지 찾아서 봤거든요. 분명히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조금의 피해는 어쩔 수 없지만 큰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저희들이 잘 상의해가지고 여러분들의 생업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이 발언이 당장 논란이 됐습니다. 명절 선물이 인사와 청탁할 때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잖아요. 이걸 제외하는 게 말이 되느냐 이런 지적이 있다 보니까 어제는 말이 싹 달라졌습니다. 농축산물을 제외하자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다만 김영란법의 선물제한 가격을 5만원으로 정한 것은 너무 현실성이 없어서 조정해야 한다라는 얘기를 했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엎어치나 메치나 비슷한 얘기인 것 같기도 하고요. 살짝 발만 걸쳤다가 뗀 것 같다, 이런 느낌도 듭니다.
◇ 박재홍> 김영란법 시행, 사실 농민들과 어민들 입장에서 정말 예민한 문제죠.
◆ 김성완> 맞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발언에 더 조심했어야 되는데요. 토론회장에서 김무성 대표의 발언이 끝나고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이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의원님 말씀 들으니까 개정되리라고 확신이 들었습니다, 맞죠.’ 그렇게 얘기를 하니까 참석자들이 박수갈채를 보냈거든요. 기대만 잔뜩 심어줬다가 실망시킨 거나 다름이 없는데요. 그만큼 농어민들 입장에서 절박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지난 달 27일 한국수산업총연합회가 국민권익위에 김영란법 적용대상에서 수산물을 제외해달라 이런 건의문을 보냈거든요. 그 안에 보면 2013년을 기준으로 연간 국내 수산물의 총 소비액이 6조 7000억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중에 22%, 그러니까 1조 5000억원이 설과 추석 명절 기간에 판매가 된다고 합니다. 또 명절기간에 판매되는 수산물 전체 세트의 절반 이상이 5만원 이상이라고 하는 얘기를 하고 있고요.
◇ 박재홍> 대목이죠, 사실.
◆ 김성완> 법이 시행되면 명절기간에만 최대 7300억원 정도의 매출감소 효과가 나타난다, 그만큼 힘들다 이런 얘기를 한 거고요. 이보다 열흘 전쯤에는 농협품목별전국협의회 회장단이 정부에 건의문을 보냈는데요. 여기는 또 축하난과 화환도 김영란법 적용대상에서 빼달라, 이렇게 요구를 했었습니다. 가뜩이나 지금 FTA나 이런 문제로 어려운데 김영란법까지 시행되면 더 고통이 심해질 거 아니겠느냐, 제발 우리 사정 좀 봐달라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 박재홍> 농민들과 어민들 입장은 이해가 됩니다마는. 이 요구대로라면 김영란법 적용대상에서 한우와 굴비, 이런걸 빼야 되잖아요?
◆ 김성완> 이게 고민의 지점인데요.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참 이걸 준비를 하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기본적인 원칙으로 보면 이게 굉장히 파급효과가 클 수밖에 없는 게 한우와 굴비, 화환을 적용대상에서 빼버리면 다른 게 있잖아요. 송이버섯은 왜 안 빼주냐.
◇ 박재홍> 홍어도 있고.
◆ 김성완> 과메기는 어떻게 하나. 영주 사과하고 나주 배는 어떻게 하느냐.
◇ 박재홍> 그러니까요.
◆ 김성완> 이것도 굉장히 비싸거든요. 또 농축산물만 문제냐, 지역에서 만드는 지역특산품은 어떻게 하느냐, 이렇게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고요. 무슨 소리냐. 지금 내수진작을 위해 관광산업,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해서 임시공휴일도 지정하고 고속도로 통행료도 공짜로 해 주는데 호텔 숙박료하고 항공권 이런 건 또 어떻게 되는 거냐. 이렇게 하다 보면 정말 요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제가 고민을 하다가 한 가지 딱 발견한 부분이 농민과 어민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뭐냐하면요. 명절에 판매된 고가의 선물세트. 그게 우리 가족들끼리 나눠먹으려고 산 게 과연 얼마나 될까.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결국은 누구한테 선물로 들어갔을 건데 세상에 공짜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사실은. 공짜가 없잖아요. 그러면 누군가에게 잘 봐주십시오, 청탁의 목적도 있을 거고. ‘앞으로 우리 공사 입찰하는데 도움을 주십시오.’ 이런 것도 있을 거고. 어떻게 됐든 공사비를 부풀리기를 하려고 했든, 의도가 어쨌든간에 사실은 정당한 목적보다는 부정한 목적이 더 많았을 가능성이 더 많거든요. 그렇다면 그동안에 팔린 농축산물이 그런 목적으로 일정하게 판매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도 볼 수 있습니다. 그걸 그대로 뒀을 경우에는 그 피해가 어디로 가느냐. 결국은 국민 몫으로 다 되돌아오거든요. 공사비 부풀리기 하면 결국 혈세가 들어가는 거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는 거니까. 그걸 그대로 둬서는 안 되겠다, 그래서 김영란법을 만든 거니까, 농어민분들이 만약에 요구할 거라면 이렇게 하지 마시고 정부가 우리가 그동안에 이렇게 해왔다고 하더라도 우리한테 피해가 오니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든 소비 진작을 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이렇게 정부를 좀 압박하시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박재홍> 지금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김영란법 시행령을 마련하고 있죠. 어느 정도까지 진척됐습니까?
◆ 김성완> 다음 달 중으로 시행령을 입법예고할 예정인데요. 시행령이 왜 중요하냐하면 지금 법에서 원활한 직무수행과 통상적 사교, 의례, 부조 목적의 음식물, 선물들의 가격범위를 정하도록,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이렇게 위임을 해놓은 상태거든요. 시행령에서 만약에 5만원 이상은 안 된다 그러면 5만원 이상의 선물은 불법이 되는 거죠. 10만원이면 안 된다 이렇게 하면 액수가 커지면 상황이 달라지는 거고요. 시행령이 그러니까 굉장히 중요한데요. 현재 들리는 얘기로는 아마 농축산물의, 그러니까 어민들, 농민들의 입장을 감안을 해서 가격 차등을 둘 거 아니겠느냐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지난 5월에 보면 공개토론회가 있었거든요, 한 차례. 그때 한국법제원이 화훼류는 5만원 이상이면 안 되고 과일이나 한우세트는 10만원 이상이면 안 된다, 그러니까 그걸 금품수수 대상기준으로 삼자, 이런 제안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기존에는 공무원들이 5만원 이상의 식사나 대접을 받으면 안 된다, 선물 받으면 안 된다, 이렇게 일률적으로 정했는데 그러지 말고 상품의 상황에 따라서 종류에 따라서 가격을 결정하는 이런 방식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뭐냐하면 정치권의 태도인 것 같습니다. 김무성 대표가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고 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뭐냐하면 2년 7개월 만에 정말 힘든 논란 끝에 만든 법이잖아요, 김영란법이. 선거 앞두고 있다고 해서 이런 식으로 어디 가면 다른 소리하고 여기 오면 또 안 그랬다고 하고 이런 식의 태도를 보이는 정치권이 더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 박재홍> 국민을 오히려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김성완 씨였어요.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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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2(수) [행간] 김무성의 아슬아슬한 김영란법 줄타기
201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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