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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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민철 (기자)

뉴스쇼가 개편을 맞아서 하루하루 새로운 코너들 여러분들께 선보여드리고 있는데요. 금요일은 권민철의 훅 뉴스입니다. 제목부터 멋지네요. 훅 뉴스. 뉴스쇼 식구죠, 권민철 기자가 직접 취재를 해서 확인한 사실들, 어떤 사건의 뒷 이야기들을 꼼꼼하게 전달해 드리는 시간인데. 권민철 기자 어서 오세요.

◆ 권민철> 안녕하세요.

◇ 김현정> ‘훅 뉴스.’ 오늘 첫시간, 첫번째로 준비한 소식은 어떤 건가요?

◆ 권민철> 한번 소리부터 들어보실까요?

◇ 김현정> 이게 무슨 공사장이에요, 뭡니까?

◆ 권민철> 막 두들기는 소리 들리시죠? 골프채로 차를 깨부수는 소리입니다.

◇ 김현정> 이런 소리가 나는군요, 골프채로 두드리면.

◆ 권민철> 쇳덩어리를 두들길 때, 창문을 두들길 때 소리가 약간 다른 것 같고요. 지난 금요일 광주에서 일어난 벤츠 파손사건 현장이고요.

◇ 김현정> 이 사건 하도 떠들썩 했어요. 자동차 결함을 그러니까 벤츠가 제조사가 제대로 처리해 주지 않는데에 불만을 품고 30대 남성이 얼마짜리 차였더라? 2억...

◆ 권민철> 900만원.

◇ 김현정> 2억 900만원짜리 차를, 그 벤츠 대리점 앞에서 직접 주인이 직접 부순 거죠?

◆ 권민철> 예. 이 사건 이후에 파장이 상당히 일었는데요. 급기야 국토부도 직권조사에 착수를 했죠. 그래서 오늘 훅 뉴스에서는 이 사건의 이면을 집중으로 조명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그 벤츠차의 결함은 무슨 결함이었습니까?

◆ 권민철> 차에 시동꺼짐 현상인데요. 대부분의 차는 시동이 꺼지면 아무것도 작동하지 않습니다. 브레이크도 안 먹히고요. 심지어 핸들도 작동하지 않습니다. 한번 상상해 보실까요. 가족을 다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갑자기 시동이 꺼졌다, 어떨까요?

◇ 김현정> 아찔하죠.

◆ 권민철> 이 사건의 당사자인 37살 유 모씨의 경험이기도 합니다. 자신은 이미 그때 고속도로에서 죽은 목숨이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분이 그 차를 깨부순 것도 이 차가 행여 돌고 돌아서 다른 사람이 탈까 무서워서 그랬다 이렇게 말을 하고 있는데요.

◇ 김현정> 이 차를 그냥 나는 팔아버리면 중고가 돼서 어딘가에 돌까 봐.

◆ 권민철> 그렇겠죠.

◇ 김현정> 만나 보셨어요?

◆ 권민철> 통화를 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 유 씨> 그 차를 사는 사람은 죽게 되어 있어요. 그 사람이 죽든가 아니면 다른 차를 받아가지고 사고 나가지고 시한폭탄이죠. 이런 차를 어떻게 처분합니까? 제가. 아예 눈 앞에서 없애버리려고 하는 것이고요. 저는 벤츠에서 좋게 나와서 합의를 보자고 환불을 해 준다고 해도 이 차를 폐차시키는 조건에서 합의를 볼 겁니다. 벤츠에서 이 차 고쳐서 다시 중고로 팔아버리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겁니까?

◇ 김현정> 고속도로에 타서 가족들을 태우고 다니다가 섰던 그 아찔한 경험을 한 분으로서 이건 내 양심상 그냥 팔아버리거나 돌게 할 수 없다 이 말씀. 그런데 처음에 이 동영상 보고 이 남성분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이 굉장히 많았어요.

◆ 권민철> 동영상 보신 분들 이분의 풍채라든가 또 난폭성 때문에 혹시 조폭 아니냐, 비싼 차를 타고 다니는 걸로 봐서 혹시 재벌집 아들 아니냐 이렇게 짐작들 많이 하시는데.

◇ 김현정> 졸부 아니냐 이런 댓글도 달리고 그랬어요.

◆ 권민철> 알고보니까 이도저도 아닌 그냥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직업은 보험설계사고요. 소형 아파트에서 월세살이를 하는 서민이었습니다. 또 이번 소동에 대해서 사과할 줄도 아는 약간 경우있는 사람이기도 했는데요. 이 대목도 들어보시죠.

◆ 유 씨> 일단 시민 여러분들께 그런 난폭한 모습 보여서 너무 죄송하고요.

◆ 권민철> 유 씨가 유별난 것은 10대 때부터 자동차 마니아였습니다.

◇ 김현정> 잠깐만요, 권 기자. 궁금한 게 그러면 월세살이하고 소형아파트에 사는데 2억 900만원짜리 차를 몰고 다니는 게 약간은 상식적으로는 잘 이해가 안 가는데요.

◆ 권민철> 저희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가지만 자동차 마니아였고 15년 동안 반복해서 다른 자동차를 타면서 드림카의 꿈을 쫓았던 사람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말하자면 마니아, 자동차에 꽃힌 분이에요. 우리가 사진기에 꽂히고 뭐에 꽂히고 하듯이.

◆ 권민철> 15년 동안 그래서 모은 돈을 가지고 올해 3월달에 리스로 구입을 했던 겁니다.

◇ 김현정> 15년간 모아서.

◆ 권민철> 그런데 이 드림카가 생명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으로 되돌아오자 급기야 분노가 폭발한 거죠.

◇ 김현정> 이게 벤츠사의 잘못된 대응이 화를 키웠다, 이런 지적도 있던데. 조사를 해 보셨습니까?

◆ 권민철> 유 씨는 시동이 꺼지는 문제 때문에 두 차례 벤츠사에 차 수리를 맡겼다고 합니다. 두번째 수리 때는 또 다시 고장나면 환불해 주겠다, 이런 약속도 받았다고 하고요. 하지만 증상이 다시 일어났고 환불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드디어 일을 낸 겁니다. 벤츠측은 유 씨가 두 부분을 튜닝한 것을 원상복귀하지 않아서 두번째 했을 때 제대로 수리를 못해줬다, 이런 입장인데요.

◇ 김현정> 튜닝이라는 건 자기가 임의로 뭔가를 고치는 거.

◆ 권민철> 개조를 말하는 거죠. 그래서 회사 관계자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회사 관계자> 원상복구가 다 안 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 상태로 그냥 출고가 됐습니다. 원상복구가 안 됐으니 이 부분은 꼭 좀 해달라. 그래서 이 차는 어떠한 수리 진행이 될 수가 없었습니다.

◆ 권민철> 벤츠측은 명확하게 딱 부러지게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튜닝 과 시동꺼짐간에 관계가 있다, 이런 뉘앙스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유 씨가, 차 주인이 뭔가 튜닝을 했기 때문에 시동 꺼지는 건 아닌가라는 뉘앙스를 지금 풍긴 건데. 전문가들을 만나보셨습니까?

◆ 권민철> 일부에서는 유 씨의 책임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튜닝과 시동꺼짐간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어요. 한국자동차튜닝산업회라는 데가 있는데 이 협회의 회장인 김필수 대림대 교수의 설명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김필수> 튜닝쪽을 몰아가는 것은 별로 좋은 그림이 아니죠. 그런 부분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소비자 배려가 중요하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데. 안 했다는 게 문제고.

◆ 권민철> 어찌됐건 벤츠측이 튜닝이라는 사소한 문제 때문에 시동꺼짐이라는 중대결함을 발견해놓고도 방치한 것이 문제가 키운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 김현정> 이 사건, 이 동영상이 화제가 되고 나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라는 이런 것들도 올라오고 그런다면서요, 카페 같은 데서는. 어쨌든 유 씨는 그냥 조용히 환불 받거나 뭔가 딜이라고 할까요? 이런 걸 합의보고 해결하는 게 아니라 벤츠사와 끝까지 싸움하겠다 이런 결정을 한 거잖아요. 다윗과 골리앗 싸움이라는 지적이 많아요.

◆ 권민철> 수입차의 서비스, 국내 업체와 달리 아주 까다롭습니다. 제품 결함을 보상받기도 상대적으로 더 어렵고요. 그래서 유 씨 스스로도 이번 싸움이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걸 안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분의 싸움방식은 보통 소비자들과 많이 달랐지 않습니까?

◆ 권민철> 그렇죠. 유 씨는 아마도 중국 사례를 모방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중국 사례요?

◆ 권민철> 사실 서비스 불만 표출에 의해서 차를 부수는 행위는 이미 중국에서 두 번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는 방송사 카메라를 죄다 불러놓고 퍼포먼스를 했죠. 그에 반해서 유 씨는 그런 계산이 없었습니다.

◇ 김현정> 유 씨가 동영상 찍히고 또 그 동영상 잘 보면 MBC 카메라 기자가 있는 걸 저는 목격했는데요.

◆ 권민철> 그래서 제가 MBC 해당 기자한테 전화를 해봤더니 뒤늦게 소셜미디어를 보고 현장에 취재하러 나간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SNS에 저기에서 누가 벤츠를 부수고 있어, 이 소리를 듣고서 간 거다, 유 씨가 부른 게 아니다. 그러면 유튜브 동영상은 누가 찍은 겁니까?

◆ 권민철> 지나가던 행인이 찍어서 올린 건데요. 만약에 이 영상이 없었다면 이 문제가 이렇게까지 비화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어떻게 보면 유 씨의 싸움을 알리는 데 지나가던 행인이 결정적인 도움을 해 준 겁니다. 지금 이렇게 소셜미디어가 억울한 소비자들을 구제해 주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벤츠사의 지금 대응은 없었습니까? 지금은 대응은 나오고 있나요?

◆ 권민철> 약간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죠. 소셜미디어가 해외까지 소셜미디어를 타고 이 동영상이 해외까지 퍼졌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국토부도 직권조사에 나섰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이런 여론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은 벤츠가 유 씨에게 업무방해 소송을 제기를 했었는데 이걸 취하했습니다.

◇ 김현정>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하려고 하다 취하해 버렸습니까? 그래요. 경찰은 어떤 입장, 뭔가 조사를 하기는 했습니까, 그동안?

◆ 권민철> 한 번 했는데요. 하지만 소송을 취하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업무 방해 혐의를 지금도 적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광주 서부경찰서 관계자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 권민철> (전화통화) 지금 어쨌든 소를 추하한 건 사실이잖아요.

◆ 경찰서 관계자> 소는 취하를 했는데 업무 방해죄 자체는 업무 방해 자체는 이루어졌거든요.

◇ 김현정> 관건은 앞으로 유 씨가 환불 받을 수 있을까인데, 어떻습니까?

◆ 권민철> 속단하기는 이른데요. 유 씨의 뚝심과 소셜미디어의 위력이 대기업을 훅 가게 만드는 건 사실인데. 실제 보상을 받기까지는 험로가 예상이 됩니다. 거대 기업일수록 대형 매뉴얼에 따라서 자비없이 무자비없이 움직이거든요. 국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문자도 들어오는데 3973님은 이 분은 자동차 아는 분인가봐요. 공기가 엔진으로 덜 들어가기 때문에 튜닝하면 시동 꺼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이런 의견을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2149님은 그래도 차를 때려부수는 것까지는 좀 아이들 보기에 안 좋았다, 이런 분이 있는가 하면. 서혜은 님은 유 씨 응원합니다, 소비자로서. 이런 문자도 주시네요. 권민철 기자, 우리가 궁금했던 사건의 이면을 오늘 잘 짚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권민철> 고맙습니다.

◇ 김현정> 훅 뉴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