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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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10(목) "에누리는 청량리시장, 패션은 영동시장 최고"
2015.09.10
조회 101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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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희준 (전통시장 도슨트)



여러분은 무엇을 보실 때, 또 어디를 다니실 때 두근두근 가슴이 뛰시나요? 지금 이 시간 만나볼 분은 20대 청년인데요, 전통시장에만 가면 가슴이 두근두근 뛴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난 3년간 전국을 누비며 돌아다닌 전통시장 개수가 490여 개라는데요. 엄청난 숫자죠? 스스로를 '전통시장 도슨트', 즉 전통시장 해설사라고 소개를 하는 28살 이희준 씨를 만나보겠습니다. 이희준 씨, 안녕하세요.

◆ 이희준>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박재홍> '전통시장 도슨트'? 말이 어렵네요? (웃음)

◆ 이희준> (웃음) 좀 어렵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시장에 대해서 해설하는 분', 이렇게 이해하면 될 것 같은데요. ‘도슨트’라고 이렇게 이름을 붙인 이유가 있을까요?

◆ 이희준> 사실 전통시장 해설사라고 하는 게 조금 더 맞죠. 그런데 전통시장에 있는 상인분들이 해설사라는 존재를 언젠가 사용하실 거라고 생각이 돼서 젊은 감성에 맞게 조금 더 어려운 단어를 선택을 했습니다.

◇ 박재홍> 뭔가 멋있어 보이네요. (웃음)

◆ 이희준> (웃음) 좀 멋있어 보이죠?

◇ 박재홍> 그래요. 한국 사람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 참 유익할 것 같네요.

◆ 이희준> 네, 외국 분들이 사실 관심이 더 많으시고요. 한국에 있는 로컬 시장에 대한 수요가 많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시장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하고 어떤 상품을 파는지, 먹거리들을 다 직접 드셔보시겠네요.

◆ 이희준> 네, 제가 기록으로 남기고 있는 것들은 사실은 다 먹어보고 입어보고 체험해 본 것들만 기록을 남기고 있어요. 사실은 시장의 모든 것들을 먹어봤다고 할 수 있겠죠. (웃음)

◇ 박재홍> (웃음)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 20대 청년이시잖아요.

◆ 이희준> 네, 맞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20대 남자들은 대부분 홍대나 신촌같은 젊음의 거리를 배회하는데 말이죠. 전통시장을 너무 사랑하셔서 490여 군데를 돌아다니며 속속들이 다 알고 계신 거 아닙니까? 왜 이렇게 전통시장이 좋으신 거예요.

◆ 이희준> 사실은 제가 전통시장에서 식재료를 배송하는 벤처회사를 했었는데요. 전통시장에서 취급하는 식재료들이 이렇게 좋은지 몰랐습니다. ‘이 좋은 걸 나만 알고 있으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니게 된 것이 이렇게 많이 다니게 됐네요.

◇ 박재홍> 좋아서 시작했는데 일이 커져버렸어요.

◆ 이희준> 네, 좀 많이 커져버렸습니다. (웃음)

◇ 박재홍> (웃음) 시장 계신 분들이 알아보시겠어요?

◆ 이희준> 네, 시장에 계시는 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고요. 어떤 분들은, ‘또 왔냐’ 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 박재홍> 본인의 시장 상품을 알려달라고 요구하시는 분들도 계시겠네요.

◆ 이희준> 네, 그런 분들이 계시는데 사실은 이미 다 좋은 물건들을 팔고 계시고, 단골들이 많으신 곳들이기 때문에 기록으로 조금씩 남겨드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 박재홍> 그래요. 우리나라 전통시장이 약 1300여 개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전통시장만의 매력, 뭔가요?

◆ 이희준> 전통시장만의 매력은 사람이 있고 또 철학이 있는 분들이 계시다는 건데요. 매출은 물론, 상품에 대해서도 전문성을 가지고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공간이 '전통 시장이다'라고 생각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시장 가셔서 먹거리도 많이 드셨다고 했잖아요. 그러면 전통시장에는 일반 음식점에서 먹기 힘든 전통이 있는, 구수한 먹을거리가 있을 것 같은데요. 기억에 남는 먹을거리가 있나요?

◆ 이희준> 조금 먼데요. 제주에 있는 동문시장에 가시면 서리태 콩국수라는 콩국수가 있거든요.

◇ 박재홍> 콩국수요?

◆ 이희준> 네. 콩국수인데 제주도에서 나는 국산 콩으로 만든 서리태콩국수입니다. 그 콩국수는 제주 동문시장에 있는 그 식당에 가야지만 드실 수 있거든요. 그래서 희소성도 있고 콩국수에 소금을 넣지 않아도 정말 정말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또 전통시장만의 맛이 있겠죠. 그리고 전통시장의 맛은 뭐니 뭐니해도 값을 깎는 거 아닙니까? (웃음) 흥정이 된다는 게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기쁨이 아닐까 싶은데 흥정이 제일 잘 되는 시장은 어디였어요?

◆ 이희준> 흥정이 가장 잘 되는 시간은 청량리에 있는 청과물 시장이 가장 잘 되고요.

◇ 박재홍> (웃음) 그래요? 서울 청량리에 있는 청과물 시장?

◆ 이희준> 그렇습니다. 한번 지나갔다 오면 사과를 2개 더 받으실 수 있거나 또 가격을 깎으실 수 있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 박재홍> 청량리에 계신 분들이 인심이 좋군요.

◆ 이희준> 네, 맞습니다.

◇ 박재홍> 오히려 지역의 시장보다 청량리가 인심이 좋다고 느끼셨다니까 굉장히 재미있네요. 그리고 시장에서 먹거리나 또 다른 여러 가지를 살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어렸을 때 운동화를 사러 갔던 기억도 나고 옷도 샀던 기억이 나는데요. '패션하면 이 시장이다' 생각나는 곳이 있다면 어디가 있을까요?

◆ 이희준> 패션하면 이 시장이다... 라고 할 수 있는 시장은 수원에 있는 영동시장을 추천해 드리고 싶은데요. 수원의 영동시장은 한복을 파는 시장입니다. 전통시장에서 판매가 되고 제작이 되는 한복들도 상당히 수준급의 한복들이 많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이희준> 그래서 추천을 해 드리고 싶네요.

◇ 박재홍> 시장을 정말 많이 다녀보신 것 맞네요. 제가 종목을 말씀드릴 때마다 바로바로 나오니까 밖에 있는 제작진들도 놀라고 있어요. (웃음) 이젠 전통시장도 개량을 해서 깨끗하게 만들었잖아요? 그래서 시민들이 쉽게 올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많아지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가 밀려오면서 전통시장에 계신 상인분들이 어려움을 많이 호소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실제로 어떻습니까?

◆ 이희준> 사실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요. 아무래도 소비층 자체가 연령대가 높아서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다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오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들이 조금 많거든요.

◇ 박재홍> 그래요. 어떤 문제가 있죠?

◆ 이희준> 그러니까 젊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소비층이잖아요. 그런데 전통시장보다는 대형 마트쪽으로 많이 향하다 보니까 실제로 전통시장의 매출이 올라야 되는데 그런 부분들이 어렵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 박재홍> 구매력이 있는 층들이 많이 안 온다는 그런 말씀들인 것 같네요. 20대, 30대 커플이 가도 충분히 재밌을 수 있는 곳이잖아요?

◆ 이희준> 네, 재미있는 시장이 정말 정말 많죠.

◇ 박재홍> 이희준 씨는 데이트도 시장에서 하시나요?

◆ 이희준> 네, 시장에서 데이트하고 있고요.

◇ 박재홍> (웃음) 여자친구가 좋아합니까?

◆ 이희준> (웃음) 먹을 거, 맛있는 거 추천해 주면 그렇게 좋아합니다.

◇ 박재홍> 데이트코스로 좋은 시장은 어디예요?

◆ 이희준> 최근에 제가 많이 추천하고 있는 시장은 인천에 있는 신포국제시장입니다.

◇ 박재홍> 신포국제시장이요? 닭강정이 유명한 곳이죠?

◆ 이희준> 맞습니다. 잘 알고 계시네요.

◇ 박재홍> 저도 조금 압니다. (웃음)

◆ 이희준> (웃음) 닭강정이 유명하지만 최근에 맛있는 것들이 많이 늘어나서 화과자도 있고요. 또 떡도 있고, 닭강정인데 부드러운 강정도 있습니다.

◇ 박재홍> 말씀 들어보니까 가족끼리 가도 굉장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드네요. 이제 더 다닐 시장이 900여 개 남으신 것 같은데 이희준 씨의 최종목표는 뭡니까?

◆ 이희준> 국내에 있는 시장을 다 다니는 게 장기적인 목표고요. 또 전 세계에 있는, 다른 국가에 있는 전통시장들도 기록하고 소개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단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국내 시장 지도뿐 아니라 세계 시장 지도까지 만드는 그날 한번 기대해 볼게요. 고맙습니다.

◆ 이희준>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전통시장을 알리는 청년, 이희준 씨를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