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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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23(화) 원희룡 "대통령의 사과, 백번이라도..뭐가 문제인가"
2015.06.23
조회 112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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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원희룡 (제주도지사)



-관광객 절반 뚝, 관광버스 가동률 10분의 1
-잠복기 지났지만 격리기간 연장해
-교육청과 이견 없어, 과도한 격리 조율해
-메르스 사태, 대통령이 무한책임 져야


제주 관광산업이 얼어붙었습니다. 메르스 한파로 외국인 여행객이 급감했고 국내 여행객도 줄고 있죠. 이 때문에 제주도 경제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습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연결해서 현지 상황과 대책을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희룡 지사님 안녕하십니까?

◆ 원희룡> 안녕하세요.

◇ 박재홍> 메르스 한파 때문에 제주도가 어렵다는 소식이 계속 들리고 있는데요. 어느 정도 심각한 상황인가요?

◆ 원희룡> 아무래도 외국 관광객이 취소가 많이 돼서요. 평소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지금 내려가 있는 상태고. 국내 여행객들도 바깥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보니까 특히 단체여행객들이 취소가 많이 돼서 전세버스 같은 경우는 가동률이 기존의 10% 정도 밖에 안 되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 박재홍> 정말 심각하네요. 그러니까 거의 10분의 1 정도 수준밖에 버스가 운행이 안 되는 거네요?

◆ 원희룡> 네, 단체여행객 경우에 그렇다는 거죠.

◇ 박재홍> 외국인 여행객도 굉장히 많이 줄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어느 정도 준 건가요?

◆ 원희룡> 통계적으로는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고요. 지금 6~7월 예약이 많이 취소됐는데 신규예약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현재 절반 정도로 관광객 규모가 떨어졌습니다. 그런데도 바닥까지는 조금 더 악화되지 않을까 그렇게 저희들이 각오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참 고민이 많으시겠습니다. 그런데 제주도에 메르스 여파가 미친 이유가 141번째 환자가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제주도를 다녀갔기 때문이잖아요. 현재 제주도 대응상황은 어떻습니까?

◆ 원희룡> 141번 환자가 제주도에 왔을 때는 아무런 증세가 없는 잠복기였어요. 제주를 떠난 지 이틀 뒤에 서울에서 확진을 받은 건데요. 그 이후에 저희가 141번 환자 접촉자를 한 180명 가량을 격리하거나 밀착감시를 했고요. 그래서 공식 잠복기가 어제 다 끝났습니다. 현재까지 아무런 추가 감염자가 전혀 한 명도 없는 상황이고요. 그런데도 저희는 워낙 청정제주라는 이미지를 지켜가야 되기 때문에 자가격리기간을 3일 더 연장하고 능동감시 대상자에 대한 모니터링도 일주일 연장해서 만에 하나의 가능성까지 대비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추가적인 메르스 환자 유입 차단도 해야 할 것 같고요. 그리고 141번째 환자가 머물렀던 신라호텔 이부진 대표도 어제 만나셨죠?

◆ 원희룡> 네, 그렇습니다. 지난 17일 밤중에 연락이 왔는데요. 신라호텔이 밤새 CCTV를 통해서 141번 잠복기 환자의 동선을 파악하거나 당시 투숙했던 명단을 파악하는데 워낙 협조들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어차피 신라호텔을 거쳐 간 사람이 많이 있기 때문에 저희들이 영업자제를 요청했는데, 이부진 대표가 날이 밝자마자 내려와서 바로 영업중단이라는 초강수의 결단을 내리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그 다음에 방역조치라든가, 신라호텔을 거쳐 간 사람들의 동선추적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워낙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 주셔서 저희들이 감사도 했고요.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청정지역 유지와 제주관광의 회복을 위해서 같이 협력을 하자고 여러 가지 의논을 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현재도 영업이 중단된 상태인가요?

◆ 원희룡> 네,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언제쯤 재개가 되는 건가요?

◆ 원희룡> 우선 자체적으로 상황을 판단해서 6월 말이 좀 지나면 저희들이 정확한 시점에 대해서는 판단을 하게 될 겁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리고 141번째 환자랑 접촉했던 것으로 파악된 학생과 교직원의 등교자제 조치를 했던 제주교육청과 제주도가 이견이 있었던 거잖아요. 현재는 어떤 상황인가요?

◆ 원희룡> 이견이라고 할 건 없고요. 그거는 밖에서 보는 쪽에서 걱정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 교육청에서는 휴교를 하지 않는 대신에 학교현장에서 매우 선제적이고 강화된 조치를 취했습니다. 특히 141번 환자 건이 발생한 이후에 격리조치를 좀 지나치게 확장시키다 보니까 예를 들어서 당시에 전혀 근무하지 않은 비번이었던 직원의 가족들까지도 격리대상자로 포함시키는 상황이 발생을 했거든요. 이런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 또 우리가 학교 급식문제도 지원받는 학생에게 낙인효과가 생길까봐 누가 누구인지 모르게 하는데, 메르스로 인해서 아직 철이 없는 아이들끼리 서로 상처가 되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꼭 필요한 감시나 격리대상으로 제한을 해서 운영하자고 저희들이 의견을 제시한 거고요. 내용적으로는 서로 취지가 똑같기 때문에 조율이 다 되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지사님께서 ‘교육현장에서 일부 학부모 성화에 못 이겨 비교육적인 조치를 했다’라고 비판도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 원희룡> 그게 극단적으로 어떤 조치들이 일부 있었냐 하면요. 예를 들어서 호텔이든 다른 관광지든 승마장이든 141번 환자가 다녀갈 당시에 근무조도 아닌 사람들의 자녀들까지 혹은 승마장에 다녀간 고객의 자녀들까지 다 명단에 포함을 시키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당사자들이 사실은 저희 행정당국으로 민원들을 절절하게 제시해 왔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저희가 대변도 해 주고 어떻게 보면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준 거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 박재홍> 한마디로 너무 원을 크게 그렸다는 말씀이네요.

◆ 원희룡> 그렇습니다. 그건 열심히 하다 보니까 그런 거고요. 조정하면 되는 문제입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만나고 있습니다. 메르스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 같아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정부 조치에 대해서 ‘비밀주의였다, 너무 허술했다’ 이런 비판이 많았는데요. 지사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 원희룡> 우선 초기에 질병관리본부나 보건복지부에서 이게 과연 국가적 위기 상황이냐는 초기판단이 층층시하를 거치면서 우리 국가의 위기 컨트롤타워나 우리 대통령까지 정확하게 정보 전달이 안 되고 차단됐던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병원 이름을 공개를 해 주고 대중들의 불신과 공포를 빨리 막아야 됐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사실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가 않거든요. 위험부담이 큰 결정이니까요. 그래서 이 부분을 장관이나 대통령이 결정해 줘야 되는데 결정해야 할 타이밍을 놓친 이 부분이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 박재홍> 즉 컨트롤타워 얘기도 계속 나오잖아요. 그러면 컨트롤타워는 누구입니까, 대통령입니까, 국무총리입니까?

◆ 원희룡> 지금 저희가 제주도 지방자치를 하다 보니까 저희들은 기본 상대가 행정자치부입니다. 국민안전처가 지난 번 세월호 이후에 만들어졌고요. 그다음에 질병관리본부는 보건복지부 산하에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사실은 서로 통일된 정보와 지침을 주고받는 데 저희들도 초기에 혼선을 많이 겪었습니다. 그래서 이 시스템도 정비를 해야 될 것 같고요. 그리고 기본적인 컨트롤타워는 어차피 장관, 총리, 대통령 순으로 있는 건데요. 어차피 최고 통치권자가 이런 칸막이를 뛰어넘고 민심을 읽으면서 국민의 공감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된다는 점에서는 결국 장관과 대통령, 위쪽이 무한책임을 진다고 봐야 되겠죠.

◇ 박재홍> 그렇다면 청와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명확히 했다면 지금같은 혼란은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원희룡> 물론 시스템의 문제는 단순히 책임이 여기냐 저기냐 그렇게 따질 문제는 아니겠지만요.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가 국민들의 불안감에 대처하는 공감능력, 또 국민들의 마음을 읽는 것이라든지 아니면 정보공개를 통해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신뢰가 없으면 사실은 리더십이라는 것은 설 수 없거든요. 그 점을 좀 간과하지 않았나, 이점이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 박재홍> 새정치민주연합이 어제 성명을 통해서 ‘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하다’라고 입장을 밝히고 있잖아요. 지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동의하십니까?

◆ 원희룡> 국정의 무한책임을 지는 게 대통령이고 정부이기 때문에 국민한테 사과하는 거야 백번이든 천번이든 그것이 무엇이 문제겠습니까? 당연히 무한책임을 느끼고 계실 거라고 생각이 되고요. 아무튼 현재 국제적인 위신 추락, 국가신인도까지 추락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메르스를 빨리 진정시키고 국민의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게 무엇보다도 급하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주를 사랑하는 국민들께 꼭 하고 싶은 당부의 말씀, 짧게 해 주신다면요.

◆ 원희룡> 우선 제주는 141번 잠복기 환자와 관계없이 가장 엄격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청정제주를 지킬 테니까 메르스로 받은 스트레스를 제주에 와서 힐링하고 가십시오. 저희들이 청정하고 안전하게 지키고 있겠습니다.

◇ 박재홍> 제주도 안심하고 더 많이 방문해 달라는 말씀이세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원희룡> 네, 고맙습니다.

◇ 박재홍> 제주특별자치도의 원희룡 지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