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1(월) "뉴욕 한인 네일숍 보도 그후.. 분노에서 자성으로"
2015.06.01
조회 55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임미현 (워싱턴 특파원)



-한인 특유의 일당제와 저임금이 문제 돼
-美노조 힘 실리면서 노동이슈 부각 중
-뉴욕 한인회와 미주 한인회 내홍 갈등
-한인, 지역주민과 융화못한다는 지적도


요즘 뉴욕 한인 사회가 어수선하다고 합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가 한인들이 주로 운영하는 네일숍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대대적으로 파헤치는가하면 뉴욕 한인회의 분열상을 상세히 보도하기도 했죠. 여기에 한인노인 3명이 20대 흑인에게 폭행당하는 일도 벌어졌는데요. 도대체 뉴욕 한인사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워싱턴에 나가있는 CBS 보도국의 임미현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임미현 특파원, 안녕하세요.

◆ 임미현> 네. 워싱턴입니다.

◇ 박재홍> 요즘 뉴욕 한인사회 분위기가 말이 아닌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 임미현>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어수선합니다. 일부 한인들은 네일숍 등의 문제로 한인의 치부가 드러났다며 부끄럽다고 하고 있고요. 또 일부는 사실과 다르게 과장되거나 왜곡됐다면서 분노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한국과 또 한인에 대해서 좋지 않은 이미지가 확산될 거라는 우려가 아주 큰 상황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먼저 네일숍 얘기를 해 보죠. 우리 한인들이 많이 운영을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곳에서 노동착취가 만연하고 있다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인사회가 강하게 반발하는 그런 상황이 아닙니까? 지금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 임미현> 뉴욕타임스의 보도 직후 기사 내용이 과장됐고 또 한인에 대한 비하, 인종차별이 담겨져 있었다는 목소리가 아주 높았습니다. 항의시위와 정정보도, 법적 대응 등 격앙된 반응이 주를 이뤘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달라졌습니다. 한인네일협회 이상호 회장은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와서 어두운 부분도 있었을 것으로 보고, 이번 기회에 우리 스스로를 자정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또 ‘이번에 발생한 노동환경문제는 특정 업체나 특정 국가 출신이 운영하는 업소의 문제가 아니라 네일업계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라면서 네일업계와 주정부가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를 했습니다.

뉴욕 네일업계는 30여 년 전이죠. 한인이 주도해서 시장을 굉장히 많이 키워왔습니다. 지금도 50%에서 60%는 한인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고급화를 지향하고 있고 노동자 임금은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저가공세를 하는 소규모 업소는 상황이 여전히 열악합니다. 상당수 업소들은 한국적인 사고에서 노동자의 임금을 일당제로 줘왔는데요. 이것을 미국이 하고 있는 시급제로 바꿔서 계산을 해 보면 시간외 근무수당이라든지 최저임금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해서 한인네일협회는 당초 강경했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서 미국식 시급제 추진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주정부와 협력하고 교육과 캠페인에 나서겠다고 강조를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실제로도 그런 문제들이 일정 부분 있었던 게 사실인 것 같네요. 그리고 뉴욕타임스는 네일숍뿐만 아니라 식당, 주유소, 음식배달업 등의 노동착취도 보도를 했었는데요. 그러면 이것 역시 우리 한인들이 운영하는 자영업소에 타격이 있지 않을까요? 어떻습니까?

◆ 임미현> 그렇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잇따라 기획보도를 통해 네일숍뿐만 아니라 주유소, 식당, 건설업의 노동 착취는 오히려 더 심각하다고 지적을 했는데요. 이 역시 한인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업종입니다. 한인 단체 관계자는 ‘뉴욕타임스가 노동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최근 미국의 실업률이 낮아지고 또 노조의 힘이 실리면서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지난 1990년대 후반에는 미국의 청과업계 산업이 저임금 노동자 문제로 사회 이슈가 됐었는데요. 당시 청과업계는 한인들이 대부분 운영을 하고 있었고요. 마치 지금의 네일업계 상황과 아주 흡사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민주당 성향이 강하고, 뉴욕시와 주정부 역시 민주당인데요. 민주당이 노동자 권익을 정책의 우선순위로 두고 있고 내년 대선까지 있기 때문에 한인업소 여부를 떠나서 노동문제 그 자체가 앞으로 상당 기간 이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정치계가 노동계에 가지고 있는 관심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를 하면 좋겠군요.

◆ 임미현>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한인회 문제도 나오고 있는데 이번에도 보도 출처가 뉴욕타임스예요. 뉴욕타임스의 기사를 보면 2명이 한인회 회장임을 자처하면서 한인사회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보도인데요. 뉴욕한인회 사태는 어떻게 보고 있는 건가요?

◆ 임미현> 34대 한인회장 선거 과정에서 김민선 후보에 대한 자격 박탈. 또 이에 맞선 한인뉴욕회 정상화위원회의 민승기 위원의 탄핵, 그야말로 난맥상을 있는 그대로 보도를 했습니다. 제각각 회장 취임식을 치른 두 사람이 별도 사무실에서 회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또 각종 행사에도 제각각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사회에서 한국 이민자들이 그동안 통합해 왔던 뉴욕한인회의 중요성이 이제는 시들해졌다라고 지적을 했고요. 마치 한인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모습입니다.

일각에서는 뉴욕타임스가 한인사회 문제에 대해서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있는데요. 사실 뉴욕 한인사회는 민족 구성으로 볼 때 히스패닉과 흑인사회 다음으로 조직이 크고 정치적 영향력도 큰 단체입니다. 또 미국 사회가 다양성을 중요시하고 있죠. 따라서 현지 언론이 한인사회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측면도 있습니다. 그만큼 지역 사회에 대한 책임도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최근 뉴욕한인회뿐만 아니라 미국 각 지역의 한인회를 대표하는 미주 한인회총연합이라는 조직이 있는데요. 여기도 총회장이 2명이 나서서 지금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해 버지니아주 의회가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를 함께 쓰도록 하는 이른바 동해병기법안을 통과시켜서 한인 사회가 대단한 역량을 보여줬었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지금 이 성과를 놓고 한인사회 안에서 이른바 논공행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결코 아름답지 않은 모습이 계속되면서 그야말로 씁쓸할 따름입니다.

◇ 박재홍> 고향땅을 떠나서 미국에 살고 계신 분들인데, 문제가 좀 잘 해결되면 좋겠네요.

◆ 임미현> 그러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얼마 전에 뉴욕에 사는 70대 한인 노인들이 맥도널드 매장에서 폭행을 당했다는 뉴스가 나와서 충격을 줬었는데요. 이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한인에 대한 편견이나 불만의 표현이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어떻습니까?

◆ 임미현> 일단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기는 했는데요. 지금 경찰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지난번 폭행사건과의 관련성이나 한인 노인이라는 이유로 특별하게 문제를 일으킨 것과는 관련성이 적은 것으로 보입니다.

◇ 박재홍> 지금 말씀하신 과거의 사건이 지난 1월에 한인 노인들이 카페에 오래 앉아 있었다고 해서 매니저가 쫓아냈던 그 사건 말씀하시는 거죠?

◆ 임미현> 그때 불매운동도 있었고 파장이 상당히 컸었죠. 다만 이번 사건의 경우는 흑인 20대 청년 한 사람이 폭행을 한 경우고요. 매장과의 연관성은 그렇게 크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지난번과 같은 상황이 있었는지 면밀히 지켜볼 필요는 있겠고요. 만약 한인이라든지 한인사회에 대한 지역사회의 불만에서 연유됐다면 그 원인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할 때인 듯 싶습니다.

지난달 볼티모어 흑인폭동 당시에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인 NPR은 유독 한인 상점에 대한 약탈과 방화가 많았던 점을 언급하면서 한인을 포함한 아시아인들이 지역 주민과 그다지 잘 융화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을 했습니다. 최근 한인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를 보면서 한국인 못지않게 미국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좀 더 나은 역할, 좋은 역할을 해 주기를 바라는 기대가 큰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 박재홍> 말씀 잘 들었습니다. 한인사회 문제가 빨리 수습이 되면 좋겠네요. 워싱턴에 나가 있는 CBS 임미현 특파원과 함께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