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4(목) 지하철 추락 노인 구조 청년 "여친, 엄마.. 잘했다 칭찬"
2015.06.04
조회 1354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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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정욱 (구조한 학생)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우리 곁의 영웅을 만나보겠습니다. 광주광역시 쌍촌역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80대 할아버지를 3명의 청년들이 힘을 합쳐 구조하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불과 1, 2분 후면 지하철이 도착하는 긴박한 순간이었지만 망설임 없이 선로로 뛰어들었던 용감한 세 청년들. 1명은 쌍촌역의 공익근무요원이라서 누군지 알 수 있었는데요. 나머지 두 청년은 이름도 연락처도 안 남기고 사라져서 쌍촌역 측에서는 이 두 청년을 찾는다라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뉴스쇼에서 수소문 끝에 한 분을 찾았습니다. 전화로 만나보죠.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인 이정욱 씨를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정욱>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반갑습니다. 먼저 굉장히 용감한 일을 하셨다, 칭찬을 드리고 싶어요. (웃음)

◆ 이정욱> 감사합니다. (웃음)

◇ 박재홍> 자기소개를 간단히 해 주실까요?

◆ 이정욱> 저는 광주광역시 조선이공대학교에 다니는 자동차학과 이정욱입니다.

◇ 박재홍> 그러시군요. 자동차를 공부하고 계시네요?

◆ 이정욱> 네.

◇ 박재홍> 사건 얘기를 좀 해보면 선로에 떨어졌던 할아버지와 반대편에 서 계셨다고 들었는데요. 맞습니까?

◆ 이정욱> 네. 할아버지께서는 저와 반대편 선로에 계셨어요.

◇ 박재홍> 그랬는데. 할아버지가 떨어지시는 것을 발견하고 반대편 선로에서 뛰어드신 거예요, 그러면?
·
◆ 이정욱> 네. 제가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고요. 휴대전화를 하면서 의자에 앉아 있는데 쿵 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일어나서 소리 난 쪽을 봤죠, 그런데 할아버지께서 떨어져 계셔서 깜짝 놀래 당황스러워하고있는데, 옆에 있던 청년 한 분이 기타 가방을 메고 있었는데 기타 가방을 풀고 뛰어들어가려는 모습을 봤어요. 그래서 저도 정신을 차리고 가방을 풀고 뛰어들어가게 됐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두 분 청년 모두 반대편 선로에 서 계셨던 거네요?

◆ 이정욱> 네. 그렇죠.

◇ 박재홍> 옆에 기타를 들고 있던 청년이 뛰어들려고 하니까, 같이 용기를 내서 들어가셨던 거네요.

◆ 이정욱> 네. 그리고 바로 제 옆에 안전요원이 있었는데 (안전요원은) 상황보고를 하려고 무전을 했어요. 그리고 청년이 뛰어들고 그다음에 제가 뛰어들고 공익근무요원도 같이 뛰어든 거에요. 구조하는 상황에서는 공익근무요원에게 (선로 위로) 올라가라고 하고, 위에서 공익근무요원이 잡아당기고 저희가 뒤에서 밀어 올렸죠.

◇ 박재홍> 그런데 같은 선로에 있던 것도 아니고, 반대편 선로에서 벌어졌던 일이잖아요. 그리고 1, 2분 사이에 전철이 들어오는 상황인데 어디에서 그런 용기가 나셨어요?

◆ 이정욱> 그 당시에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고요. 지금도 어떻게 했는지 잘 모르겠는데.. 맨 처음 할아버지가 떨어지신걸 봤을 때 당황해서 몸이 얼어서 굳어버렸던 것 같아요.

◇ 박재홍> 지켜보는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요.

◆ 이정욱> 네. 몸이 얼어버렸는데, 한 분이 뛰어드니까 저도 여기서 ‘가만히 있으면 정말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자연스럽게 뛰어든 것 같아요. 무슨 생각을 하고 뛰어든 게 아니라... 어떻게 설명해야 될 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 박재홍> 반사적으로 ‘구해야겠다’ 이런 생각만 가지고 확 뛰어드신 거네요?

◆ 이정욱> 네, 그런 것 같아요.

◇ 박재홍> 선로에 할아버님이 떨어져 계셨던거 잖아요. 그 때 할아버지 상태는 어떠셨습니까?

◆ 이정욱> 할아버지께 가까이 갔을 때 술 냄새가 많이 났거든요. 그래서 취하신 것 같았어요. 그런데 할아버지가 떨어지시면서 아파서 소리라도 지르실 것 같았는데 그냥 눈만 끔뻑끔뻑하시고 아무 소리도 안 내셔서 더 긴박했던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래서, 더 ‘큰일이구나, 빨리 응급조치해야겠다’ 싶어서 구조에 신속을 기했던거네요. 그러면 구조에 함께했던 기타 들었던 청년하곤 말씀 나누셨어요?

◆ 이정욱> 아니요, 저도 학교를 가는 길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분이 할아버지 자리에 딱 앉혀드리는 걸 확인을 한 후에 바로 지하철이 와서, 지각하면 안 되니까 전철 타고 바로 갔습니다. (웃음)

◇ 박재홍> (웃음) 두 분 다 영화 같은 분들이네요. 슈퍼맨 같이 나타나서 확 구해 드리고 바로 학교로 돌아가신거네요.

◆ 이정욱> (웃음) 우선 지각하면 안 되니까요.

◇ 박재홍> (웃음) 1, 2분 후에 전철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구조를 하고 나서 굉장히 멍하셨다고 했잖아요. 그럼 구조하고 난 다음에도 저 같으면 가슴이 벌렁거려서 다음 기차를 타거나 숨을 골랐을 것 같은데요?

◆ 이정욱> 할아버지 떨어지신 것을 봤을 때 휴대전화 하고 있었다고 그랬잖아요. 여자친구랑 통화를 하고 있었어요.

◇ 박재홍> 여자친구랑요? (웃음)

◆ 이정욱> 올려드리고 다시 와서 전화를 받았는데요. 말이... 계속 이어지지도 않고, (가슴이) 벌렁 벌렁거려서 우선 끊고 나중에 이야기하자했어요. 그리고 전화를 끊었는데 바로 열차가 와서 우선 탔죠. 타고 숨 좀 가라앉히고 다시 전화를 했죠.

◇ 박재홍> 할아버지를 구해드리고, 여자친구한테 전화하니까 뭐라그러던가요?

◆ 이정욱> 걱정할까 봐 전화를 했는데, 무슨 일이냐고 그러더라고요.

◇ 박재홍> 그래서 다 상황을 설명해 주셨어요?

◆ 이정욱> 우선 있었던 상황을 말을 하니까 되게 놀라더라고요.

◇ 박재홍> 그래요.

◆ 이정욱> 잘 했다고, 그냥 그렇게만 말했어요.

◇ 박재홍> 여자친구가 잘했다고 얘기합니까? 선로에 뛰어드는 게 위험할 수 도 있겠다 싶어서 뭐라고 하지는 않았어요?

◆ 이정욱> 저희 어머니도 그렇게 걱정 안 하시고 잘했다고만 했어요.

◇ 박재홍> (웃음) 부모님도 칭찬하시고 여자친구도 격려하고 웃으면서 ‘자랑스럽다, 내 남자친구.’ 이렇게 말씀하셨다?

◆ 이정욱> 네.

◇ 박재홍> 할아버지랑 그 이후에 말씀을 나눠보셨습니까?

◆ 이정욱> 아니요. 제가 학교로 바로 가서요. 그러니까 구해드린 할아버지가 괜찮으신 지 알고 싶었는데... 나중에 광주 MBC를 통해 할아버지가 입원하셨고 가벼운 찰과상 정도만 입으셨다고 소식을 들었고요. 그리고 기타 멘 그 청년도 인사라도 한 번 하고 싶었는데 제가 학교도 다니고 하다 보니까... 그분들을 만나지는 못했어요.

◇ 박재홍> 그러셨군요. 나중에 할아버지 계신 병원에 한번 찾아가셔서 인사 나누시면 굉장히 고마워하시고 기뻐하실 것 같네요.

◆ 이정욱> 그러실 것 같아요.

◇ 박재홍> 기타맨이랑은 연락을 해보신적은 없는거죠?

◆ 이정욱> 네, 한 번도 연락을 해 본 적 없어요.

◇ 박재홍> 두 분이 함께 만나서 밥도 한번 드시고 그러셨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본인을 찾고 있다는 소식은 어떻게 들으셨어요?

◆ 이정욱> 학교에서 쉬는 시간이 됐는데요. 과 동생이 SNS를 보여주면서 동영상이 올라왔다고 하는데... 제 얼굴이 너무 잘 보여가지고. (웃음)

◇ 박재홍> 아, 지인들이 이정욱 씨라는 걸 정확하게 알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하게 동영상에 나오신거죠. (웃음) 잘하셨어요. 친구들도 자랑스러워하겠네요.

◆ 이정욱> 멋있다고 말하더라고요. 제가 뭘 그렇게 큰 일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옳은 일을 했다고만 생각 하는데, 그냥 뭐 그렇게 특별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고요. 동영상이 많이 올라와서 좀 솔직히 좀 창피하기도 해요.

◇ 박재홍> 무슨 창피한 일입니까.. 용감한 일을 하셨고 충분히 자랑스러워할 만한 그런 멋진 일이었어요.

◆ 이정욱> 감사합니다.

◇ 박재홍> 아침부터 따뜻한 소식 때문에, 많은 분들이 가슴이 따뜻해지실 것 같고요. 기분도 좋아지실 것 같아요.

◆ 이정욱> (웃음) 그럼 감사하죠.

◇ 박재홍> (웃음) 지금도 굉장히 성실한 분 같은데 열심히 공부하셔서, 나중에 또 원하는 직장에 꼭 취직하시면 좋겠어요.

◆ 이정욱> 감사합니다.

◇ 박재홍>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정욱>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80대 노인을 구출했던 이정욱 씨를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