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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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24(금) 훈남의경 "외할머니 생각에 90kg 폐지 손수레 끌어.."
2015.07.24
조회 125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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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박준성 (청주 의경)



한 장의 사진이 따뜻한 감동을 전해 줘 화제입니다. 사진을 설명을 드리면 경찰복을 입은 20대 청년과 70대 할머니가 고물이 가득 실린 수레를 끌며 나란히 걷고 있는데요. 쨍쨍한 뙤약볕이 무척 더워 보이지만 참 다정하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사진입니다. 두 사람은 대체 무슨 사이일까요? 얼핏 보기에는 할머니와 손자 사이 같지만 알고 보니까 난생 처음 길에서 마주친, 처음 만난 사이었다는데요. 어떤 사연이 숨어 있었던 것인지 직접 전화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사진 속의 바로 그 청년입니다. 청주 청원경찰서의 박준성 의경을 연결합니다. 의경님, 안녕하세요.

◆ 박준성>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지금 청주 청원경찰서에서 의경으로 근무하시는 거죠?

◆ 박준성> 그렇습니다.

◇ 박재홍> 하시는 업무가 뭔가요?

◆ 박준성> 현재 여기서 교통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당일에도 교통경찰로서 업무를 하고 경찰서로 복귀하는 길이셨다고요?

◆ 박준성> 그렇습니다. 근무를 다 하고 부대로 복귀 중에 있었습니다.

◇ 박재홍> 날씨도 더우니까 얼른 들어가서 쉬고 싶으셨을텐데.. 어떻게 할머니를 만나신거예요?

◆ 박준성> 부대로 복귀하는 중이었습니다. 오후 3시쯤이었고 날씨가 굉장히 더웠고요. 그런데 한 할머니가 언덕에서 수레를 끌고 올라가시는 걸 보고 당연히 도와드려야겠단 생각밖에 안 들어서 도와드렸습니다. 할머니 손수레가 많이 무거웠는데, 보니까 장판 조각이나 싱크대 부속품들이 되게 많아서 딱 봐도 무거워서 도와드렸습니다.

◇ 박재홍> 경찰서로 복귀하시는 와중에 우연히 일어난 일인데 사진이 찍힌거군요?

◆ 박준성> 그렇습니다. (웃음)

◇ 박재홍> (웃음) 사진 찍히는 건 모르셨던 거죠?

◆ 박준성> 네. 전혀 몰랐습니다. 사진이 찍히는 줄도 전혀 몰랐고요.

◇ 박재홍> 이 사진을 누가 찍으신 거예요? 누군가 차 안에서 지나가다가 찍은 건가요?

◆ 박준성> 그렇습니다. 한 시민 분께서 차 안에서 저를 찍으시고, 충북지방경찰청으로 사진을 보내셔서 그렇게 알게 된 겁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지방경찰청에 제보사진 받는 투서같은 게 있잖아요. 이런 것들이 주로 올텐데, 소속 경찰이 굉장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미담사례의 사진이 왔네요.

◆ 박준성> 그렇습니다.

◇ 박재홍> 알려지고 굉장히 기분 좋으셨겠네요.

◆ 박준성> 기분도 좋았고 당연히 제가 의경으로서 해야 할 일인데, 이렇게 기사가 크게 될 줄 몰라서 깜짝 놀랐습니다.

◇ 박재홍> 제가 아는 의경들은 다 이렇게 안 도와주시던데요. (웃음)

◆ 박준성> (웃음)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던 것뿐인데.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칭찬도 많이 해 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 주셔서 기쁩니다.

◇ 박재홍> 많은 경찰 여러분들이 시민들을 위해서 열심히 봉사하고 계신데, 그러한 장면이 딱 찍혀서 많은 분들에게 감동을 줬습니다. 별명도 붙었어요.

◆ 박준성> 별명이요? (웃음)

◇ 박재홍> 아세요?

◆ 박준성> 지금까지 별명 못 들어봤습니다.

◇ 박재홍> 훈남 의경. (웃음)

◆ 박준성> (웃음) 제가 훈남이 아닌데...

◇ 박재홍> 마음에 드세요, 훈남의경?

◆ 박준성> 그렇습니다. 마음에 굉장히 듭니다. (웃음)

◇ 박재홍> (웃음) 우리 박준성 일경님, 의경되신 지 얼마 안 되셨나봐요?

◆ 박준성> 그렇습니다. 이제 복무 9개월째, 10개월째에 접어드는 중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박준성> 다음 달이면 상경으로...

◇ 박재홍> 진급을 합니까, 이제?

◆ 박준성> 그렇습니다.

◇ 박재홍> 이제 막 훈련소 나오셔서 배치받으신 분 같아요. 군기가 단단히 드셨는데요?

◆ 박준성> 고맙습니다.

◇ 박재홍> 군인에게, 경찰에게 군기가 있다는 거 좋은 거죠. (웃음) 칭찬입니다. 할머니랑 수레를 끌면서 오순도순 말씀도 나누신 것 같아요. 수레 미시면서 무슨 말씀 나누셨어요?

◆ 박준성> 할머니께서 복 많이 받을 거고, 되게 착한 청년이고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가시면서도 계속 하셔서요. 기쁘기도 하면서 할머님이 좀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 박재홍> 할머니는 어떤 분이셨나요? 혼자 사시는 분이었습니까? 굉장히 힘든 가운데 일을 하시는 것 같았는데요?

◆ 박준성> 그렇습니다. 개인 사적으로 얘기는 많이 못했고, 끌고 오시는데 '덥지 않으시냐고, 물이라도 드셔야지 이렇게 힘들게 일하시면 큰일나신다'고 말씀드렸는데... 할머니가 저한테 계속 고맙다고 하셔서 찡한 마음이 좀 있었습니다.

◇ 박재홍> 우리 박준성 의경님은 참 마음이 따뜻한 분이네요.

◆ 박준성> 고맙습니다. (웃음)

◇ 박재홍> 수레 끌고 고물상까지 얼마나 가신 거예요?

◆ 박준성> 제가 할머니를 발견해서 수레를 대신 끌고 1km 정도 갔습니다. 일반인들에게 1km면 10분에서 15분 정도면 갈텐데, 수레다 무겁다보니까 한 30분 정도 끌고 간걸로 기억합니다.

◇ 박재홍> 생각보다 굉장히 오래 걸렸네요.

◆ 박준성> 그렇습니다.

◇ 박재홍> 대개 10분 정도 끌다가 ‘조심히 가세요.’ 이렇게 해 갈길 갈 수 있을 텐데, 끝까지 같이 가셨네요.

◆ 박준성> 그렇습니다. 제가 끌고 가다가 중간에 나오기도 그래서요. 너무 무게도 무거웠는데, 할머니한테 어디로 가시냐고 하니까 저기 밑에 고물상이 있다고 하셔서... 딱 복귀하는 길하고도 맞아서 제가 끝까지 끌어드리게 된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할머니가 그 무거운 짐을 고물상에 팔아서 아마도 생계비에 보태시려고 그랬던 게 아닌가 생각이 되네요.

◆ 박준성> 그렇습니다.

◇ 박재홍> 할머니랑 나란히 손수레를 끌고 도우시면서... 뭐랄까요, 우리 박준성 의경님의 친할머니라든가 외할머니 생각이 많이 나셨겠네요.

◆ 박준성>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노인 분들은 집에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지 않습니까? 그래서 외할머니께서 동네 산책하시면서 박스나 돈 좀 될 만한 것들을 파셔서 용돈에 조금 보태쓰셨는데 그런 게 생각나서 더욱 더 도와드리게 된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정말 잘 하셨어요. 그런데 고물상에 가셔서 할머니 짐을 재보니까 굉장히 많이 나갔다면서요. 무게가?

◆ 박준성> 딱 들어봐도 굉장히 무거웠는데... 고물상 가서 무게를 재보니까 더 놀랐습니다. 무게가 90kg가 육박했습니다.

◇ 박재홍> 90kg이요? 대단히 무거웠네요.

◆ 박준성> 그렇습니다.

◇ 박재홍> 할머니 입장에서는 박준성 의경님이 나타나서 도와줬던 게 정말로 고마운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 박준성> 그렇습니다.

◇ 박재홍> 앞으로 군생활 하시면서 굉장히 좋은 기억이 되고 앞으로 사회 생활 할 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준성> 네, 고맙습니다.

◇ 박재홍> 오늘 화제 인터뷰 주인공은 청주 청원경찰서의 박준성 의경을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