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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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다룰 주제는요?
◆ 김성완> 지난 달 아베 일본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신매매'라고 표현해서 국민적 공분을 산 적이 있는데요. 최근 방한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똑같이 '인신매매'라고 발언을 했지만 언론은 침묵했습니다. 아베한테는 발끈하고 케리는 괜찮다는 언론,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발언을 주의깊게 살펴보지는 못했습니다마는 정확히 어떻게 말한 거예요?
◆ 김성완> 이게 사흘 전이었는데요. 케리 장관이 윤병세 외교 장관과 한미외교 장관회담을 마친 직후에 공동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 아베 총리가 위안부를 인신매매 희생자라고 표현한 걸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런 질문을 받았는데요. 당시 한 언론이 그 당시 상황, 분위기를 전한 걸 제가 말씀을 드리면, 케리 장관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3초 정도 뜸을 들였답니다. 그리고 시선을 돌리면서 그 질문을 자신에게 한 것인지, 윤 장관한테 한 것인지 난감해하다가 진행자가 케리 장관한테 한 질문이다, 확인을 시켜주니까 이렇게 답변을 했습니다. ‘일본군에 의해 성적 목적으로 여성을 인신매매한 문제는 매우 중요하며 이는 인권에 대한 잔혹한 침해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요. 아베가 총리가 지난 달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한 말과 똑같이 '위안부는 인신매매'라고 말했지만 이 발언에 이의제기를 한 언론은 거의 없었습니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를 인신매매라는 말을 꺼냈을 때 그때 우리 언론의 반응은 굉장했었거든요. 당시 한 보수 언론의 기사 제목은 ‘위안부는 인신매매, 하늘도 노한 아베 연설’ 이거였고요. 아베 총리는 위안부를 인신매매라고 표현하면서 일본 정부의 책임을 교묘히 피해가는 꼼수를 부렸다, 이러면서 맹렬히 비난하기도 했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케리 장관이 말했던 그 인신매매라는 표현과 아베 총리가 말했던 인신매매, 그 의미가 다른 건 아니었을까요?
◆ 김성완> 아베가 하면 불륜이 되고 케리가 하면 로맨스가 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 두 가지 측면에서 다른 의미가 담겼다, 이렇게 해석을 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아베의 인신매매 발언에는 주어가 없었습니다.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발언을 할 때 인신매매의 주체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당시 국내에서는 민간업자들이 저지른 성매매라는 속뜻을 담고 있는 말이다, 이러면서 그것 때문에 더 분노를 하고 그랬었습니다. 하지만 케리 장관은 일본군이라고 하는 표현을 넣었었거든요.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것처럼 '일본군에 의해'라고 하는 표현이 들어갔었으니까 오히려 일본군이 저지른 것이라는 걸 분명히 했다, 그래서 나경원 국회 외통위원장은 이런 점에서 미국의 태도가 더 진일보했다, 이런 평가까지 했습니다. 둘째로는 인신매매는 미국에서 위안부 문제를 언급할 때 통상적으로 쓰는 표현이다라고 하는 이유 때문인데요. 미국은 실제로 강제성을 지닌 여성착취를 인신매매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미국 국무부는 아베 발언이 나왔을 때 환영 논평을 내기까지 했는데요. 아베 총리가 인신매매라는 표현을 처음 쓴 것은 나름대로 성의를 표현한 것 아니겠느냐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 박재홍> 지금 말씀하신 걸 들어보면 케리 장관의 인신매매 발언을 굳이 문제삼을 수도 없는 것 아니냐,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김성완> 제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여기까지 들으시는 분은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요. 세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 외교의 기본은 상호주의 원칙입니다.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르는 것이거든요. 미국 국무부가 환영 논평을 냈을 때 우리 외교부는 어떤 논평을 냈는지 아십니까? 서면 논평을 냈는데요. 위안부 문제에 본질을 호도하는 발언이다, 아베의 발언을 두고 이렇게 해서 비판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케리 장관이 미국이나 일본에 가서 인신매매라고 표현을 했다고 하면 그건 그 사람들의 얘기니까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여기는 한국이잖아요. 케리 장관이 한국에 와서 얘기할 때는 왜 한국 국민들이 인신매매라는 발언에 분노를 했을까라는 점을 고려했었어야 한다는 거죠. 그러니까 한국 정부가 인신매매 발언에 불편함을 느끼고 한국 국민들이 그걸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하면 한국 국민의 기준에 맞춰주는 게 당연합니다. 그게 외교의 기본인데요. 케리 장관은 오직 미국의 시각, 미국과 일본의 어떤 외교적인 관계를 의식한 시각에서 발언을 했다고밖에 볼 수가 없다는 거죠.
◇ 박재홍> 그러면 또 하나의 이유는 뭡니까?
◆ 김성완> 위안부를 인신매매라고 표현하는 것은 일본의 잔악한 인권침해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매년 세계인권보고서를 발표를 하는데요. 이게 국가별로 1등급에서 3등급까지 매긴 다음에 일종의 인신매매와 관련되어 있는 부분들을 국가가 어느 정도 잘 지키느냐, 실태가 어떠냐를 평가하는 겁니다. 거기에 보면, 한국은 원정 성매매를 보내는 나라이면서 강제 성매매를 시키는 나라로 기술이 되어 있습니다. 이런 문제하고 위안부 문제를 동격으로 놓고 얘기할 수 있겠느냐 하는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는 거죠. 미 국무부 인신매매 담당 대사가 있는데요.
◇ 박재홍> 인신매매 담당대사요.
◆ 김성완> 인신매매 담당 대사가 있는데, 인신매매 용어를 이렇게 정의를 한 바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강요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상황에 몰아넣는 모든 행동을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일반적인 성매매와 관련되어 있는 부분하고 지금 위안부 문제를 다 뒤섞어가지고 설명하는 것은 이건 너무 포괄적이다, 일본의 과거 행위를 얘기를 할 때는 우리가 인신매매라는 표현을 쓰면 안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는 거죠.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문제가 하나 더 있는데요. 인신매매라는 표현은 사실은 국제규범에도 맞지 않는 표현입니다. UN시민권리위원회가 권고를 한 게 있는데 위안부가 아니라 ‘강제 성노예’라고 불러야 한다. 이게 나오고 난 다음에 사실 국내에서도 ‘위안부’로 불러야 하느냐. ‘성노예 여성’으로 불러야 하느냐, 여러 가지 용어 정리를 두고 논란이 있었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고려해서 그분들이 마음에 상처를 받을 수 있으니까 ‘위안부’라고 하는 게 좋겠다, 이렇게 정리를 했던 거였거든요. 그리고 미국 어떤 입장으로 봐도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도 2012년 재임할 때 모든 문서와 성명에 위안부라는 말을 쓰지 말고 오히려 ‘성노예’라고 쓰라, 이렇게 지시를 한 바가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미국 정부 내에서도 인신매매라는 표현 대신에 성노예라고 표현을 해라, 인신매매는 부적합한 표현이다라고 판단을 했다는 것이죠. 그런 면으로 볼 때는 우리가 너무 케리 장관에게 저자세로 외교를 하고 언론이 그 부분에 대해서 너무 지적을 안 한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짚을 건 제대로 짚어야 한다, 이런 말씀이었습니다.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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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21(목) [행간] 아베한테는 발끈, 케리에게는 괜찮아?
201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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