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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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10(금) "용, 도깨비.. 청소년들의 한때 실수를 지워줍니다"
2015.07.10
조회 1112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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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권용성 ('사랑의 지우개' 안산 상록경찰서 경장)

요즘 일부 비행 청소년들 사이에서 문신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패션 수준의 타투가 아니라 조폭들이 몸에 그리던 수준의 문신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이 선택이 후회스러운 순간, 그 문신은 낙인처럼 아이들 혼자 힘으로는 지우기에 벅찬 주홍글씨로 남죠. 이 방황의 흔적을 희망으로 지워주는 ‘사랑의 지우개’ 프로그램이 각 지역 경찰청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다는데요. 안산 상록경찰서 권용성 경장을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죠. 경장님, 안녕하십니까.

◆ 권용성>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경찰청에서 운영되는 '사랑의 지우개' 프로그램,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 권용성> 경찰청과 대한피부과협회가 문신을 한 19세 미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인데요. 재활 의지와 올바른 학교생활을 다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 박재홍> 시행된 지는 얼마 안 된 프로그램이죠?

◆ 권용성> 2014년부터 지금 시행이 돼서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추진되어 가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문신이라고 하면, 조폭들이 목욕탕에 앉아서 보여주는, 용이 꿈틀거리며 승천할 것 같은 그런 그림을 연상하게 되는데요. 청소년들도 이런 문신을 하는 건가요?

◆ 권용성> 네.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는데요. 주로 강해 보이는 동물, 용이라든가, 일본의 도깨비를 오니라고 표현을 하는데 오니를 새긴 친구를 많이 봤습니다.

◇ 박재홍> 도깨비랑 용을 새겨요?

◆ 권용성> 네, 반팔, 긴팔이라고 해서요. 어깨에서부터 팔뚝까지 반팔까지 오는 모양이나, 긴팔이라고 어깨에서부터 손목까지 오는 문신을 하곤 합니다.

◇ 박재홍> 남학생들도 하는데 여학생들도 많이 한다면서요?

◆ 권용성> 여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라틴어나 영어가 새겨진 레터링이라고 하는 문신을 많이 하는 편이고요.

◇ 박재홍> 레터링이요? 문구를 써놓는 건가요?

◆ 권용성> 네, 사랑이나 운명 이런 단어를 선정해서 문신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실제로 경장님과 함께 문신을 지운 아이들 얘기가 궁금해요. 그러니까 긴팔이라고해서, 두 팔 전체에 문신을 한 경우도 보셨다고요?

◆ 권용성> 네. 지금 문신을 제거하고 있는 친구 한 명이 팔 전체 문신이 있어요. 그 친구 같은 경우에는 한쪽 팔을 선배들의 강압에 의해서 문신을 했다가, 그 후에 한쪽 팔만 있는 게 보기가 안 좋으니까 다른 팔까지, 양 팔에 문신을 한 친구가 있었어요. 올해 1월에 찾아왔던 친구였는데, 집에서도 사계절 내내 팔에 토시를 하고 있었대요. 또 사회적으로 시선이 좋지 않다 보니까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데도 힘이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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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선배들 강압에 못 이겨 문신을 하는 경우도 있군요?

◆ 권용성> 네.

◇ 박재홍> 그런데 문신을 하려면 돈도 많이 드는 거 아닌가요?

◆ 권용성> 방금 말씀드렸던 긴팔로 문신을 했던 친구의 경우엔 200만원 정도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글자 같은 걸 새기는 경우엔 20만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 박재홍> 학생들이, 중고생들이 200만원을 어디서 구합니까?

◆ 권용성> 아예 학교에 가지 않고 학업을 중단하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아 가지고 문신을 시술했다고 하더라고요.

◇ 박재홍> 그렇군요. 한 번 문신을 하고 나면 지우기가 어렵잖아요. 그 지우는 데 기간이나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굉장히 많이 든다고 들었는데요.

◆ 권용성> 문신을 지우는건 피부에 문신이 얼마만큼 새겨져 있는지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대략 한 5회에서 10회에 걸쳐 진행되고요. 많게는 30회 이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엔 거의 1년, 2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 박재홍> 1년, 2년이요? 굉장히 오래 걸리네요.

◆ 권용성> 또 많은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돈을 주고 문신 제거 시술을 받는 경우에도 도중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 박재홍> 아, 너무 아파서요?

◆ 권용성> 네. 문신이라는 게 레이저로 한 번 제거 시술을 받는다고 해서 다 지워지는 게 아니라서 만족하는 성취감도 적을 수 있고요. 그래서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 박재홍> 통증이 상당한가 보네요.

◆ 권용성> 마취크림을 바르고 나서 치료를 받는데요. 저랑 같이 문신을 지웠던 친구들 같은 경우엔, 그래도 통증이 느껴지니까 소리를 지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 박재홍> 한 번 선택을 잘못하면 이렇게 고통이 수반되네요. 혼자 성형외과나 피부과를 찾아가서 지우려면 1000만원 이상이 든다던데,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 권용성> 아까 말씀드렸던 오른쪽 팔에 전체적인 문신을 새겼던 친구 같은 경우에는요. 이 친구가 처음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제거를 받으려고 병원 찾아가서 알아보고 하니까 1200만원 가까이 비용이 든단 얘기를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 박재홍> 1200만원이요? 그러면 정말 쉽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넘어가네요. 할 때는 200만원이었는데... 지우려면 6배 이상 드네요.

◆ 권용성> 그렇죠. 시간도 그렇고 비용도 그렇고, 몇 배 이상이 들죠.

◇ 박재홍> 한 번 잘못된 선택으로 평생 후회할 수 있는 상처를 남길 수 있고, 돈도 많이 드는 것 같은데요. 이게 지운다고 해도 말이죠. 완벽하게 지워지지 않죠?

◆ 권용성> 네, 100% 다 지워진다고 확신을 할 수는 없고요. 피부에 레이저로 시술 하고 나서, 피부가 재생되면 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다 안 지워질 수도 있습니다.

◇ 박재홍> 심지어 알고 지내는 선배가, 본인이 문신을 하는 걸 연습하는 겸 공짜로 해주겠다면서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면서요?

◆ 권용성> 지금 문신을 한 청소년들 말을 들어보면, 처음에는 타투를 시작하는 선배들이 연습으로 무료로 진행해 주겠다, 이런 경우도 있었어요. 그런데 추후에 요금을 지불해야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공짜로 해 주겠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또 돈도 내란 경우도 있었나보군요. 지원했던 아이들은 문신한 걸 아주 깊이 후회한 친구들이었을 거 아니에요. 이 친구들이 후회스럽다면서 경장님께 어떤 말을 토로하던가요?

◆ 권용성> 문신을 했을 당시에는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그것이 멋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돋보였다는 생각을 했었다는데요. 아무래도 문신이 사회적으로 인식이 안 좋다 보니까, 이 친구들이 사회로 나가기 직전에, 사회 초년생으로서 나가기 위해 준비하는 기간 동안에, 아르바이트도 구하기 힘들고, 사람들이 자기에 대해 편견을 갖게 되니까 본인 스스로 사회 생활에 적응하는데 불편하다고 토로했었어요. 지금은 아이들이 문신을 지우면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겠다, 하고 싶은 걸 꼭 하고 싶다면서 마음을 다지고 있습니다.

◇ 박재홍> 사랑의 지우개 프로그램. 심사를 한다고 들었는데 기준이 따로 있습니까?

◆ 권용성> 일단은 19세 미만의 청소년들이고요. 본인이 스스로 바뀌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경찰서에 방문을 하면 됩니다.

◇ 박재홍> 여러 상담을 통해, 문신을 지울 수 있는지, 개선 의지가 있는지 확인되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거군요.

◆ 권용성> 맞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한 번의 선택 때문에 평생의 상처를 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애초에 아이들이 이런 선택을 하지 않도록 많이 도와줘야겠네요. 고맙습니다.

◆ 권용성>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안산 상록경찰서의 권용성 경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