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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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다룰 주제 들어볼까요?

◆ 김성완> 말 많고 탈 많았던 홈쇼핑 재심사, 참 결론이 싱겁게 끝났는데요. 정부가 갑질 논란을 일으켜 온 홈쇼핑 업체 3곳 모두에 대해서 재승인을 해 주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꿀밤 한대도 못 준 홈쇼핑 재심사,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홈쇼핑 갑질 논란을 저희도 다룬 바가 있었는데, 정부가 그동안 기준 점수에 미달하면 퇴출시키겠다, 이런 엄포도 놓지 않았습니까?

◆ 김성완> 그렇습니다. 그래서 심사결과를 보고 저는 '공갈'이라는 말이 생각이 났는데요. 제가 공갈의 사전적 의미가 뭔지 찾아봤는데. '공포를 느끼도록 윽박지르며 을러댄다.' 이런 표현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의미가 '거짓말을 속되게 이르는 말.' 이게 두 가지의 의미가 있는데요. 정부가 이번에 이제 재심사할 때는 정말 엄격하게 하겠다, 과락제까지 도입해서 특정 항목의 심사점수가 기준점수에 미달하면 탈락시키겠다, 이렇게 윽박질렀거든요. 홈쇼핑의 업계에서는 그래서 이번에는 진짜 탈락하는 회사가 나오지 않을까 전전긍긍했습니다. 정부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홈쇼핑의 갑질, 비리, 소비자 우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잖아요. 굉장히 심각한 문제고 고질적인 문제였는데, 그러면서도 한 개 회사당 매년 1조원 가까운 매출액을 올립니다.

◇ 박재홍> 엄청나네요.

◆ 김성완> 그리고 영업이익을 제가 찾아보니까 800억에서 1000억 정도까지 올리고 있더라고요. 국민 호주머니 털어서 사실 돈 버는 거다, 이런 비난들이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이번 심사 때 탈락하는 곳이 나올 수도 있겠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막상 심사결과 뚜껑 딱 열어보니까 그냥 다 통과더라, 이렇게 된 겁니다. 그러니까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것처럼 공포를 느끼도록 윽박지르더니 나중에 알고 봤더니 거짓말이 됐더라, 이런 결과가 되어 버린 겁니다.

◇ 박재홍> 그래서 공갈이다, 이런 말씀까지 하신 것 같은데. 심사결과는 어떻게 나온 거예요?

◆ 김성완> 두 가지 측면 때문에 여러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첫째는 봐주기 의혹 때문입니다. 이번 심사항목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심사 항목은, 배점 항목은 방송의 공적 책임, 공공성, 공익성 실현 가능성 항목입니다. 전체 배점이 1000점인데요. 그중에 (공공성, 공익성 등이) 200점을 배점받았습니다. 12개 심사항목이니까 굉장히 배점 비율이 높았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이 항목에서 바로 과락제가 도입이 됐던 겁니다. 그러니까 100점을 못 받으면 탈락이다, 이렇게 됐는데요. 심사대상이었던 롯데, 현대, NS 홈쇼핑. 이 곳들이 사업허가를 받았던 기간이 6월 초에 만료가 되거든요. 그런데 평가 점수 전체 점수를 보니까 재승인 기준인 650점을 다 넘었어요. 현대가 746점, NS는 718점으로 무난하게 통과했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롯데가 문제였습니다. 롯데는 전체 점수가 672점으로 한 22점 정도 그 기준에서 겨우 넘은거죠. 그런데 문제의 공공성 항목에서 200점 만점에 102.78점을 얻었습니다. 과락에서 2.78점을 더 받아서 이번에 겨우 탈락하지 않았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 박재홍> 100점 미만을 받아서 과락했으면 다른 점수를 아무리 많이 받아도 탈락하는.

◆ 김성완> 그냥 탈락이었던 거죠. 그런데 겨우 2.78점을 더 줘서 탈락을 안 시켰다는 겁니다.

◇ 박재홍> 그런데 롯데홈쇼핑 같은 경우에는 갑질 논란 외에도 임직원 비리까지 있었던 상황이고. 따라서 과락을 면했다, 납득이 잘 안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김성완> 그래서 봐주기 논란이 나오는 겁니다. 사실은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 이런 평가 항목은 정성 평가라고 봐야 해요. 계량적인 평가가 좀 어렵거든요. 그러니까 그 방송사가 얼마나 공익성을 충족하느냐 이게 굉장히 논란거리가 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커트라인에서 2.78점을 넘겼다는 뜻은 사실 거꾸로 말하면 떨어뜨릴 수도 있었다, 이렇게도 얘기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얘기거든요.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 이게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 다를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롯데홈쇼핑 같은 경우에는 제가 볼 때는 충분히 떨어뜨리고도 남았다고 봅니다.

◇ 박재홍> 어떤 점에서 그렇죠?

◆ 김성완> 왜냐하면 지난해 공정위가 홈쇼핑 6개 회사에 14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했잖아요. 홈쇼핑을 갑질의 최종점이라고 그랬어요. 왜냐하면 납품업체의 판촉비 부담시키는 거, 이거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이고요. 심지어 상품 판매 대금을 늦게 주고 이자까지 떼먹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런 업체들이 과연 시장을 자율적으로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이런 문제가 하나 남고요. 그리고 6개 홈쇼핑 중에서도 특히 롯데 같은 경우에는 회사 말단 직원부터 회사 대표까지 납품업체로부터 돈을 뜯어냈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서 줄줄이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회사 대표는 징역 2년의 실형까지 선고받았어요. 이런 회사가 어떻게 공익성과 공공성을 추구했다, 이렇게 표현할 수가 있겠습니까? 이건 말이 안 되는 거거든요.

◇ 박재홍> 또다른 이유는 뭐가 있습니까?

◆ 김성완> 교묘한 타이밍 때문입니다. 원래 방송 사업자 재심사할 때는 청문회를 하잖아요. 방송 관계자를 불러놓고 왜 이건 이렇게 했느냐, 어떻게 할 거냐, 이렇게 묻는 과정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청문회가 끝나고 심사결과까지 발표가 되려면 한 1, 2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그러니까 청문 결과를 다시 재검토하고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하고 그동안의 심사평가 점수들을 다 종합해야 하고. 그걸 또 보고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그런데 이번 같은 경우에는 청문회 날짜가 29일이었어요, 지난달. 그런데 그날이 교묘하게 4월 29일, 재보선 날짜하고 겹치고요. 그다음에 심사결과 발표도 하루, 이틀만에 후다닥 해치워버렸어요. 1, 2주가 걸린 것도 아니고. 결국은 홈쇼핑에 대해서 굉장히 비판적인 국회가 다른 데 시선을 돌리고 있는 동안에 얼른 발표해버렸다, 이런 의혹을 사기 충분했다는 거죠.

◇ 박재홍> 어떻게 보면 눈을 피해가는 그런 느낌도 있고. 처음에는 엄포를 놨던 정부, 그러면 왜 이렇게 싱거운 심사결과를 내놨다고 봐야 할까요?

◆ 김성완> 정부가 이렇게 큰 엄포놓고 난 다음에 나중에 가서 싱겁게 심사결과를 내놓는 게 한두 번은 아니었는데요. 예전에 종합편성채널 심사할 때도 마찬가지였잖아요. 탈락시킬 것처럼 해놓고 나중에 가서 결론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결국에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렇게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홈쇼핑 업계에 군기 잡기 한 번 세게 했다가 다음에 놔주는 그런 과정이 아닐까 싶고요. 또 홈쇼핑업계에 제일 큰 현안이 대체 홈쇼핑을 하나 더 추가승인을 해 주는 문제인데, 아마도 업계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 이렇게 하지 않았느냐, 이런 추정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사실 최근에 백수오 논란도 있잖아요, 아시다시피. 그런데 홈쇼핑에서는 백수오 반품도 안 받아준다고 해서 일반 국민들의 비판이 거센데요. 홈쇼핑 업계에서 백수오를 1000억원어치 팔았거든요. 이런 것도 결국은 꿀밤 한대 제대로 안 주고 그대로 심사가 끝나서 정신차리지 못했다, 이런 얘기가 될수도 있겠습니다.

◇ 박재홍>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