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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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주제는요?
◆ 김성완> 박근혜 정부 들어서서 교통단속이 심해졌다,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실제로 교통법규위반 등에 부과하는 과태료 징수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태료 공화국된 대한민국, 그 행간을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정말 교통단속이 부쩍 늘었다, 이런 말씀을 하는 분들이 꽤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느낌이 아니라 근거가 있다는 거죠?
◆ 김성완> 저도 느낌으로만 그런 생각들을 해왔는데 실제로 근거가 있었습니다. 기억을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박근혜 정부 들어서서 지하경제 양성화를 추진했다는 거 아실 겁니다. 이때부터 불안해서 운전을 못하겠다, 이런 하소연이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취임 첫 해인 2013년 일명 딱지로 불리는 현장단속건수가 100만 건 이상 증가했습니다. 범칙금이 636억원에서 1906억원으로 크게 증가를 했거든요. 또 무인단속카메라를 통해서 부과하는 과태료는 376억원이 늘었고요. 또 그렇다고 교통사고가 줄어든 것도 아닌데요. 오히려 10년 만에 3% 이상 오히려 교통사고가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공개된 기획재정부 자료를 보면 작년에도 경찰이 얼마나 열심히 단속을 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데요. 교통법규위반이나 세금을 체납했을 때 부과하는 각종 과태료 징수액이 9491억, 거의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선이 있었던 2012년에는 500억원 정도 증가를 하는데 그쳤는데요. 2013년에 갑자기 2600억원이 늘어났고요. 작년에도 그 추세를 이어가서 1년에 무려 1700억원 이상 증가를 했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과태료 얘기고요. 과태료에 과징금, 벌금, 과료까지 합치면 역대 최대 규모인 3조 2000억원이나 됩니다. 아마 그런데 올해는 더 늘어날 것 같은데요. 경찰이 올해 세외수입 그러니까 범칙금 과태료 수입을 목표액을 8134억원으로 잡았습니다. 이거 달성하기 위해서 지금 열심히 딱지 끊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 박재홍> 서민의 입장에서 과태료뿐만 아니라 또 담뱃값 인상도 큰 부담이잖아요, 지금.
◆ 김성완> 적절한 표현은 아닌데요. 정부가 떼돈 벌었다, 이렇게 기사를 쓰는 곳도 있더라고요. 정부는 담뱃값을 인상하면서 판매량이 34%가량 줄어들 거다, 이렇게 호언장담을 했는데 실제로는 그 목표치를 달성하기는커녕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죠. 올해 들어서 5월까지 담배 판매로 거둔 세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800억원이나 증가했습니다.
◇ 박재홍> 엄청나네요.
◆ 김성완> 증가곡선이 점점 빨라지고 있고 탄력을 받고 있는데요. 1월에는 400억원 정도 늘어나는데 그쳤는데 2월에 1000억, 3월에 1300억, 4월에 3300억. 이런 식으로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요. 이게 한 12월까지 가면 얼마로 늘어날지 모르겠습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지난해에 비해서 담뱃세 수입으로만 한 3조원, 그 이상의 돈을 걷어들일 수 있을 거다라고 하는 추정치가 나오고 있습니다.
◇ 박재홍> 과태료 적극 징수하고 또 담뱃값 인상되니까 서민들 입장에서는 왜 우리 호주머니만 터냐, 이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 김성완> 당연하지 않습니까? 1년 전에 인터넷에서 ‘참죠 경제’라는 말이 화제가 됐었습니다.
◇ 박재홍> ‘참죠경제’요?
◆ 김성완> 창조경제가 아니라 ‘참죠경제’. ‘더워요.’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전기가 부족하니까 좀 참죠.’ ‘반값등록금이라도 어떻게 해결해 주면 안 될까요?’ 그랬더니 ‘돈 없는데 참죠.’ ‘고교무상교육은요?’ 그러니까 ‘좀 참으라니까요.’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해서 ‘참죠 경제’라고 하는 말이 유행했었습니다. 서민들이 뭘 좀 해달라고 하면 다 참으라고 하면서 서민 호주머니 터는 건 참 창조적으로 한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과태료는 누가 더 많이 내겠습니까? 가난한 사람과 부자 중에서. 1분 1초가 급한 택배기사나 택시기사가 더 많이 내지 않을까요?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사장님이 더 많이 내지는 않을 거 아니겠어요? 그렇다고 잘 산다고 과태료 더 많이 내는 것도 아니잖아요. 담배 같은 경우에 가난하다고 더 싸게 해 주는 것도 아니고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가격이 똑같잖아요. 왜 세수부족을 자꾸 이런 식으로 해결하는가 참 의문이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그러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 김성완> 사실 부자증세 얘기는 이제 입이 아파서 더 이상 얘기를 못하겠습니다. 워낙 많이 나왔던 얘기니까요. 우리나라 간접세 비중이 50%가 넘습니다. 반면 선진국일수록 직접세 비중이 더 높은데요. 가까운 일본만 해도 직접세 비중이 한 60% 정도가 돼요. 그러니까 간접세가 40%라는 얘기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과태료나 이런 것까지 준조세 성격의 것까지 합치면 더 많다고도 볼 수 있는 건데요. 그렇다면 선진국은 왜 직접세를 높이려고 하는 걸까. 간접세의 소득재분배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직접 소득에 대해서 부과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물건 샀다고 해서 부가하는 부가세나 이런 것에 자꾸 세금을 붙이게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우리 정부 같은 경우에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낙수효과라고 하는 근거없는 믿음에 근거해서 대기업과 부자들에게 실효세율을 자꾸 낮춰주고 있거든요. 그런데 낙수효과가 있었느냐. 사실 IMF 국제통화기금이 그동안 낙수효과를 얘기해왔는데, IMF조차도 이건 실패한 거다, 이렇게 인정을 했습니다. 엊그제 기사 보신 분들은 아실지 모르겠는데요. IMF가 보고서를 내놨는데 낙수효과는 틀린 논리다, 부자들의 소득은 가난한 이들에게로 흐르지 않는다,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150여 개국 사례를 분석한 건데요. 요약,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상위 2% 계층의 소득이 1%포인트 증가하면 이후 5년의 성장률이 오히려 0.08%포인트 감소를 했다더라, 이런 겁니다. 그런데 하위 20%의 소득이 1% 늘어나면 오히려 성장률이 더 높아진 현상이 나타났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IMF 입장에서는 부자들의 소득이 저소득층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결론을 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자꾸 거꾸로 가고 있는가, 이런 문제인 것 같은데요. 정부가 이 부분에 대해서 한 번 심각하게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IMF가 경고를 한 내용 하나, 문장 하나를 읽어드리고 끝냈으면 좋겠는데요. IMF가 보고서에 이렇게 썼습니다. ‘저소득층을 쥐어짜는 것이 결국 노동생산성 저하로 이어져서 소득불균형을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불러올 것이다.’ 정부가 이 내용을 좀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저소득층의 소득증가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 이런 지적이시네요.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 박재홍>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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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18(목) [행간] 과태료 공화국된 대한민국
201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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