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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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3(수) [행간] 무능 국회 만들고 한숨 내쉰 朴대통령
2015.05.13
조회 55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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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주제로 넘어가보죠.

◆ 김성완> 5월 임시국회 첫 날인 어제, 국회 시계는 20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는데요. 여야 의원들간에 서로 네탓 공방을 벌이면서 고성과 막말을 주고 받았습니다. 한편 청와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권을 향해서 긴 한숨을 토해냈는데요. 무능 국회 만들고 한숨 내쉰 박 대통령,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어제 저도 국회 본회의 장면을 봤는데 분위기 정말 안 좋더군요.

◆ 김성완> 저는 참 볼썽사납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도 참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엄마 없는 아이, 이런 느낌도 받았고요. 갑자기 선장을 잃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헤매고 있는 선원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의원들 간에 사사건건 시비가 붙었는데요. 여당 지도부가 이미 사과한 박상옥 대법관 임명동의안 단독처리를 두고 또다시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의원도 있었고 법사위에서 3개 법안만 상정한 걸 두고 ‘권한남용이다’ 이렇게 비판을 하니까 ‘뻔뻔스럽다’ 이런 말이 돌아왔고요. 한 의원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관련 입법을 촉구하면서 발언 도중에 울먹이니까 “쇼하지 마” 이런 소리까지 나왔습니다. 결국은 티격태격하다가 본회의 진행을 맡은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왜 한 쪽편만 드느냐, 이런 유치한 말싸움까지 벌이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 박재홍> 이렇게 여야 갈등이 심각해지는 상황, 공무원연금개혁안 합의가 무산된 영향이 크겠죠.

◆ 김성완> 그게 바로 오늘의 행간인데요. 지금 국회가 이렇게 난장판이 된 이유가 뭘까, 이렇게 생각을 해보면 사실 박근혜 대통령 때문입니다. 공무원연금개혁안 합의를 깨는데 청와대가 주도를 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상황은 마치 시험 준비를 제대로 안 시킨 선생님이 학생한테 ‘내가 이렇게 가르쳤어?’라고 야단치는 것하고 비슷한데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도 이렇게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청와대는 공무원연금 협상 내용 다 알고 있었다.’ 이렇게 얘기를 했었는데요. 청와대가 그렇게 해놓고 합의안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니까 뒤늦게 ‘내가 언제 그렇게 합의하라고 했어?’라고 지금 딴청을 피우고 있습니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 발언을 보면 아는데요. 정치권, 특히 야당을 국민한테 세금 더 걷으려고 하는 염치없는 집단을 만들어놨습니다. 야당이 반발하는 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청와대가 판을 깨면서 공무원연금 처리가 늦어진 건 생각을 안 하고 ‘이것만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 이런 말까지 하기도 했습니다.

◇ 박재홍> 하지만 정치권이 방향을 잘못 잡으면 대통령이 말을 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 이런 반론도 있을 것 같아요.

◆ 김성완> 정치권의 야합에 박근혜 대통령이 일침을 놨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최소한 저는 그런 지적에 동의를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비판하는 논리는 크게 두 가지인데요. 공무원연금개혁하라고 했더니 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올렸느냐, 이것하고 국민세금을 쓰는 일인데 왜 국민의사를 묻지 않았느냐 이 두 가지입니다. 첫째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올리는 문제.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이 전혀 별개의 사안인가요? 이것부터 한번 되묻고 싶습니다. 사실 한 몸에서 나온 가지입니다. 두 연금 모두 국민의 최소한의 노후보장을 위해서 만든 것이고요. 국민연금 적용에서 제외된 예외된 공무원이 가입하는 게 공무원연금입니다. 두 연금을 같이 논의하는 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그래서 공무원연금 재정절감분 20%를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하는데 투입하자, 이런 합의안이 나온 것이기도 하고요.

◇ 박재홍> 두가지가 연계될 수밖에 없는 말씀이고. 그러면 국민의사를 묻지 않았다, 이런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 김성완> 이게 마치 안철수 의원이 합의안 반대하면서 펼친 논리하고 좀 비슷하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두 가지 반박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국민연금에 세금을 쓴다, 이게 이런 논리인데요. 국민연금이 세금입니까? 가입자들이 낸 걸 가입자들이 다시 되돌려받는 거잖아요. 엄격하게 보면 세금이 아니라는 게 맞고요. 사실 정부가 국민연금을 보증하지도 않습니다. 예전에는 보증을 하려고 했다가 이거 너무 재정 부담이 크다고 해서 보증하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그걸 세금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지적인 것 같고요. 또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 쓰는 세금. 이게 헛돈 쓰는 것처럼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러면 역으로 한번 되묻고 싶습니다. 기초연금 20만원은 세금으로 주잖아요. 그러면 그건 왜 줍니까? 결국 국민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서 쓰는 돈이잖아요. 이런 문제는 결국은 사회적인 합의, 타협에 관한 문제이지 누가 어디에 돈을 쓰느냐의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 측면으로 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지적이 별로 타당하지 않다는 거죠. 또 야당이 여당 공격할 때 쓰는 말이 항상 뭐였냐면 국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 이런 문제였거든요. 그런데 그럴 때 여당이 뭐라고 반박했습니까? 국회의원은 선거를 통해서 국민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았다, 그동안에는 그렇게 해왔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그런데 역으로 박대통령이 그렇게 얘기를 해버리면 도대체 어디로 가라는 건지, 참 의문입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굉장히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규제완화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 그리고 카지노 허용, 이런 문제 같은 경우에도 역으로 물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국민 동의 구했습니까? 이렇게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하겠습니까? 그건 박 대통령도 똑같이, 선거로 선출됐고 국민의 위임을 받았기 때문에 내가 하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지 않겠습니까?

◇ 박재홍> 그렇다면, 박대통령이 정치권을 이렇게 강하게 비판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 김성완> 박근혜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볼 때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는 행보라고 보입니다. 사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장악력이 급속히 약화되어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레임덕 문제까지 나오는데 이번 일에 정치권을 싸잡아서 비난할 경우에 박 대통령만 굉장히 훌륭한 사람처럼 되어 버리는 효과가 나타나고 국정장악력을 다시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있고요. 그게 첫 번째고. 둘째로는 여당 내 비박계 지도부, 굉장히 사실은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껄끄러운 관계였는데 이번에 이런 일을 겪으면서 여당 내 장악력도 높일 수 있다, 이런 측면도 있고.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 이런 부분도 좀 떨쳐낼 수 있는 효과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효과도 있을 것 같은데요. 성완종 리스트 국면을 전환하는 그런 효과가 나타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1타 4피, 꿩 먹고 알 먹고 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이런 박 대통령의 독특한 정치술, 이건 어떻게 보면 굉장히 후과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타협의 정치가 사라지고 대결의 정치로 가는 그런 문제들은 좀 피하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어요.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