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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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24(금) [행간] 가짜 백수오 논란에 흔들린 주식시장
201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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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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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세요.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주제로 넘어가보죠.

◆ 김성완> 거침없이 질주하던 코스닥 시장이 최근 이틀 사이에 급락했습니다. 이게 대형 외부 악재가 터진 게 아니라 한 기업이 가짜 한약재를 사용했다는 논란 때문이었는데요. 가짜 백수오 논란에 휘청거린 주식시장, 그 행간을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어제 아주 뉴스에 많이 나왔었는데 7년 만에 700선을 넘었던 코스닥 지수가 다시 600선 대로 넘어갔더군요.

◆ 김성완> 네, 그렇습니다. 빌빌하던 코스닥 지수가 올해 들어 훨훨 날았는데요. 30%나 급등하면서 700고지를 탈환했습니다. 이때까지는 축제 분위기였는데 엊그제와 어제, 단 이틀 만에 시가총액 8조원이 날아갔습니다. 가짜 백수오 파문이 터진 엊그제 장중 5% 넘게 폭락했고요. 백수오를 재료로 기능성 건강식품을 제조해 온 내추럴엔도텍이 하한가를 기록하니까 마치 도미노처럼 코스닥 대형 주가들이 줄줄이 떨어졌습니다. 어제도 그 여파가 계속 이어졌는데요. 장중 한때 코스닥 지수가 2% 이상 하락했고 결국 690선이 무너기지기도 했는데 마감은 692.48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 박재홍> 백수오라는 한약재는 갱년기 여성들의 장애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는 한약재잖아요.

◆ 김성완> 그렇죠.

◇ 박재홍> 그런데 왜 가짜 백수오 논란이 시작된 겁니까?

◆ 김성완> 이게 엊그제였는데요. 한국소비자원이 시판 중인 백수오 제품 대부분이 가짜다, 이런 발표를 했습니다. 시중에 유통 중인 32개 제품을 대상으로 성분분석을 해봤더니 백수오를 원료로 만든 제품은 단 3개에 불과하더라, 가짜 백수오를 사용한 6개 제품에 원료를 공급한 기업이 바로 내추럴엔도텍이더라, 이런 건데요. 그러니까 그 여파가 주가에도 곧바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던 거죠. 소비자원은 적발된 제품에서 백수오 대신에 백수오와 아주 생김새가 비슷한 ‘이엽우피소’라는 식물이 들어가 있다, 그 성분이 검출됐다, 이렇게 밝혔거든요. ‘이엽우피소’라는 것은 가격이 백수오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고요. 간 기능 저하나 신경쇠약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내추럴엔도텍은 ‘이엽우피소’를 사용하지 않았다, 검사법이 잘못됐다, 이러면서 지금 강력히 반발하고 있고요. 소비자원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를 한 상황입니다. 결국 지금 소비자원과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 박재홍> 진실공방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고. 일단 내추럴엔도텍 코스닥 주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시가총액이 큰 기업이었습니까?

◆ 김성완> 기업 크기가 그렇게 작은 건 아닙니다. 가짜 백수오 논란 이전에는 시가총액이 9위였습니다, 코스닥 시장에서. 그러니까 작은 기업은 아니고요. 그 이후에 주가가 폭락하면서 17위까지 밀려있는 상황인데. 내추럴엔도텍은 14년 전에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2001년에 자본금 5300만원으로 설립을 했고요. 주로 성장호르몬 연구를 하다가 2007년도에 백수오 추출물을 생산하면서 회사가 급성장하기 시작했고, 이게 주로 홈쇼핑을 통해서 많이 팔렸거든요. 그런데 해마다 백수오 제품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출시 첫 해에 50억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 1240억원으로 아주 급성장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한 회사가 만든 제품이 가짜 논란에 휩싸였다고 해서 이거 하나 때문에 코스닥 시장 전체가 흔들린다, 이것도 좀 이해가 안 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 김성완> 이게 오늘의 행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방금 지적하신 부분이 맞습니다. 이게 지금 꼬리가 몸통을 흔든 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증권가에서는 과열된 코스닥 시장이 잠시 조정기를 거치는 것뿐이다, 이런 낙관론이 있는 게 사실 맞습니다. 하지만 한 기업의 주가가 떨어졌다고 전체 주가가 휘청이는 건 이건 그냥 봐넘길 문제가 아니라 분명 시장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이런 얘기라고도 할 수 있거든요. 지금 주식 시장 상승세가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을 과연 반영하고 있는가, 이 문제부터 우리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니겠죠? 4분기 연속 0%대의 성장을 하고 있거든요. 펜더멘털이 지금 굉장히 나빠져 있는 상황이고요. 여기에 저금리 효과하고 미국과 유럽의 양적완화 이 효과가 두 가지가 겹쳐지면서 돈이 쏟아져 들어온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만 지금 호황인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걸 정상적인 상황으로 볼 수가 없고요. 다시 말씀드리면 자산거품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모래 위에 지금 성을 쌓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모래 위에 성 쌓으면 조금만 건드려도 무너지잖아요.

◇ 박재홍> 무너져버리죠.

◆ 김성완> 그러니까 지금 시장에 가짜 백수오 논란이 장에 충격을 주니까 투자자들이 우왕좌왕하고 주가가 급등락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이렇게 가다 보면 앞으로 언제 주가가 폭락할지 모른다.

◇ 박재홍> 그럴 가능성이 있다.

◆ 김성완> 그렇게 볼 수 있는 거죠.

◇ 박재홍> 주식시장에서는 늘 개미들이 피해를 많이 입는 거 아니겠습니까? 개미들이 추격매수에 나설 경우에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렇게도 볼 수 있겠네요.

◆ 김성완> 맞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언론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는 건데요. 비정상적인 신호가 포착이 됐을 때는 남들이 간다고 덩달아 따라가고, 유행이라고 해서 유행을 부추기는 게 아니라 언론은 경고 사이렌을 울려줘야 하거든요. IMF 외환위기 때도 그 사이렌을 울리지 않았다고 얼마나 많은 반성을 했습니까? 지금이 꼭 그런 상황이라고 말씀드리기는 좀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지금이 과열된 상황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 박재홍> 요즘 주위에도 보면 주식 얘기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 김성완> 사실은 은행에다가 돈을 넣어놨을 때 이자가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니까 주식시장에 관심을 갖거나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갖는 건 어쩌면 당연해 보이기도 하는데요. 문제는 자꾸 돈을 빌려가면서 주식투자를 한다는 겁니다.

◇ 박재홍> 빚을 내서 한다.

◆ 김성완> 증권사에서 빌린 신용융자액이 지금 7조원을 넘어섰거든요. 그러니까 빚을 내서 주식에 지금 투자하고 있다는 얘기인데 이게 2007년 이후 8년 만의 일입니다. 최고액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이렇게 빚을 내서 주식 투자를 했을 경우에, 나중에 주가가 떨어졌을 경우에 그게 고스란히 빚으로 남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 겁니다. 2007년도에 제가 방금 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7조원의 신용융자액이 7조원을 넘어섰다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그때 이후로 지금 처음인데. 2008년도에 글로벌금융위기가 터졌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그때 개미 투자자들 전부 쪽박 찼습니다. 하지만 기관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했을 때 손해보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결국 개미 투자자 몫으로 다 돌아오는 거니까요. 주식은 여윳돈이 많거나 이럴 때 하는 거지 빡빡한 돈을 가졌을 때 하는 건 아니다, 이건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조심하셔라 이런 말씀이에요.

◆ 김성완> 맞습니다.

◇ 박재홍>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