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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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8(월) "해저 고선박 유물의 비밀.. 낙지, 주꾸미는 안다"
2015.06.08
조회 89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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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홍순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바닷속 보물선이라고 하면 먼 나라 얘기 같으시죠. 하지만 우리나라 바다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고선박만 해도 총 13척이고요. 고려청자를 비롯해 발견된 유물들이 10만여 점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해 대부도 바닷가에서 발견된 난파선 발굴작업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낙지를 잡던 한 어민에 의해서 발견됐던 이 고선박.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는데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홍순재 학예사와 함께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홍순재>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반갑습니다. 안산 대부도 바다에서 발견된 고선박, 어떻게 발견된 거죠?

◆ 홍순재> 낚시하던 어부가 그 주위를 돌아다니다가요..

◇ 박재홍> 배를 타고요?

◆ 홍순재> 배를 타고 돌아다닌 것은 아니고요. 조수간만의 차로 (갯벌에 뭍혀있던) 배가 노출이 됩니다. 썰물 때 노출이 되는 거죠. 그때 어민이 낙지잡이를 하다가 보니까 배 같은것이 있어서 신고하지 않았나 싶어요.

◇ 박재홍> 그러니까 썰물 때 배의 일부가 갯벌에 노출 돼서 신고했고, 보니까 고려시대의 것이었어요?

◆ 홍순재> 예.

◇ 박재홍> 아, 그렇군요. 아직 발굴 초기단계인데, 이번에 발견된 배의 특징은 어떤 건가요? 배가 큰 편이었습니까?

◆ 홍순재> 그렇게 크지는 않았고요. 배의 외형상 형태로 봤을 때, 지금까지 발굴 된 배 중에 13세기~14세기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달리도선’이 있고, 14세기의 ‘안좌선’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와 동일하게 날렵한 형태를 갖추고 있었고요. 또 크기를 봤을 때도 약 9m 정도 되는 ‘완도선’, 한 10.5m 되는 ‘달리도선’과 비슷하다고 보입니다. 이와 같이 크기로 봤을 때도 고려시대 배들과 유사하다고 보여집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데 참 신기해요. 13세기, 14세기 때 배가 아직도 바다 속에서 보존된다는 게 신기하거든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건가요?

◆ 홍순재> 배가 유물을 많이 실었을 때 좌초하거나 침몰하게 되면 그 무게로 인해서 갯벌 속으로 점점 가라앉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유물부터 갯벌에 묻히게 되는 거죠. 그런데 갯벌은 외부로부터의 빛 같은 것을 다 차단시키고요. 또 갯벌의 밀도가 조밀해서 아마도 선체편을 보호하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갯벌 속에 있는 유물들은 100년, 1000년이 가도, 아마 그 유물 원형상태 그대로를 보존하고 있을 겁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침몰했던 배의 사연은 밝혀졌습니까? 어디로 가던 배였어요?

◆ 홍순재> 대부분 현재 발굴된 배를 보면 남쪽 바다에서, 그때 당시 개경으로 유물이라든가 물품을 가지고 갔던 배로 추정을 할 수 있는데요. 그래도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비교를 해봐야 됩니다. 조금 더 분석을 통해 확인이 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런 고선박이 처음이 아니고, 지금까지 13척 정도 발견됐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어선들은 어떻게 발굴되는 거예요? 해양유물들은 보통 어민들에 의해서 발견이 되는 겁니까? 아니면 직접적인 조사를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이 있는 거예요?

◆ 홍순재> 신안선이라든가 완도선 같은 경우엔 도굴범에 의해서 발굴된 경우였고요.

◇ 박재홍> 도굴범이요?

◆ 홍순재> 네, 도굴범에 의해서 발굴되기도 했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 해양문화재연구소의 홍보를 통해 어민들의 신고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또 재미있는 부분은 태안에서 발견됐던 태안선 같은 경우는요. 어민들이 주꾸미를 잡기 위해서 통발을 놓잖아요? 그런데 주꾸미가 청자를 뚜껑 삼아서 덮고 있다가 어민이 그물로 끌어올리면서, 주꾸미 발판에 청자가 그대로 같이 올라온 거죠. 그런 경우도 있었어요. 또 진도 같은 경우는 어민이 낚시를 하다가 굴이 청자에 붙어서 자생을 하다가, 굴 껍질과 같이 낚싯바늘에 걸려서 올라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박재홍> (웃음) 낚시를 하다 보니까 청자가 걸려 올라온 경우도 있었다?

◆ 홍순재> 네, 그리고 군산에 십이동파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그 섬에서는 어떤 경우가 있었냐면요. 이번엔 게를 잡는 잠수사입니다. 그 잠수사가 물 속에 들어가서 물 분사기로 게 구멍, 그러니까 숨 구멍을 보고 물을 쐈는데요. 그 주변에서 도자기가 튀어 올라오는 겁니다. 그렇게 신고한 경우도 있습니다. 아주 재미있는 경우가 많죠. (웃음)

◇ 박재홍> (웃음) 주꾸미가 물고 올라오는 경우도 있고요.

◆ 홍순재> (웃음) 네, 걸려서 올라온 거죠.

◇ 박재홍> 재미있네요. (웃음) 그러니까 주로 어민들이 우연하게 발견한 경우도 있는거고요. 그런데 지금 말씀 들어보면 고선박을 전문적으로 찾아다니는 도굴꾼들도 있다는 얘기로 들리는데요, 맞습니까?

◆ 홍순재> 지금 현재로서는 많이 없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전에는 도물범들이 상당히 많았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유물뿐만 아니라 중국 유물도 있었고요. 특히 고려시대 하면 청자가 유명하잖아요. 그 청자들이 실질적으로 가격이 좀 많이 나갑니다. 그래서 많은 도굴범들이 있지 않았었나 싶고요. 하지만 지금 현재로써는 도굴꾼들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됩니다.

◇ 박재홍> 만약에 걸리면 처벌되는 거 아닙니까?

◆ 홍순재> 당연히 처벌되는 거죠. 문화재법이 제일 무서운 법입니다.

◇ 박재홍> 그래요. 이번에 발견된 고선박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을 텐데, 왜 그동안 썰물 때 안 보였다가 이번에 발견된 거예요?

◆ 홍순재> 갯벌에서 개발되는 사업들이 있다 보니까요. 이런 것 때문에 지형이 바뀌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이제 묻혀 있던 배들이 살짝 노출되기도 합니다. 아마도 그러한 상황에서 발견된 것 같습니다.

◇ 박재홍> 해안상 지형들이 변화되면서 묻혀있던 것이 드러나는 것이란 말씀이시고요. 그러면 이러한 고선박이 얼마나 더 있을 거라고 추정하고 계신가요? 역사적으로 보면, 바다에 침몰했다는 기록들도 있을 텐데요.

◆ 홍순재> 제 생각으로는 엄청나게 많다라고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왜냐하면 1년에 한 번씩 한 채씩만 가라앉았다고 생각하면, 현재 바다에 한 700여 척이 있지않겠냐... 이런 생각이 됩니다.

◇ 박재홍> 역사적으로 봤을 때는요?

◆ 홍순재> 네, 문헌 기록에도 있습니다. 조선시대 기록에도 있는데요. 이성계 재임 4년 때 안행량에서 16척이 침몰한 사례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바닷 속에 아직도 많은 선박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되고요. 또 현재 2014년 기점으로 신고 된 지점들이 있습니다. 그게 한 250곳에 해당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더 많은 배를 발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현재 우리나라 국보나 보물 중에 바닷 속에서 건져서 지정된 사례도 있나요?

◆ 홍순재> 지금 현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보물로 지정된 유물들이 다량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앞으로도 추후 발굴 작업 여하에 따라서, 또 새로운 유물들이 발견될 수 있는 거네요?

◆ 홍순재> 그렇죠. 앞으로 무궁무진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재미있네요. 대부도 고선박 발굴작업이 시작됐다고 하니까요, 새로운 유물들이 좀 발견됐으면 좋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홍순재>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홍순재 학예사를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