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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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전채은 (동물보호단체 '케어' 공동대표)
사람들에게 즐거운 휴일 나들이 장소인 동물원. 하지만 정작 동물들에게는 어떨까요. 동물단체들이 하루빨리 동물원법을 제정을 해서 동물원을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나섰습니다. 동물원 동물들이 사람으로 치면 정신병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고있는데... 동물 단체인 '동물을 위한 행동'에 전채은 대표를 만나 보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전채은> 안녕하세요.
◇ 박재홍> 전국의 동물원을 직접 다니시면서 이상 행동을 목격하셨다고요.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 전채은> 제가 2년 반 동안 전국의 동물원을 다니면서 행동들을 관찰했는데요. 쇼 하는 곰 같은 경우는 제가 갈 때마다 머리를 흔들거나 오줌을 먹거나 아니면 한 곳을 뱅뱅 도는 행동을 보였고요. 어떤 오랑우탄은 먹은 것을 토했다가 다시 먹는 걸 반복하고 있었어요. 자폐 행동을 하는 곰도 많습니다. 곰이 벽에 머리를 콩콩 박거나, 아니면 기린이 벽을 핥거나 이런 행동들이 나타났고요. 코끼리 같은 경우에는 머리를 흔들거나 한쪽 끝에서 한쪽 끝을 계속 왔다갔다 반복하기도 하고요. 제가 본 북극곰들은 방사장을 계속 왔다갔다했는데요. 북금곰 같은 경우는 영상 5도 이상이 되면 건강에 무리가 오고 또 야생에서는 하루에 수십킬로미터를 다니면서 살아가는데, 좁은 공간에서 사실 무료함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그런 행동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 박재홍> 사람들도 답답하거나 힘들면 머리를 흔들거나 벽을 치거나 이런 행동을 하는데. 그런 행동처럼 동물도 동물원에서 그런 행동을 한다는 말씀이네요.
◆ 전채은> 그렇죠.
◇ 박재홍> 왜 이런 행동을 보이는 건가요, 그러면?
◆ 전채은> 그걸 정형행동이라고 하는데요. 자폐증 아동환자의 행동과 비슷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고, 목적 없이 일정한 행동을 계속 반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동물원 동물을 캡티브 애니멀스(Captive Animals, 갇힌 야생동물)라고 하는데, 이런 동물들은 부적절한 환경에 노출이 되고 자신의 생태와 맞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여기에 반응하는 행동을 보여요. 일종의 정신병이 생기죠.
◇ 박재홍> 그러니까 사람으로 치면 자폐증적인 행위라는 말씀이신데요. 그러면 이 원인을 동물원 환경 때문이라고 보시는 건가요?
◆ 전채은> 기본적으로 환경이 굉장히 열악한 거죠.
◇ 박재홍> 국내 동물원에는 동물들을 관리하기 위해서 전문적인 인력들이 충분히 있습니까?
◆ 전채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전문적인 사육사들이 일단 부족하다는 것이고요. 사육사들은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고 문제점을 발견하면, 바꿔나가는 '행동 풍부화'도 해야 하고요. 질병 증상이 보이면 수의팀과 연결해서 고치도록 하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인력도 부족하고 마땅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도 않죠. 제가 본 지방 동물원의 경우에는 100종이 넘는 종을 수의사 2명, 심지어는 1명이 관리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이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문제인데요, 물론 이는 지방자치제에서 운영하는 동물원의 문제고요.
동물원 운영을 하면서 돈을 버는 건 굉장히 어려워요. 왜냐하면 굉장히 다종,다양한 동물들을 관리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거든요.그래서 이윤을 목표로 하는 상업적 자본이 들어오면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쇼를 하거나 체험장을 많이 운영하게 되는 거죠.
이 체험장이라는 것도 동물을 계속 만지고 가지고 노는 형태예요. 그게 동물의 스트레스도 문제지만 사실은 아이들의 건강도 굉장히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동물로부터 사람에게 전염되는 질병이 75가지가 넘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이런 지식을 모르고 있고, 또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외국에서 동물을 수입을 할 때 파충류와 양서류는 검역조차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동물들이 어떻게 들여와서 어떻게 번식되고 이용되는지를 알 수가 없는 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메르스도 처음에는 낙타에서 전파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그런 관리의 문제를 지적하시는 것 같고요. 그래서 제기하시는 것이 동물원법을 제정해야 한다, 이런 말씀한 거죠?
◆ 전채은> 네.
◇ 박재홍> 동물원법이 어떤 내용입니까?
◆ 전채은> 현재 동물원과 관련된 총체적인 법이고요. 현재는 설립 시기부터 공원 관련 법이나 박물관법에 의해서 적용이 되는데요, 설립이 된 후에는 일정하게 관리해 주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그래서 운영주체는 개인부터 작은 기업까지 굉장히 다양하지만 관련 법조항이 없으니까 사실은 아무나 동물원을 만들고 아무나 운영을 해도 거기에 따른 처벌조항 같은 게 전혀 없는 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한마디로 동물원을 없애자가 아니라, 동물원을 잘 운영할 수 있는 자격이라든지 조건을 잘 만들어야 한다, 법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시군요.
◆ 전채은> 네.
◇ 박재홍> 그런데 지금 국회에서 동물원법이 본회의 통과가 미뤄지고 있다고요. 어떤 상황인가요?
◆ 전채은> 2013년에 장하나 의원이 동물원법 제정안을 처음 발의를 했는데, 계속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장하나 의원의 동물원법은, 사실상 동물원 동물복지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내용과 기본적인 내용들을 다루고 있어요.
동물 본연의 습성을 유지하도록 사육환경을 의무적으로 조성하거나 수의학적 처치를 의무화하거나, 동물원 운영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등, 기본적인 것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것조차 아직은 통과가 안 되고 있는 거죠.
◇ 박재홍> 한마디로 동물권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신 것 같고요. 2년여 동안, 전국의 크고 작은 동물원들을 다 보신 거잖아요. 그러면 가장 기억에 남는 열악한 환경이랄까요. 가슴 아팠던 장면, 어떤 게 기억이 나십니까?
◆ 전채은> 굉장히 많이 있는데요. 일단 열악한 환경 자체도 문제가 있지만 먹이를 함부로 주거나 만지는 체험장들이 너무 무분별하게 유행을 하고 있어요. 제가 본 어떤 체험관은 코아티라고 하는 야생동물을, 개 목줄에 걸고 끌고 다니고 있었는데요. 보는 아이들은 재미있다라고 잘 모르고 보지만, 코아티는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는 상황이거든요. 그리고 햄스터나 팬더마우스를 만지는 체험장 같은 게 있는데 아이들이 제한없이 만지다 보니까 굉장히 바닥에 많이 떨어뜨리고 있었어요.
◇ 박재홍> 동물을 자기 손에서 떨어뜨린다?
◆ 전채은> 네. 그래서 이건 일단 동물의 건강도 굉장히 위험하고, 아이들이 생명을 함부로 다뤄도 된다는 생각이 고착이 될까 봐 굉장히 비교육적인 현상이거든요. 이런 것들이 저는 굉장히 우려스러웠습니다.
◇ 박재홍> 이러한 조건들을 어떤 동물원법 제정을 통과시킴으로써 풀어야 한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전채은> 네.
◇ 박재홍> '동물을 위한 행동'의 전채은 대표와 함께 동물권에 대한 문제를 짚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