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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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4(목) 수류탄 자살시도 父 "사과커녕 군용물 손괴 엄포"
2015.06.04
조회 130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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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 (설 이병 부친)



-3일만에 자살시도, 폭행과 가혹행위 이어져
-머리, 눈, 다리.. 파편 박힌 채로 볼 줄이야
-가해병사, 아들 의식 돌아오자 일부 시인


늠름하게 군에 입대한 소중한 아들이 어느 날 수류탄 자살을 시도해 병상에 누워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실 것 같습니까? 수도권 모 사단에서 발생했던 사고였는데 이 병사는 의식을 회복한 뒤 군내에 선임병에게 수많은 가혹행위와 폭행을 당한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아마도 이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가슴이 찢어지시는 분들, 바로 부모님일 텐데요. 직접 피해 병사의 아버지를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대상 보호를 위해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아버님, 나와계시죠?

◆ ○○○>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현재 아드님 몸 상태는 어떤가요?

◆ ○○○> 지금도 말은 조금 어눌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수술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서 처음보다는 많이 좋아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 박재홍> 의식불명 상태가 2주간 계속됐었는데, 정말 다행입니다. 아드님이 어떤 사고를 당했던 거죠?

◆ ○○○> 4월 2일에 GOP 초소에 근무 투입이 됐었는데 근무를 서다가 4월 5일 새벽 4시 6분경에 사고가 생긴 거거든요. 첫 날부터 세 번 째 날까지 계속 한조가 되어서 같이 근무 했던 사수인 파트너와 2인 1조로 초소경계근무를 서는 상황이었는데요. 3일동안 똑같은 방식으로 욕설을 하고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 박재홍> 아니, 그러니까 4월 2일부터 처음 GOP에 투입이 된 거 아니에요, 그런데 사고가 난 게 4월 5일인데. 그러면 3일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요?

◆ ○○○> 욕설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방탄 헬멧 위로 머리 부분을 가격을 하고, 정강이를 발로 걷어차고 그다음에 엎드리라고 해서 발로 걷어차고...

◇ 박재홍> 엎드려뻗쳐를 시키고 발로차고 가슴팍을 치거나 그랬던 건가요?

◆ ○○○> 네, 욕하거나 이런 건 기본이고. 신병이다 보니까 아직 근무수칙이나 이런 부분들에 적응을 못 했을 거 아니게요.

◇ 박재홍> 3일밖에 안 됐을 테니까요.

◆ ○○○> 네, 배도 맞고.. 3일 동안 똑같은 방식으로 쭉 이어서 폭행을 한 모양이에요.

◇ 박재홍> 그러니까 초임병으로써 일을 잘 못하니까 그것에 답답하다고 계속 폭행을 가했던 거네요.

◆ ○○○> 네, 그렇습니다. 욕설은 기본이고요.

◇ 박재홍> 그러면 일반적으로 그렇게 가혹행위를 당하고 나면 분노가 생겨서 그 분노를 상대방을 향해서 분출을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아드님 같은 경우는 왜 그렇게 스스로 자신에게 수류탄을 던졌다고 하던가요?

◆ ○○○> 아들이 자존심이 굉장히 상했던 모양이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군대생활에서의 어떤 희망도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고요. 또 근무 투입되기 전 생활관에서 생활할 때 사수가 이런 얘기를 몇 번 얘기를 했던 모양이에요.

◇ 박재홍> 뭐라고 말했나요?

◆ ○○○> ‘내가 네 사수인데 너 나한테 잘못 보이면 제대하는 날까지 계속 꼬이는 상황이다. 만약에 위에 찌르고 발설을 하게 되면 너 군생활 끝이다.’ 이런 협박식으로 계속 주입을 시켰던 모양이에요. 그러다가 아들이 사수한테 처음에 자대배치 받아서 부모님하고 통화 좀 하면 안 되겠냐고 서너 차례 얘기를 했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바로 욕설을 하면서 통화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나봐요. 사고 당일에도 제가 전화를 새벽 2시 반까지 기다렸거든요.

◇ 박재홍> 아드님의 전화를요?

◆ ○○○> 네, 혹시나 해서요. 그런데 새벽 4시 40분쯤에 중대장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너무 많이 다치고 피를 많이 흘려서 병원 응급실에 지금 와 있다고요.

◇ 박재홍> 아드님을 병원에서 만나신 거 아니에요? 그때 얼마나 가슴이 아프셨을까요? 어떠셨나요?

◆ ○○○> 그때 상황은 파편이 머리, 뇌, 왼쪽 눈에.. 그리고 다리는 아주 그냥 볼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상황이었고요. 파편이 너무 많이 박혀 가지고요. 그렇게 입원을 하게 된 상황입니다.

◇ 박재홍> 그런 아드님의 상황을 보고 얼마나 가슴이 아프셨겠어요. 그런데 제가 자료를 보니까 아드님이 우수전투병으로 입대를 했다고 하는데요. 이 우수전투병은 뭔가요?

◆ ○○○> 제가 알기로 우수전투병이라는 것이 그동안 GOP 근무자들 사이에서 총기난사 사고도 있었고, 윤일병 사고 같은 큰 사건들이 많이 터졌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어떤 가혹행위나 사고를 최소화할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면 거기에 대한 인센티브를 줘야 할 거 아닙니까?

◇ 박재홍> 그런 인센티브를 도입해서 지금까지 있었던 가혹행위를 없애기 위해서 우리 군에서 도입한 제도 아닙니까. 그런데 아드님이 그 우수전투병 제도 1기인데 오히려 그 제도 안에서 피해를 입은 거네요?

◆ ○○○> 네, 여러 가지 면에서 기분 좋은 마음으로 지원을 하게 됐는데..

◇ 박재홍> 그런데 갔더니 관리상의 문제로 참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고 지금 아직도 병상에 누워 있습니다. 그러면 사고가 있고 나서 군 검찰이 수사에 들어갔는데 가해자였던 상병은 혐의를 시인했습니까?

◆ ○○○> 처음에는 진술을 전부 다 부인을 했대요. 그래서 거짓말탐지기도 한번 조사를 받았는데 정상으로 나왔고요. 그런데 이제 우리 아들이 깨어나면서 다시 얘한테 진술을 받았는데 그때 일부 시인을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박재홍>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나중에 헌병대 조사에서 시인을 했다는 말씀이군요.

◆ ○○○> 네. 현장 감식을 할 때도 굉장히 냉철했습니다. 긴장하는 모습도 없고. 그냥 평상시대로 그냥 묵묵부답으로 일관을 하더라고요. 하나도 답변을 못하더라고요. 그런데 상황보고도 문제였습니다. 아들이 수류탄 사고였으니까 응급사고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 ○○○> 가해 병사가 응급사고에 대한 보고를 한 게 아니고 그냥 통상적인 보고를 했어요. 그냥 ‘여기 모 이병이 쓰러졌다’ 이렇게만 보고한 거예요.

◇ 박재홍> ‘수류탄 폭발이 발생했다.’ 이런 보고가 아니고요.

◆ ○○○> 그러니까요. 수류탄을 맞아서 쓰러진건지, 화장실에 가다가 넘어져서 쓰러진 건지 전혀 보고하지 않은 거예요. GOP부대가 경계 전문부대잖아요. 보고가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되고 대처하는 매뉴얼이 있어야 되는데, 전혀 그런 매뉴얼이 없습니다. 이건 정말 깜짝 놀랄 일입니다.

◇ 박재홍> 이해가 안 되는 문제네요. 지금까지 사고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군내에 이러한 보고 체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인데요. 앞으로 재판을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군 재판부에 하실 말씀이 있다면 어떤 말씀이 있을까요.

◆ ○○○> 재판부에서 할 얘기는 결국은 이런 사고들이 발생되지 말아야 하는데요. 저희 아이는 분명 피해자입니다. 피해자 입장에서 진상조사가 정확하게 수사가 이루어지고 거기에 합당한 처우를 받았으면 좋겠는데요. 결국은 헌병대 수사 단계에서 피해 부모 앉혀놓고 거기에서 자살을 운운하는 그런 행위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도리어 군용물 훼손죄를 언급을 하면서 입건할 수도 있다는 그런 엄포성 얘기도 하고. 그래서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 박재홍> 개인의 책임으로 몰고 가는 그런 느낌이랑 수류탄 손괴 책임같은 것을 물었다는 말씀이신가요.

◆ ○○○> 그래서 그런 조사들이 정확하게 이루어지고 거기에 대한 보상적인 차원이나 그런 부분들을 잘 마무리해서 사건이 종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공정하게 좀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씀이네요. 아드님이 건강을 회복하면 좋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 감사합니다.

◇ 박재홍> 군내에서 가혹행위를 당한 뒤 수류탄 사고를 당한 설 이병의 아버님을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