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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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박남배 (양천경찰서 경위)

감쪽같이 사라진 돈, 500만원. 그런데 범인은 사람이 아닌 쥐였습니다. 무슨 소설 속 얘기같으시겠지만 진짜인데요. 그것도 바로 며칠 전 서울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70대의 할아버지가 어렵게 모으셨던 500만원이 감쪽같이 사라졌고 급기야 경찰까지 출동해 수사를 했는데, 범인을 추적해보니.. 쥐였다고합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이 황당한 사건과 범인 이야기를 좀 해 보죠. 할아버지의 귀한 돈 500만원을 찾아준 경찰서이십니다. 양천경찰서 목2지구대의 박남배 경위님을 만나보죠. 경위님, 안녕하세요.
◆ 박남배>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일단 사건 시작부터 들어보죠. 어떻게 출동하게 되신 건가요?
◆ 박남배> 할아버지가 은행에 돈을 갚기 위해서, 화장실 천장 속 비닐에 싼 돈이 없어졌다고 그래서 현장에 가보니까요. 집에 침입한 흔적이 없었고요.
◇ 박재홍> 잠깐만요. 돈을 모아놨는데 그게 없어졌다는 말씀이었어요. 그 할아버지가 혼자 사시는 분이었나요?
◆ 박남배> 할아버지 혼자 사시는 분이었습니다.
◇ 박재홍> 네, 할아버지께서 신고를 하신거면 할아버지께선 누군가가 돈을 훔쳐갔다고 생각하셨던거 아니에요? 경위님도 수사를 어떻게 해야 될까 당황하셨을 것 같은데요?
◆ 박남배> 처음에는 경찰 감식반에 의뢰를 했어요.
◇ 박재홍> 감식반이요?
◆ 박남배> 네, 그러다가 천장을 확인을 하다 보니까, (비닐) 종이 조각이 있어서, 그 당시에 제 머리에 스쳐간 게 '쥐 소행이 아니냐' 이렇게 판단이 들었습니다.
◇ 박재홍> (웃음) (비닐)종이 조각이 보였는데, 그래도 비닐 조각 보시면서도 이게 쥐일까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비닐 조각에 쥐의 이빨자국 같은 게 있었습니까?
◆ 박남배> 비닐 밑에 잔잔한 구멍이 나 있더라고요.
◇ 박재홍> 약간의 비닐조각 같은 것이 떨어져 있었는데. 거기에 쥐 이빨자국이 있었다?
◆ 박남배> 네.
◇ 박재홍> 할아버지께 범인이 쥐 인것 같다고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 평상시에 쥐가 발견되거나, 천장에서 왔다갔다하는 소리를 들어보셨느냐고 물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 박남배> 저희가 할아버지한테, 쥐 소행 같기도 하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우리 집에는 쥐가 없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 박재홍> 그러면 화장실 천장 구멍은 어땠습니까? 컸습니까?
◆ 박남배> 화장실 구멍은 조그마해서 머리가 들어가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께 도구를 이용해서 천장을 뜯었으면 한다고 협조를 구했어요.
◇ 박재홍> 할아버지는 우리 집에 쥐가 없다는 믿음이 굉장히 크신 상황 아니였습니까. 그런데 '할아버지, 쥐가 범인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니까 할아버지 반응이 어땠습니까?
◆ 박남배> 처음엔 황당해하시고, 천장 뜯는 걸 반대하셨지만, 500만원을 찾으시는 게 낫지 않냐고 설득해서 협조를 구하게 된 겁니다.
◇ 박재홍> 천장을 뜯어서 500만원 찾는 게 더 낫다고 설득을 하셨다고요. 그래서 천장을 뜯어보신 거네요? 안에는 어떻던가요?
◆ 박남배> 할아버지가 보관한 장소로부터 3m 안쪽으로 비닐하고 돈 봉투가 이동돼 있더라고요.
◇ 박재홍> 그래요? 비닐봉지와 돈이 3m 정도 뒤 에 있었다.
◆ 박남배> 네.
◇ 박재홍> (웃음) 이 쥐가 갉아먹으면서 이동시켰던 그런 흔적이 있었나요? 당시의 모양을 설명을 해 주신다면?
◆ 박남배> 검정비닐이었는데요. 그 비닐이 다 뜯겨 있고, 일부... 돈 한 20여 장은 손괴돼 있고 5만원권 80여 장은 그대로 손괴가 안 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 박재홍> 쥐가 갉아먹었네요.
◆ 박남배> 일부 귀퉁이를 갉아먹은 상태였습니다.
◇ 박재홍> 쥐들이 돈까지 갉아먹네요. 그 돈들은 어떻게 하셨다고 하던가요? 은행에 가가시니까 교환이 가능하다고 했습니까?
◆ 박남배> 전체를 먹은 게 아니라 귀퉁이를 먹었기 때문에 은행에서 받아줬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 박재홍> (웃음) 다행이네요. 그러면 천장을 뜯어본 다음에 봉투가 발견됐지 않았습니까? 실제로 쥐가 뜯어먹고 쥐가 범인이었다고 밝혀진 건데, 할아버지는 어떤 반응이셨어요?
◆ 박남배> 할아버지는 몇 년에 걸쳐 모은 돈이라 좋아하시더라고요. 나이 드셨는데 바닥에서 펄쩍 뛰시면서 우리한테 인사를 하시면서, 아주 좋아하시고... 그 모습을 보고 우리도 기분이 좋았었습니다.
◇ 박재홍> 얼마나 힘들게 모으셨겠어요, 은행 빚을 갚기 위해서 500만원을 잘 모았는데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당황하셨겠습니까? 또 경위님도 찾아주시면서 굉장히 보람을 느끼셨겠네요.
◆ 박남배> 네. 그 당시의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 박재홍> 그래도 범인은 놓치신 거 아닙니까? (웃음)
◆ 박남배> (웃음) 쥐 범인은 못 잡았습니다.
◇ 박재홍> 할아버지는 앞으로 돈 관리를 어떻게 하시겠다고 말씀을 하셨나요? 향후에도 천장에는 쥐들이 활동을 할 건데요.
◆ 박남배> 앞으로는 은행에 잘 보관하겠다고 그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 박재홍> 돈은 은행에 보관하시고, 그 쥐는 잡아야 되겠다고 말씀은 안 하세요?
◆ 박남배> 쥐는 잡아야 되겠다고 말씀하시는데, 사라진 뒤라... 할아버지께서는 돈 찾았다는 행복감에 다른 말씀은 특별하게 안 하시더라고요.
◇ 박재홍> 경위님, 경찰 생활하신 지는 몇 년 되셨어요?
◆ 박남배> 25년 정도 했습니다.
◇ 박재홍> 굉장히 오래 하셨는데, 지금까지 수사하시면서 이렇게 쥐가 범인이었던 상황이 있었습니까?
◆ 박남배>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웃음)
◇ 박재홍> (웃음) 앞으로 사소한 사건이라도 지금처럼 잘 수사를 해 주시면, 국민들이 굉장히 감사해하고 고마워하실 것 같습니다. 경위님,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박남배>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양천 경찰서 목2지구대의 박남배 경위와 함께 말씀 들어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