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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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22(금) 프로레슬러 이왕표 "은퇴한다니, 야수 밥샙이 화내"
2015.05.22
조회 832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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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왕표 (프로레슬러)



한국프로레슬링계의 두 별을 꼽으라면 여러분께서는 어떤 분들을 떠올리실까요? 먼저 박치기왕 김일 선수가 1960년대 프로레슬링의 전성시대를 열었다면 이 선수는 무려 7차례나 세계챔피언에 오르면서 1980년대 한국프로레슬링의 황금시대를 열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드롭킥의 대명사 이왕표 선수입니다. 40여 년간 무려 1600회의 경기를 치른 우리 프로레슬링의 살아있는 역사인 이왕표 선수. 다음 주 월요일인 25일에 은퇴식을 끝으로 링을 떠난다고 합니다.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쳐왔던 무대를 떠나서 그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이왕표 선수. 현재 한국프로레슬링연맹의 대표이기도 한데. 오늘 화제의 인터뷰 주인공으로 만나보겠습니다. 이왕표 대표님, 안녕하세요.

◆ 이왕표> 안녕하세요. 이왕표입니다.

◇ 박재홍> 반갑습니다. 40년간 선수생활을 마치시고 다음 주 월요일에 은퇴식을 하신다고요?

◆ 이왕표> 그렇습니다. 지금 은퇴식 준비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지금 심경이 어떠세요?

◆ 이왕표> 심경이 착잡하고 좀 섭섭하기도 하고요. 또 40년간 이렇게 팬들이 아낌없는 과분한 사랑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또 특별히 이 시점에 은퇴를 발표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 이왕표>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지금 제가 투병 중이라 어차피 선수생활을 할 수 없다고 제가 판단을 했고요. 또 떠날 때는 또 떠나줘야지 후배들을 끌어줄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이번에 은퇴를 하게 됐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말씀하신 대로 지난 2013년에 담도암으로 투병 중이라는 소식 때문에 팬들이 굉장히 놀라셨는데요. 지금은 어떠세요, 건강이?

◆ 이왕표> 지금은 많이 호전이 됐습니다. 은퇴식을 직접 준비를 하다 보니까 오히려 행복한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박재홍> 엔도르핀이 솟으면서 더 몸도 회복되시는 것 같아요.

◆ 이왕표> 그렇죠. 내가 정말 살아서 은퇴식도 준비를 하는구나 싶어서 엔도르핀이 많이 나오고 그랬습니다.

◇ 박재홍> 또 많이 회복되셨다니까 정말 다행입니다. 다음 주 월요일에 은퇴식을 하시는데 팬들을 위해서 특별한 이벤트를 하나 준비하고 계신 게 있을까요?

◆ 이왕표> 저하고 시합을 3번 했던 밥 샙이 다시 옵니다.

◇ 박재홍> 야수 밥 샙.

◆ 이왕표> 네. 밥 샙이 와서 직접 경기를 합니다. 그런데 밥 샙이 좀 화가 났습니다.

◇ 박재홍> 화가 났어요? 우리 대표님이 은퇴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 이왕표> 자기가 저한테 빚을 받을 게 있는데 왜 링을 떠나느냐. 정말 기분 나쁘다는 식으로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은퇴식이라고 하니까 놀래가지고 정말 섭섭하다, 서운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2008년과 2009년도에 경기를 하셨잖아요. 그때 승리하셨기 때문에 밥 샙 선수가 설욕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은퇴하신다고 하니까 화를 낸 거네요.

◆ 이왕표> 그렇죠. 뭐 아주 각오가 대단한 것 같아요. 제가 은퇴하니까 ‘이왕표 없는 WWA를 초토화를 시켜버리겠다, 각오하라’하고 선포를 하고 그러고 있습니다. (웃음)

◇ 박재홍> (웃음) 그 말씀 들으시니까 기분이 나쁘시겠어요. 그냥 지금이라도 링에 올라가서 밥 샙의 코를 납작하게 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드실 것 같은데요.

◆ 이왕표> 그렇죠. 기분 같아서는 올라가고 싶은데 몸이 따라주지를 않을 것 같아요. (웃음)

◇ 박재홍> 후배들께 맡기세요. 지금 암 투병 중이시니까. (웃음)

◆ 이왕표> 네. 후배들이 알아서...

◇ 박재홍> 그래요. 경기가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겁니까?

◆ 이왕표> 네, 장충체육관에서 오후 2시 반부터 시작을 합니다. 은퇴식인 만큼 입장권을 판매하지 않고 정말 레슬링을 좋아하는 팬들을 모시고 무료로 은퇴식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정말 의미 있는 행사고 경기가 될 것 같습니다. 은퇴식을 하시기까지 40년 동안 현역으로 1600번 경기를 하셨어요. 말이 1600번이지, 멋진 순간도 있었지만 굉장히 힘드시고 부상도 많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때마다 대표님을 어려운 순간에서 끌어올렸던 힘은 뭐였습니까?

◆ 이왕표> 투지죠, 투혼. 제가 처음에는 20연패를 계속 했었습니다마는...

◇ 박재홍> 처음에 데뷔했을 때요?

◆ 이왕표> 네. 데뷔해서요. 그 때 정말 좌절하고 방황도 했었습니다마는 투지라든지 승부욕, 그런 데에서 힘이 생기고 힘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세계챔피언이셨지만 그 과정 속에서 20연패를 했던 신인시절도 있었다는 사실이 또 많은 분들에게 꿈도 주시고 희망도 주신 것 같습니다. 뭔가 대표님께서 외모상으로 굉장히 위압감을 주시잖아요. 그래서 지금까지 레슬링을 하시면서 혹시라도 링 밖에서 오해를 받으셔서, 설마 그런 용기가 있는 사람들은 없었겠지만 혹시라도 시비를 걸어왔다거나 그런 경우가 있으세요? (웃음)

◆ 이왕표> 간혹 그런 사람들도 있었어요. 술을 먹다가 시비를 걸고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밖에서 정말 힘껏 누구를 때려본 일이 한 번도 없어요. 정말 때리면 죽을 것 같아서요. 일반인들은 때리지 못하고 요즘 흔히 말하는 태클로 들어서 한두 바퀴 돌리고 내려놓습니다. 그러면 ‘아이고, 죄송합니다.’ 그러고 그냥 갑니다.

◇ 박재홍> (웃음) 정신이 번쩍 드는 거죠.

◆ 이왕표> 밖에서 누구와 싸워본 적은 별로 없습니다.

◇ 박재홍> 본인이 처한 현실을 알게 되고 ‘내가 상대를 잘못 골랐구나’라고 정신이 번쩍 들게 되는 겁니다.

◆ 이왕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웃음)

◇ 박재홍> 우리 대한민국의 프로레슬링. 한때는 정말 최고 인기를 구가했는데 요즘 보면 옛날만큼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죠. 이런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시겠어요, 어떠세요?

◆ 이왕표> 그렇죠. 사실은 침체된 걸 살리지 못해서 제가 떠나는 입장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놓고 떠났으면 좋았을 텐데요. 그런 부분이 안 됐기 때문에 좀 아쉽고요. 또 어떻게 보면 제가 은퇴식을 하면서 후배들한테 그런 자리를 만들어준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서 정말 은퇴식 때 이왕표를 능가하는 그런 스타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또 은퇴를 하지만 또 그런 선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노력을 계속 해야 되겠죠.

◇ 박재홍> 역도산, 김일, 이왕표 그리고 넥스트. 그 후배가 반드시 나와야 될 것 같아요. 이왕표 선수, 비록 링 위는 떠나시지만 팬들의 가슴에 그리고 한국프로레슬링의 전설이자 영원한 챔피언으로 기억될 겁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왕표>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한국프로레슬링연맹의 이왕표 대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