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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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박남철 (공공정자은행 설립추진위원장, 필요), 이윤성 (서울대 의대 교수, 문제 많아)

박남철 (공공정자은행 설립추진위원장, 필요),
-이미 불법매매 난립, 정자은행이 윤리제도적 해결책
-금전 보상은 전문가와 사회적 합의 필요
-조건 선택 자판기식 미국상업정자은행과 달라
이윤성 (서울대 의대 교수, 반대)
-정자 제공자 신원 비밀은 보장될 수 없어
-생물학적으로 많은 자손 생길 때 예기치 못한 문제 발생
-상업적 수익으로 변질될 측면 다분해
제3의 남성이 돈을 받고 제공한 정자를 난임부부에게 연결시켜주는 공공정자은행. 논의단계부터 찬반양론이 맞서고 있습니다. 난임부부의 현실적인 고통을 덜어줘야 한다는 찬성의견과 사실상 생명을 매매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반대의견이 부딪히고 있는 것인데요. 공공정자은행을 둘러싼 생명윤리논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공공정자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입장을 들어보죠. 공공정자은행 설립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부산대 의대의 박남철 교수를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박남철> 안녕하세요.
◇ 박재홍> 공공정자은행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이유, 말씀해 주실까요?
◆ 박남철> 우리 앵커 선생님도 잘 아시다시피, 비배우자 인공수정이 필요한 난치성 불임환자가 한 20만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런 환자에 대한 우리가 제도적, 윤리적인 어떤 이런 부분에서 충족할 수 있는 정자를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요. 불법정자 매매가 난립해 있는 것도 이미 인지되어 있는 사실이고요. 이런 문제를 전반적으로 해결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현실적으로 정자를 대가없이 기증하는 공여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불법정자 매매가 난립한 상황이라) 공공정자은행을 설립해야 한다, 이런 입장이신 것 같고.
◆ 박남철> 그렇죠. 그렇죠.
◇ 박재홍> 그럼 결국 금전적인 보상도 고려되는 상황 아닌가요?
◆ 박남철> 여기 금전적인 보상의 문제는 우리가 이미 교통비를 준다든지 식대를 준다든지 그 시간의 근로대체비용을 지원한다든지 이런 의미지, 정말 상업적으로 어떤 보상을 하는 이런 의미는 아닙니다.
◇ 박재홍> 그런데 조금 전에 말씀하신 수고비, 교통비, 식비 어느 정도로 책정되어 있는 건가요? 이를테면 중국 사회 같은 경우에는 약 우리나라 돈으로 80만원 정도 넘는 돈이 제공되잖아요.
◆ 박남철> 중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높은 보상제도를 갖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우리나라도 중국 정도의 수고비를 고려하고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어느 정도인가요?
◆ 박남철> 그런 문제는 앞으로 우리가 의학자, 법률가, 생명윤리학자 또 정부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컨센서스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 반대측이 제시하는 극단적인 예가, 미국 같은 경우는 정자은행에서 180cm 이상의 키, 푸른 눈, 아이비리그 졸업생처럼 자판기로 상품을 구매하듯이 정자가 거래되는 상황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러한 문제는 없을까요, 우리나라에도?
◆ 박남철> 미국은 이제 민간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자기들 정자를 국제적인 딜리버리 공급까지도 가능하다고 선전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공공정자은행의 개념은 미국의 상업정자은행하고는 그 개념이 완전히 다른 걸로 판단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 박재홍> 말씀하신 게 유럽형 모델을 따라간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
◆ 박남철> 그렇죠. 유럽의 대표적인 국가인 프랑스나 영국을 보시면 한국의 건강보험 제도 내에 정자은행을 두고 있고. 유럽형의 공공정자은행을 모델로 해서 한국적 현실에 맞도록 운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제 또 하나 정자 제공자 신원을 비공개로 한다고 하더라도, 태어난 자녀의 입장에서는 언젠가 생물학적 아버지를 만나고 싶어하는 그런 가능성도 있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정체성의 혼란이라든지 이런 문제도 있을 것 같은데요.
◆ 박남철> 현재도 우리가 이런 자발적 정자 공여자의 신원은 철저하게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고요.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서 동의서든지 법적 장치가 필요할 걸로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박재홍> 그러면 자녀 입장에서는 생물학적 아버지를 만날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봉쇄된다, 이런 말씀인가요?
◆ 박남철> 네, 당연하죠.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박남철> 감사합니다.
◇ 박재홍> 정자은행의 설립을 찬성하는 쪽, 부산대 의대의 박남철 교수였습니다. 이어서 정자은행 설립에 반대하는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서울대 의대의 이윤성 교수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윤성>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정자은행의 운영이 생명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 이런 주장을 갖고 계신데요. 생명윤리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 이윤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요. 우선 정자 제공자의 신원을 비밀로 해야 되는 건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게 얼마까지 보장이 될 것인가. 그게 예컨대 법원의 요구에 의해서 공개를 하라고 그래도 비밀을 보장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있고요. 또 하나는 한 사람이 정자기증을 많이 해서 생물학적으로 자손이 많이 생기면 사실은 그 사람들끼리는 서로 모르고 있기 때문에, 사랑을 하게 되거나 그렇게 되어서 근친상간의 위험도 생길 수가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데 임신이 너무나 어려운 부부들. 그러니까 난임부부들 입장에서는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그런 가정들의 현실적인 고통을 덜기 위해서는 이러한 정자은행 설립이 필요하다, 이런 주장도 있는데요.
◆ 이윤성> 일리가 있죠. 요컨대 중요한 건 그 사회가 무엇을 받아들일까 하는 게 중요합니다. 지금처럼 정자은행이 없어도 가능하다면 정자은행 없이도 추진할 수 있는 것이죠.
◇ 박재홍> 그렇다면 관리상의 문제를 지적하시네요?
◆ 이윤성> 그렇죠. 이게 무슨 매매가 된다든지 또는 결혼하지 않은 여자가 아기만 갖고 싶어서 한다든지 하는 경우에도 허용할 것인지. 또는 동성애 부부에게 정자제공을 할 것인지 등등의 부수되는, 정자를 제공하는 사람의 자격 또 정자를 제공받는 부부의 자격 등등이 엄격하게 구별이 돼야죠.
◇ 박재홍> 현실적으로 또 혹은 유전학적으로 고려할 부분이 굉장히 많을 것이다, 이런 말씀을 주고 계시네요. 그리고 이제 태어난 자녀 입장에서도 정체성 혼란이라든지 이런 문제도 있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보시나요?
◆ 이윤성> 그렇습니다. 지금은 정자 제공자한테는 비밀을 유지하거나 이런 걸 다 하지만 태어난 아기한테는 아직 그런 동의를 받을 수가 없잖아요. 그 아기는 나는 생물학적 아버지를 알고 싶다고 얘기했을 때, 또는 그 아기가 무슨 백혈병에 걸려서 골수이식을 받아야 되는데 그런 문제가 생겼을 때, 내 아버지를 찾겠다고 했을 때 그걸 거절할 논리적 근거가 충분히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 박재홍> 그야말로 굉장히 많은 경우의 수가 있겠네요, 교수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 이윤성> 그리고 또 하나 걱정해야 할 게, 자꾸 상업적인 정자은행이나 난자은행에서는 무슨 180cm 이상의 금발에 이런 조건을 내세우는데. 우수한 정자라는 개념은 없어요. 문제가 있는 생식세포를 배제하는 개념은 있지만, 우수하다는 것은 약간은 잘못된 우생학적 개념에서 나온 것이고 우수한 것을 찾겠다고 하면 그게 상업적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이제 이런 논의들이 비뇨기과 선생님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데 실제로 정자은행이 생기게 되면 이게 인공 혹은 체외수정이 확산될 것이고 병원들이 수입적인 측면에서도 유리한 측면들이 있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윤성> 우리가 헌혈을 해도 실제로 혈액을 처리하고 보관하고, 그걸 수혈할 때는 혈액을 받는 입장에서는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돼요. 왜냐하면 그걸 관리해야 되니까. 그와 마찬가지로 만일 정자를 기증받는 쪽은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됩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어떠한 정자은행의 현실적인 문제들 이런 것들 다 고려해서 추진되어야 될 것이다, 조심스럽게 또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이윤성> 네.
◇ 박재홍> 서울대 의대의 이윤성 교수였습니다. 공공정자은행을 둘러싼 생명윤리 논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