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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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20(수) [행간] 청와대의 무늬만 정무정치
201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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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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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주제 들어볼까요?

◆ 김성완>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 사퇴한 지 이틀이나 지났지만 사퇴 여진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데요. 여당에서는 왜 사퇴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해서 허둥대고 있고요. 야당에서는 ‘국회 협박이다’ 이러면서 반발하고 있습니다. 청와대의 무늬만 정무정치,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정무수석이 이렇게 중요한 자리였나 싶을 정도로 조윤선 정무수석의 사퇴를 놓고 정말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 김성완> 맞습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요. 언제부터 정무수석이 이렇게 중요한 자리였나, 조 수석이 그동안 그렇게 많은 일을 했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지금 상황을 비유를 하자면 돌풍이 한 차례 확 지나가고 난 다음에 잠시 조용하던 마을에 느닷없이 벼락을 친 거하고 좀 비슷하다, 이렇게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금개혁안 합의가 무산이 됐었잖아요, 여야 합의가. 여야가 한바탕 힘겨루기를 한 다음에 전열을 다시 가다듬고 막 다시 협상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청와대가 갑자기 정무수석 사퇴 카드를 확 던져버리니까 오히려 분란이 생겨버렸습니다. 연금개혁안의 협상의 주요 파트너라고 할 수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부터 굉장히 비판적인데요. ‘이건 사의라고 하지만 사실상 경질이다, 사회적 합의에 대한 도발이자 청와대가 국회를 협박하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이춘석 위원은 ‘조 수석의 사퇴로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런 말까지 했습니다. 여당 지도부 입장도 제가 볼 때도 좀 안쓰러운데요. 청와대가 벌인 일을 자꾸 뒷수습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연금개혁안도 그랬고 지금 이번에 정무수석 사퇴안도 그런데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하도 야당에서 반발하니까 기자들이 묻지 않았겠습니까? ‘사퇴가 이거 지금 어떻게 된 겁니까?’라고 물었는데. ‘조 수석이 경질됐다는 얘기는 이건 언론에서 그냥 몰고 가는 얘기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습니다.

◇ 박재홍> 김무성 대표의 얘기는 ‘사표낸 지 며칠 됐다, 경질 아니고 사퇴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 어느 쪽 말이 맞는 거예요? 여야가 계속 말이 다른데.

◆ 김성완> 경질이다, 아니다, 여러 가지 해석도 나오고 분분한데요, 의견이.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치는 메시지입니다. 그러니까 누가 어떤 의도로 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의미로 읽혔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거든요. 그렇게 본다면 조 수석의 사퇴는 경질이 맞는 것 같아요, 제가 볼 때는. 왜 경질이라는 메시지로 읽을 수밖에 없느냐.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째, 정무수석이 사퇴하는데 여당 지도부가 전혀 몰랐다는 겁니다. 사퇴 직후에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여당 지도부에서? ‘어, 이거 뭐야?’ 의아한 반응을 보였거든요. 김무성 대표는 ‘공무원연금개혁 무산은 조 수석이 책임질 일이 아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유승민 원내대표는 사퇴 배경을 전혀 모르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당정청 심야회동까지 해서 서로 간에 갈등했던 것을 봉합을 하고 다시 심기일전해서 다시 해보자,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런 지 며칠도 지나지 않아서 정무수석이 ‘공무원연금개혁 처리가 지연된 건 다 제 책임입니다.’ 이러면서 덜컥 사퇴를 했으니까 여당 지도부가 얼마나 난감했겠습니까? 두번째 이유는 뭐냐면요, 과거를 묻지 마세요라는 겁니다. 남녀간에도 연애할 때 과거를 묻지 말라고 얘기하잖아요. 물으면 짜증나기도 하고. 그런데 정치권만큼 이 말이 잘 통하는 게 없습니다. 왜냐하면 정치권에서는 엊그제까지도 막 치고 박고 서로 죽일듯이 싸우다가도 오늘 협상 테이블로 앉으면 또 환하게 웃으면서 어깨 툭툭 치고 악수하는 거거든요. 지금 비록 공무원연금개혁안 둘러싸고 협상이 깨져서 분위기가 안 좋았지만 그건 엄연히 과거 일이고요. 협상 파트너도 이종걸 원내대표로 바뀌었으니까 다시 시작을 해보자, 이렇게 지금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상황이었습니다. 야당 원내대표 입장에서도 본인이 새로 취임을 한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해서든 협상을 이번에 새롭게 잘 만들어봐야 되겠다, 이런 자세를 보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정무수석이 철 지난 과거 얘기 꺼내면서, 과거 다 들춰내가면서 아, 그때는 이랬었죠, 그때는 왜 이런 협상안 못 만들었나요, 거기에서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러면서 갑자기 사표를 확 던져버렸으니까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였겠어요? 과거 얘기 들춰내서 뭐 어쩌자는 거야, 협상 잘하라는 얘기야, 아니면 빨리 하라고 얘기하는 거야, 독촉하는 거야 이런 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런 면에서는 빨리 하라고 오히려 압박을 하면서 경질을 했다고밖에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거죠.

◇ 박재홍> 이제 박 대통령은 네번째 정무수석, 새로운 수석을 찾아야 되는데, 그러면 이번 기회에 뭐랄까요, 당청간의 소통 강화를 위해서라도 청와대 정무 기능을 좀 보완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 김성완> 글쎄요. 박근혜 대통령이 만기친람식 정치 스타일상 이게 가능한 일일까, 이런 생각도 솔직히 드는데요. 정무수석 그리고 정무특보의 역할이 뭐겠습니까? 당청간 특히 청와대와 야당간의 가교역할을 하라는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내 편이 아니라 다른 사람, 남의 편을 내 편으로 끌어들이라, 그 사람을 설득하라고 하는 게 원래 정무라인의 가장 큰 업무입니다. 그런데 지금 정무수석이나 정무특보단을 보십시오. 지금 다른 사람하고 소통하겠다라고 하는 의지가 보이는 게 아니라 그냥 우리 편, 우리 팀 단속하겠다는 거밖에 안 보이거든요.

◇ 박재홍> 친박일색이다, 이런 평이 있죠.

◆ 김성완> 지금 정무특보단만 봐도 주호영, 김재원, 윤상현 다 친박일색이고요. 대통령 최측근들입니다. 이번에 연금개혁안 합의 파기 과정에서도 확인했던 것처럼 비박계 지도부 견제용으로 특보단을 운용을 하는 건지, 친박계 결속용으로 운용을 하는 건지 사실 헷갈릴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무특보단, 정무라인이 제대로 역할을 하리라고 기대하는 건 무리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볼 때는.

◇ 박재홍> 그리고 또 하나 국회의원이 대통령 정무특보를 겸직해도 되는 것이냐, 이것도 논란이 많았는데 이건 지금 어떻게 정리되고 있습니까?

◆ 김성완> 지금 국회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서 심사를 했다고 하는데요. 위원이 8명입니다. 그런데 찬성 4명, 반대 4명 이렇게 팽팽하게 맞서가지고 결국은 정의화 국회의장한테 ‘국회의장이 판단하십시오.’ 이렇게 공을 넘겨놓은 상태예요. 그래서 ‘이건 질질 끌 상황이 아니다, 가능한 한 빨리 입장을 정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사실 국회의원들은 한 명 한 명이 입법기관이잖아요. 그 입법기관한테 대통령의 마름 역할을 하라, 이렇게 맡겨놨으니까 당연히 분란이 생길 수밖에 없죠.

◇ 박재홍> 독립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다, 뭐 이런 지적이시네요.

◆ 김성완> 결국은 이런 면들을 다 종합해 볼 때 청와대 정무직은 무늬만 정무정치를 하고 있다, 이렇게밖에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어요.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