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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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8(월) 도곡시장 카네이션 천사 "새벽 2시를 노린 이유요?"
2015.05.18
조회 88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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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기모 (도곡시장 상인), 노신회 (진선여고 학생)



지난 1월 큰 화재가 났던 서울 도곡시장. 4개월이 지난 지금 다행히 시장은 다시 문을 열었지만 화재 피해를 겪었던 상인들의 마음에는 아직도 화재의 아픔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에 특별한 카네이션이 도곡시장 상인들을 모처럼 웃게 만들었다는 소식인데요. 이름을 밝히지 않은 누군가가 종이 카네이션을 만들어서 상점마다 하나하나씩 붙여놨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카네이션에는 아픔을 딛고 일어서시라라는 문구가 있었는데요. 화재가 휩쓸었던 도곡시장에 출연한 카네이션 수십송이를 사연,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겠습니다. 먼저 이 특별한 카네이션을 선물받은 분입니다. 도곡시장에서 생선가게가 운영하는 김기모 씨입니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 김기모> 안녕하세요.

◇ 박재홍> 반갑습니다. 제가 듣기로 어버이날 아침에 가게 문에 종이로 만든 카네이션이 있었다고요?

◆ 김기모> 이제 천막을 내렸는데 그 천막 앞에 카네이션 종이, 색종이로 만든 종이들이 집집마다 다 붙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누가 이렇게 예쁜 짓을 했나’ 이렇게 봤더니 한 30가구 되는 집에 다 붙어있더라고요.

◇ 박재홍> 그러니까 한 30여 개의 가게 문에 거의 다 붙어 있었네요, 그렇죠?

◆ 김기모> 네.

◇ 박재홍> 카네이션이 종이로 만들어져서 정성스럽게 있었고 또 메모도 있었다고 하죠?

◆ 김기모> 메모지도, 글이 써져 있더라고요.

◇ 박재홍> 어떤 내용이 있었나요?

◆ 김기모> 이렇게 어려움 속에서도 잘 참고 견디고 수고하신다고 그러면서 너무 감사하다고 그런 글귀가 써져 있더라고요.

◇ 박재홍> 그러니까 화재 때문에 마음 고생 많으셨다, 힘을 내셔라 이런 말씀이었어요. 어머님은 어떠셨어요, 받으시고.

◆ 김기모> 저는 너무 이 아이가 진짜 이 다음에 커서 큰 일 좀 하겠구나.

◇ 박재홍> 큰 일이요?

◆ 김기모> 네. 아직은 세상이 메마르지 않았구나 하는 친구도 있었고. 그날은 하루 종일 진짜 우리 자식보다도 더 좋았어요.

◇ 박재홍> 그러니까요. 대개 자식들은 가끔 그러기는 합니다마는 꽃을 사오잖아요. (웃음) 저희 집도 사오기는 했는데. 이게 또 직접 만드는 경우는 드문데. 또 이렇게 직접.

◆ 김기모> 그렇죠. 유치원생들 같이 색종이를 오려서 그렇게 했더라고요. 그리고 그 화재난 집에 그 할머니가, 어려우신 할머니가 계세요. 그런데 그 할머니한테는 옥수수 할머니, 화재 속에서 너무 얼마나 힘드셨냐고 그렇게 써놓고 그랬더라고요.

◇ 박재홍> 그러니까 시장을 자주 왔다 갔다 하는 분이 만들었기 때문에 가게마다 사연을 다르게 담아서.

◆ 김기모> 학생이 그 특성을 아나보더라고요.

◇ 박재홍> 그래요. 카네이션을 만들었던 주인공을 결국 알게 되셨네요.

◆ 김기모> 예, 그날 저녁에 알게 됐어요. 어느 한 집을 빠뜨렸다고 그러면서 그것 때문에 나왔다고 하고 지나가다가 어떻게 얘기를 했나봐요. 그래서 그 학생을 봤어요.

◇ 박재홍> (웃음) 그래서 막 보시고 어떤 학생이었나요?

◆ 김기모> 학생이 크고 진짜 예쁘고 고3인데 어떻게 이런 머리를 썼냐고 제가 너무 고마워했죠. 그래서 주위에서 몇몇 엄마들이 너무 감사하다고 그러니까 아이가 되려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해 준 것도 없는데 엄마들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되려 아이가 울더라고요.

◇ 박재홍> (웃음) 그래요?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울었을까요. 참 마음도 기특합니다.

◆ 김기모> 우리가 너무 고마워하니까.

◇ 박재홍> 그날은 그냥 이 학생이 도곡시장의 딸이 된 건네요, 그냥.

◆ 김기모> 예, 예.

◇ 박재홍> 그래요. 주위 상인들이 닭강정이나 양말이나 한 켤레 주시면 좋았을 텐데. (웃음)

◆ 김기모> (웃음) 그 닭강정 언니는 닭 한 마리 튀겨줬어요.

◇ 박재홍> (웃음) 그래요? 제가 더 감사하네요. 학생 직접 보셨을 텐데. 그러면 뭐라고 말씀하셨나요?

◆ 김기모> 제가 그랬어요. ‘너는 이 다음에 대통령감이야, 열심히 공부해.’ 그리고 격려해줬죠.

◇ 박재홍> 그러셨군요.

◆ 김기모> 그래서 저도 눈물나고 그 학생도 막 울더라고요.

◇ 박재홍> 그래요. 이런 따뜻한 마음들이 모여서 또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드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머니,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김기모> 감사합니다.

◇ 박재홍> 이번에는 특별한 카네이션으로 시장 상인들을 웃게 만들었던 주인공,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저희도 수소문 끝에 전화연결이 됐네요. 진선여고 3학년인 노신회 양입니다. 신회 양, 안녕하세요.

◆ 노신회> 안녕하세요.

◇ 박재홍> 도곡시장 상인분들에게 ‘화재로 마음고생 많으셨다, 힘내세요.’ 이 메모랑 카네이션을 직접 만드셨다고요?

◆ 노신회> 네. 사실 그런데 카네이션은 저랑 학교에서 영문대 모임에 제 친구들이 가위질을 해 줬지만 그 메모는 주민분들께서 적어주신 거예요.

◇ 박재홍> 그래요. 그러니까 모든 것을 함께 취합을 해서 사람들에게 전달하신 거네요.

◆ 노신회> 네.

◇ 박재홍> 어떻게 이렇게 기특한 생각을 하신 거예요?

◆ 노신회> 사실 저는 집이 시장 뒤쪽에 위치한 건물이어서 시장을 통과해서 집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거든요. 그 전체, 그 시장에 대한 전체 분위기를 좀 확 살아올리면 좋겠다 생각을 해서 그런 걸 다 모든 상인분들한테 전달하게 됐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화재 때문에 뭔가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고 전체 상인들 힘내시라, 이런 의미로 이제 메모와 카네이션을 직접 만드신 거네요. 그래서 이제 어버이날 아침에 상인분들이 문을 열기도 전에 카네이션을 붙이는 깜짝 이벤트를 했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렇죠?

◆ 노신회> 네.

◇ 박재홍> 그러면 새벽 6시에 문 여시는데 그러면 그 전에 가셨겠네요.

◆ 노신회> 새벽 2, 3시쯤에 갔던 것 같아요.

◇ 박재홍> (웃음) 그러면 전날 11시에 집에 오는데...

◆ 노신회> 11시에 집에 와서 카네이션을 만들어진 상태에서 코팅을 해야 되니까. 그걸 코팅지에 붙이고 자르고 완성을 시켜서 배달을 하러 갔죠. 새벽 2, 3시에 나간 이유는 아무래도 안 계실 때 그걸 붙임으로써의 서프라이즈를 저도 원했기 때문에 그렇게 붙인 게 맞다고 생각을 했고. 새벽 3시에 나가는데 지금 문을 열고 계신 떡집이 한 분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그 옆에 하필 붙여야 되는데 계셔가지고 붙이고 바로 뛰어갔습니다, 제가.

◇ 박재홍> (웃음) 떡집 아줌마에게는 안 들키려고. 다음에 가실 때는 친구랑 함께 가세요. 혼자 가지 마시고.

◆ 노신회> (웃음) 그래도 뭔가 좋은 경험이었어요. 그런 식으로 밤에 나가서 그렇게 뭔가 해 본 적은 처음이어서.

◇ 박재홍> 우리 신회 학생, 고3인데 말이죠. 꿈이 있을 것 같아요. 무슨 공부하고 싶어요?

◆ 노신회> 저는 문화기획자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지금 느꼈던 행복을 어떤 공연이라든가 전시회라든가 아니면 이런 형태의 어떤 작은 이벤트라든가를 진행해서 기뻐하고 행복할 수 있는 그런 기획자가 되고 싶습니다.

◇ 박재홍> 우리 노신회 학생의 첫번째 기획은 대성공이었고요. 앞으로 우리나라, 전세계를 아름답게 만드는 그런 기획들을 가득 채워주시면 좋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 노신회> 마지막으로 한말씀...

◇ 박재홍> 그래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노신회> 일단 영문도 모른 채 카네이션 오려준 서혜림, 김지연 너무 고맙고 제가 이런 일을 했을 때 쓸데없는 짓이라고 얘기 안 해 주신 저희 부모님 너무 고맙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에 대해서 되게 많은 사람들이 많은 의견과 많은 시선들로 봐주시더라고요. 물론 그 속에는 진실이 아닌 것도 있고 왜곡된 것도 있고 하지만 그런 분들까지도 제가 직접적으로 행복을 전달할 수 있는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할 테니까 조금만 응원하는 시선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그럼요. 저희가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시고.

◆ 노신회> 감사합니다.

◇ 박재홍> 서혜림 양과 김진아 학생이 친구인 거죠?

◆ 노신회> 네.

◇ 박재홍> 그 두 학생도 함께 감사의 말씀을 또 제가 전해드리네요.

◆ 노신회> 감사합니다.

◇ 박재홍> 말씀 고맙습니다.

◆ 노신회>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화재를 아픔을 겪은 도곡시장의 80명의 상인들에게 카네이션으로 위로한 진선여고 3학년 노신회 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