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응급실 진료 순서는 선착순이 아닌 중증도순
- 응급실 폭력 만연, 치료 중에 조폭이 보복폭행도
- 낮은 의료 수가로 병원의 응급실 투자와 인력 부족
- 중증 응급환자와 휴일 경증 환자 분리 응급 체계 시급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 (현직 간호사)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환자보다 열이 나는 우리 아내가 더 급하다”, 아직도 병원 응급실에서는 의료진과 보호자 사이에 이런 실랑이가 빈번히 일어난다고 합니다. 요즘 SNS에서는 현직 간호사들이 경험담을 담아 직접 그리는 ‘간호사 이야기’라는 웹툰이 인기인데요. 특히 방금 소개한 응급실에서의 갈등도 웹툰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심지어 의료진을 향한 각종 폭력으로도 이어진다고 하는데,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응급실의 속사정을 살펴보겠습니다. 현직 응급실 간호사 한 분을 만나보죠. 오늘 인터뷰는 신변보호를 위해 익명과 음성변조로 진행합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응급실 상황을 그린 페이스북 웹툰, 보셨죠?
◆ ○○○> 네.
◇ 박재홍> 현장에 계신 분으로써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 저도 응급실 현장에서 수년간 지켜보면서 실제로 이런 이해하기 어렵고 안타까운 상황이 반복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했어요.
◇ 박재홍> 그러니까 응급실에서는 본인의 가족이 급하다고 생각하니까 옆에서 어떤 상황이 있어도 빨리 해달라 그렇게 다그치는 상황이 많은 거네요.
◆ ○○○> 그렇죠. 아무래도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 가장 어려울 때 응급실을 방문하게 되거든요. 그럴 때마다 아무래도 주변에 있는 환자는 좀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이 가장 급하다고 생각하시는 응급실 환자의 특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저도 이제 응급실을 많이 가봤습니다마는, 왜 이렇게 좀 빨리 안 해 주시나, 이런 답답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거든요. 환자들이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일반 진료처럼 응급실은 오는 순서대로 처치하는 게 아닌 거죠?
◆ ○○○> 네, 물론입니다. 응급환자 중증도에 따라서 긴급을 요하는 환자부터 진료하게 되거든요. 웹툰에 의해서와 같이, 걸어서 온 환자하고 심폐소생술하면서 앰뷸런스로 이송한 중증환자 두 분 중에 어느 분이 먼저 진료할지는 모든 사람들이 다 알 것 같아요. 그런데 이렇게 중환자가 발생하면 현재 진료 중이던 일부 의료진까지 심폐소생술에 합류해야 되는 상황이 많거든요. 그래서 응급실에서는 이런 진료 절차와 중증도에 따라서 응급진료를 한다는 설명문이 곳곳에 게시되어 있는데. 또 의료진들도 이런 상황에 설명을 드리거든요. 그런데 아직도 많은 분들이 모르는 게 조금 안타깝죠.
◇ 박재홍> 실제로 여전히 응급실에서 이 웹툰과 비슷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거네요.
◆ ○○○> 그럼요. 근무하는 의료진과 직원들이 언어적, 신체적 폭력에 심각하게 노출이 되어 있다고 해요. 국내 조사에 따르면 언어폭력은 한 7, 80%, 신체적 폭력은 50%. 다 직원들이 다 경험한 사례가 있고요. 국내 보고에는 언어폭력은 주 2~4회 정도, 신체폭력은 월1회 정도로 빈도를 겪고 있어요. 그리고 현재도 좀 증가되는 추세라고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외국에서도 응급실 폭력이 굉장히 문제가 되어서 중범죄로 가중하고 처벌하고 있고요. 우리나라 국내 의료법도, 응급환자의 진료 중에 폭행이나 협박 무력 같은 방해 행사가 있거나 의료용 기물을 파괴하면 중벌을 하게끔 그렇게 강화하도록 돼 있어요. 실제로 이런 법령도 응급실에 게시되어 있는 경우가 있어요.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니까 월 1회 정도는 최소한 신체적인 폭력을 당한다 이런 말씀인데. 손찌검을 당한다거나 주먹으로 맞거나 이런 상황도 있나요?
◆ ○○○> 실제로 폭력도 있죠. 그러니까 갑자기 예측하지 않게 화를 벌컥 내시면서 주로 손이나 발을 사용해서 위력을 행사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 박재홍> 일각에서는 또 조폭들이 와서 보복폭행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말도 있었는데, 사실인가요?
◆ ○○○> 주로 지방병원이나 이런 데서는 더더욱이나 굉장히 무서운 상황이 되죠. 의료진들도 신변에 위협도 느끼고. 여러 가지 어려운 점들이 너무 많죠.
◇ 박재홍> 그런데 응급실은 1초라도 허투루 쓰면 안 되는 공간인데. 이렇게 응급한 환자의 진료를 방해하고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우리 아기 열 난다고 빨리 오라고 소리치면, 이러면 정말 중요한 순간을 놓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 ○○○> 그렇죠. 굉장히 중하게 봐야 되는데 그런 부분에서 아무리 여러 가지 설명을 드려도 이해를 잘 못하실 때가 있더라고요. 주로 응급실에 이런 문제를 일으키시는 분들이 주로 경증 환자시거든요. 아니면 경증 환자의 보호자. 그리고 주로 남자분들이 많고요. 젊으신 분들이 많아요. 때로는 음주 상태로 굉장히 쉽게 흥분하고 자제력이 저하된 사람들이 많고, 이런 부분에서 대부분 상급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 환자가 많으셔서 장시간 대기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면 의료진의 설명이 부족하다, 불만이다, 이런 것 때문에 흥분하시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IMG:2}
◇ 박재홍> 실제로 응급실을 이용하다 보면 의사 선생님들이 굉장히 부족해보이고, 또 격무에 시달려서 굉장히 피곤해 보이거든요, 환자들이 보기에도. 그러니까 이런 분들의 인력을 더 충원한다거나 최소한의 요건을 갖출 수 있도록 어떤 제도적인 측면도 보완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떻습니까?
◆ ○○○> 제도적으로 보완하려고 최근에 애를 쓰고 계신 것 같습니다. 아직은 그렇지만 전문인력이나 이런 보완 인력들이 많이 부족하고 간호사도 부족한 상태죠.
◇ 박재홍> 그러면 그렇게 보완 안 되는 이유는 뭐랄까요. 병원의 어떤 경영적인 측면도 있을까요? 어떻습니까?
◆ ○○○> 그런 부분도 있죠. 왜냐하면 응급의료 수가가 조금 낮고 여러 가지 어려운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저희가 응급의료는 공공성이 강하다고 합니다. 누구나 사실은 갑자기 아프실 수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병원에서는 여러 가지 투자하거나 여러 가지 설비를 하거나 인력을 대체를 하거나 그런 분들이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여러 가지 수가적인 어려움 때문에도 사실은 적자가 날 수 있는 곳이거든요.
◇ 박재홍> 말씀하신 의료수가 때문에. 그러니까 이제 응급실에 사람이 굉장히 많이 몰리고 그래서 이제 복도에서 막 누워있는 경우도 있잖아요. 저도 이용해 본 기억을 더듬어보면, 복도에서 저도 있었던 기억도 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고쳐져야 되는 거 아닌가요?
◆ ○○○> 네, 그렇습니다. 지금 현재로 그런 어떤 환자 중증도에 따라서 중증의 환자를 보호해야 하는 적합한 의료기관이 있고, 또 야간이나 휴일에 의료기관이 열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경증의 환자를 봐줄 수 있는 의료기관으로 구분이 된다면, 자꾸 환자가 많이 혼란스럽고 몰리고 그 다음에 중증환자들이 적시에 진료를 못 받고 침상이 부족하고 이런 부분들이 조금 더 해결되지 않겠나. 경증 환자는 진료시간이 굉장히 길어져서 굉장히 불만이고, 누워야 하는 중증 환자는 침대가 부족한 거예요. 그래서 너무 어렵고 혼란스럽고 위태위태한 상황이 반복되는 거죠. 그래서 지금 학계나 의료계쪽에서는 많이 요청을 드리고 있고 그 부분이 최근에 조금씩 반영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마 응급의료체계에 아마 변화를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최근엔 입원실이 부족해서 응급진료를 마친 사람들이 응급실에 체류하게 되면서 아예 침상조차 없어요. 그러니까 아예 야간에 또 모든 의료기관들이 닫고 있으니까 환자들이 몰려오죠. 이게 조금씩 악화되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뭐랄까요. 환자들도 이성적으로 진료순서를 이해하고 또 배려하고, 병원과 정부에서는 응급실 투자라든지 어떤 경증, 중증환자의 응급체계를 나눠 바꾸는 그런 노력들이 필요하겠네요.
◆ ○○○> 네. 또 한 가지는 사실은 폭력을 행사하시는 분들이 술 취하신 분들이 많아요. 우리나라가 이제 술 취해서 한번쯤 실수하는 것은 있을 수도 있는 일이다, 이런 식으로 굉장히 관대한 주취문화라고 생각이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의료진을 폭행하고 기물 부수고 다른 환자들을 위협해도 나중에 술이 깨어나면 “생각이 전혀 나지 않습니다”라는 이런 항변도 할 때가 있으세요, 기가 막히죠.
◇ 박재홍> 주폭의 문제. 주폭환자들이네요. 그런 분들이 정말 위험하겠어요. 환자들 얼마나 불안하시겠습니까? 무엇보다 또 국민들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고, 또 병원과 정부는 정부대로 해야 할 일들이 있겠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현직 응급실 간호사를 익명으로 연결을 해서 응급실의 속사정 들어봤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8(금) "응급실 의료진, 최소 월 1회 손찌검과 발길질 당해"
2015.05.08
조회 6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