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27(금) "김무성 대표님, 라면 쪼개먹고 있는데 예의라니요"
2015.03.27
조회 80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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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임선재 (신림동 청년)



-자살청년 애도 요구위해 김대표 찾아
-사전계획? 피켓 1시간 전에 제작한것
-청년만남, 정치쇼와 팬미팅 불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연일 화제입니다. 김 대표는 청년을 주제로 삼은 행보의 하나로 지난 23일 월요일에는 서울 신림동을 방문했고요. 25일 수요일에는 한양대학교에서 강연을 했습니다. 4.29 재보선을 앞두고 여당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지지 기반이 취약한 청년층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되고 있죠. 하지만 김 대표의 행보는 정작 청년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혔습니다. 김무성 대표의 도착에 맞춰서 정부 여당의 청년 정책을 비판하는 시위가 벌어지면서 오히려 청년들에게 된서리를 맞았는데요. 어떤 이유였을까요? 김무성 대표가 신림동 고시촌을 방문했을 때, 피켓 시위자들 가운데 대표로 질의했던 분입니다. 임선재 씨를 연결해서 김무성 대표의 청년무대에 대한 평가를 들어봅니다. 안녕하십니까?

◆ 임선재>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신림동 고시촌에서 김무성 대표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셨었는데요. 신분이 어떻게 되시나요?

◆ 임선재> 저는 관악구 대학동에서 ‘더나은’이라고 하는 청년단체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입니다.

◇ 박재홍> 그러시군요. 직장도 있으시고요. 그런데 신림동뿐만 아니라 김무성 대표가 찾아간 대학의 토크콘서트 현장에서도 시위를 하셨다면서요?

◆ 임선재> 네.

◇ 박재홍> 어쩌다가 또 현장까지 다 찾아가시게 된 겁니까?

◆ 임선재> 일단 지난 주말에 김무성 대표가 관악구 대학동에 온다는 뉴스를 들었고요. 그래서 꼭 그 자리에 가서 김무성 대표님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결심한 이유는 김무성 대표님이 관악구에 오기 5일 전, 고시촌에서 청년 한 명이 자살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9일에는 양천구에서 20대 청년이 자살을 했고요. 21일에는 4명의 청년이 동반자살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청년들이 줄줄이 자살을 하고 있는 데에는 정부의 청년정책이 실현되지 못하고 있어서 청년들의 현실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김무성 대표께서 청년들에 대한 사과와 자살한 청년들에 대한 애도를 먼저 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에요. 이런 청년들의 어려운 현실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찾아갔던 겁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정부 여당의 청년정책에 대한 비판의식을 갖고 가신 건데요. 그런데 그 김무성 대표는 일련의 피켓시위를 두고 오래전부터 계획된 방해세력인 것 같다, 이런 비난을 했습니다. ‘시위 문구 등을 현장에서 만든 게 아니라 인쇄해온 피켓들이 김무성 대표의 방문을 미리 예상하고 준비한 것이다.’ 이런 의혹인데요. 답변을 하신다면요?

◆ 임선재> 일단 피켓은 동네 복사집에서 1시간 전에 제작할 수 있었고요. 오래전부터 준비한 건 당연히 아니었고요. 언론에 청춘무대가 3일 전에야 알려졌습니다. 3일 전에 알려진 행사를 저희가 어떻게 오래 준비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 이야기에 사실 저희가 더 화가 났던 건요. 저희가 그날 피켓을 들고 갔던 건 청년들의 현실을 보다 잘 보시라고, 두 눈으로 잘 보시라고 들고 갔던 건데요. 그런 이야기 없이 손으로 쓴 건지, 인쇄한 건지만 이야기하시는 것에 더 화가 났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김무성 대표와 청년들과의 만남 현장에 다 가보신 거 아니에요? 그렇죠?

◆ 임선재> 네.

◇ 박재홍> 보셨을 텐데 총평을 해 주신다면요.

◆ 임선재> 긴 말이 필요없고요. 선거용 정치쇼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선거용 정치쇼다, 그러면 청년들과의 만남에서 진정성이 전혀 없었다?

◆ 임선재> 네,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 박재홍> 왜 그렇습니까?

◆ 임선재> 일단 한양대 같은 경우는 제가 직접 안에 들어갔던 게 아니기 때문에 이렇다 얘기하기는 좀 어렵지만요. 관악구 대학동에서 진행했던 청춘무대는 일단 새누리당 대학생위원회가 준비한 행사였고요. 마치 저는 김무성 대표의 팬클럽 팬미팅과 다를 바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로봇연기나 라면 맛있게 끓이는 법, 그런 대화들이 오고간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 이야기 외에 새누리당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주거 문제라든지 층간소음, 임대차 계약 이런 이야기들을 하시기는 했지만요.

◇ 박재홍> 네.

◆ 임선재> 사실 그 문제들이 청년들이 어려워하는 핵심적인 문제는 아니었다고 생각하고요. 심지어 일방적인 임대차 계약 문제에 대해서 답변하셨을 때, ‘청년들이 사회에 나가서 계약서 꼼꼼히 읽어봐야 한다. 사인을 한다는 건 책임지는 행위이기 때문에 잘 꼼꼼히 읽어봐라.’ 그런 대답을 하셨거든요. 그런 것들이 얼마나 청년들에게 진심으로 다가올까, 그랬을 때 저는 별로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희도 들어가서 발언권을 달라. 저희도 이야기하고 싶다.’ 라고 했을 때 보좌관께서 막으면서요. ‘이 자리는 선발된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는 자리고 자격이 없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다.’ 라고 했었거든요. 다시 말해서 새누리당 대학생위원회가 주최하고 새누리당의 입맛에 맞는 청년들로만 준비된 그런 행사였던 거죠.

◇ 박재홍> 선발된 학생만 들어올 수 있었다?

◆ 임선재> 사실은 그런 자리였죠.

◇ 박재홍> 그런 가운데도 김무성 대표가 신림동 고시촌에 갔을 때 임선재 씨가 질문할 기회를 얻으신 거잖아요.

◆ 임선재> 네.

◇ 박재홍> 그래서 어떤 질문을 하셨죠?

◆ 임선재> 저는 총 다섯 가지의 질문을 했었는데요. 대표적으로는 지난 3월 18일에 자살한 대학동 청년의 죽음에 대해서 알고 계시는지, 청년들에게 사과해야 되는 건 아니신지 먼저 여쭤봤고요. 두 번째는 이 자리에 오늘 와서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하시겠다고 했는데 도대체 지난 2년 동안 왜 아무 것도 안 하신 건지. 그것에 대한 것들도 여쭤봤고요. 그동안 하겠다는 공약들은 많았는데 왜 이행되고 있지 않은지, 그리고 그런 현실에 대해서 청년들에게 사과해야 되는 거 아닌지. 주로 그런 것들을 여쭤봤습니다.

◇ 박재홍> 김무성 대표가 답변했습니까?

◆ 임선재> 제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제대로 하지 않으셨고요. 오히려 저희한테 와서 ‘소란스럽게 떠드는 예의가 없는 청년들이다.’ 라는 질책을 하시기도 했고요.

◇ 박재홍> 질문에 대한 답은 안 하셨고, 예의가 없는 청년들이다?

◆ 임선재> 네.

◇ 박재홍> 그 대답을 들으시고 어떠셨어요?

◆ 임선재> 사실 청년들이 죽겠다고 와서 절규하고 있는데 그 청년들에게 예의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저는 오히려 김무성 대표께서 청년들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어떤 인터넷 기사에 네티즌이 댓글을 다셨던데요. ‘물에 빠져서 살려달라고 하는 사람보고 조용하게 예의를 갖춰서 얘기해라.’ 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발언이셨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요즘 청년세대를 두고 ‘달관세대’다, 이렇게 평가했던 언론도 있었습니다. 당사자로서 어떠세요?

◆ 임선재> 누가 도대체 청년들을 이런 좌절에 빠뜨리게 했는가, 돌아보면 결국 청년들이 스스로 원해서 선택한 달관은 아니었다고 생각하고요. 기성세대가 만든 그런 상황이 삼포니, 오포니 나아가서 이제는 ‘달관세대’니 하는 말을 많이 붙였고요. 또 그렇게 부르는 것이 한편으로 분노스럽기도 하고요. 더 이상 사실 이런 용어들이 청년들을 통칭해서 불려지지 않도록 청년들 스스로가 바꿔나가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그렇다면 다시 김무성 대표를 만나시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세요?

◆ 임선재> 김무성 대표님께서 정말 청년들의 현실을 모르시는 것 같아서요. 저희가 대신 청년들의 요구를 최근에 모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대학동 방문하셨던 곳을 중심으로 해서 청년들의 요구를 받고 있는데요. 어제 자기 친구는 생활이 너무도 어려워서 라면 하나를 3등분해서 세 끼에 나눠먹는다, 이런 이야기를 하셨던 청년이 있어요. 이처럼 정말 어려운 청년들의 현실을 잘 들려드리고 싶고요. 그래서 이런 청년들을 방해세력으로 매도하지 않으시고 청년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박재홍> 청년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싶다는 말씀이네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임선재>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 앞에서 피켓 시위를 했던 임선재 씨를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