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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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30(목) "시장 유통 상괭이, 그물 쳐 잡고 혼획 위장 의심"
2015.04.30
조회 72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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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조약골 (핫핑크 돌핀스 대표)



최근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에서 고래 한 마리를 통째로 전시해놓은 사진이 공개돼 충격을 줬습니다. 좌판에는 ‘진짜 고래’란 이름이 붙은 몸집이 작은 고래가 팔리고 있었는데요. 사진 속 고래는 최근 한강에서 발견돼 관심을 모았던 상괭이라는 토종 돌고래였습니다. 게다가 상괭이는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인데요. 이렇게 버젓이 시장에 유통된 거죠. 문제는 이 시장 한 곳, 이 한 마리가 다가 아니라는 겁니다. 멸종 위기의 상괭이는 어떻게 시장 진열대까지 오르게 됐을까요? 화제의 인터뷰, 돌고래 보호운동 단체인 ‘핫핑크 돌핀스’의 조약골 공동대표를 만납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조약골>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대표님도 사진 보셨죠?

◆ 조약골> 네, 봤습니다.

◇ 박재홍> 어떠셨나요?

◆ 조약골> 충격을 받았고요. 울산이나 포항이나 부산 시장에서 고래고기가 해체돼서 판매가 되고는 있었는데요. 이렇게 통째로, 그대로 팔리고 있는 건 저도 본 적이 없어서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 박재홍> 사진 속에 돌고래를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고래보다는 좀 몸집이 작네요. 이게 상괭이죠?

◆ 조약골> 네. 상괭이가 맞습니다. 상괭이 종류는 아시아 지역 얕은 바다에 주로 사는데요. 한국의 서해안과 남해안에 사는 개체수가 제일 많아요. 그런데 한국 같은 경우에 상괭이가 매년 천 마리 이상씩 지금 그물에 걸려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10년이면 이게 1만 마리 이상이 잡혀죽는다는 건데요. 멸종에 매우 가깝다고 볼 수 있고요. 그만큼 보호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한 해 천 마리씩 죽는다고 하셨는데요. 주로 그물에 걸리는 건가요?

◆ 조약골> 네. 주로 안강망이라고 하는 그물에 걸려서 죽는다고 신고가 들어오는데요. 이제 어민들이 고래들이 다니는 길을 알고 있고요. 사실은 그물을 쳐놓고 그 안에 고래가 잡히면 살아 있을 때 신고를 하지 않고 기다렸다가, 죽은 다음에 신고해서 혼획으로 인정을 받아서 합법적으로 유통을 시키는 것이 아닌가, 저희들은 이렇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대표님 말씀은 ‘어부들이 의도적으로 혼획인 것처럼 꾸미기 위해서 고래나 상괭이들이 죽을 때까지 그물에 걸리면 잔인하게 기다린다.’ 이런 건가요?

◆ 조약골> 네. 어민들이 아무래도 그런 유혹을 느끼게 되는 거죠. 고래들은 그물 형태에 따라서 다른데, 숨을 쉬어야 되거든요. 해양 포유류이기 때문에요. 그래서 작은 고래들은 5분에 한 번씩 수면으로 올라와서 숨을 쉬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물 형태가 물속에 잠겨 있다 보니까 고래들이 한 번 그물에 들어가면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해서 쉽게 죽게 되죠. 어쨌든 보통 하루가 지나면 대부분 고래들이 다 죽는다고 보면 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말씀을 들어보니까 이번에 사진에 나왔던 재래시장의 상괭이 말고도 전국 다른 곳에서도 이런 식으로 고래고기가 유통될 가능성이 굉장히 많겠네요. 어떻게 보세요?

◆ 조약골> 쉽게 설명을 드리자면 전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고래고기의 양과 혼획으로 인정돼서 유통되는 고래고기 양이 사실은 비슷해야 정상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지 않고 유통되는 고래고기의 양이, 혼획으로 허가된 양보다 2배 정도 많다는 거죠. 그래서 전체 고래고기 시장을 놓고 보면 합법적으로 해경의 허가를 받아서 유통증명서를 발급해서 유통되는 고래고기는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고 통계적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데 고래고기가 유통되는 게 완벽하게 불법인 상황도 아니고 혼획일 경우 허용하기 때문에요. "다른 고기들도 먹는데, 고래고기를 먹는 게 뭐가 문제냐?" 또 "이렇게 비난받을 일이냐?" 이런 주장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아요. 반론하신다면요?

◆ 조약골> 한국에서 포항, 울산, 부산 등지에서 고래고기를 예전부터 먹어왔던 전통이 있다는 이야기를 저희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래 왔고요. 그런데 고래류가 멸종위기에 처해서 국제적으로 더 이상 잡지 말고 보호하자고 약속을 한 게 1980년대 중반 이후입니다. 이제 우리가 먹을 것이 너무 많고 풍족한 마당에 멸종 위기에 처한 고래류까지 먹을 필요가 있겠느냐, 저희들은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이제 상괭이, 밍크고래 말고도 또 다른 고래들도 포획되고 있습니까?

◆ 조약골> 네. 한국 바다에는 예를 들면 제주 지역에만 있는 남방큰돌고래죠.. 제주에 약 한 100마리 정도 남아있는 돌고래들이 불법으로 포획돼서 돌고래쇼에 수십 년간 사용됐던 사례가 발각됐고요. 또 긴부리돌고래 같은 경우에는 동해안과 남해안에서 포획이 돼서 고래고기 시장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말씀하신 돌고래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저희가 돌고래쇼를 보는 그 돌고래도 식용으로 쓰기도 하는 거에요?

◆ 조약골> 워낙에 현실적으로 대형 고래의 개체수가 거의 없어진 상황입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개체수가 많은 돌고래류. 상괭이라든가 참돌고래 같은 돌고래들이 고래고기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거죠. 엄격하게 보자면 이들도 고래이기 때문에 고래고기라 말하는 게 틀리진 않은데요, 예전부터 사람들이 소비를 위해서 사용해왔던 밍크고래류와는 좀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고래들이 다 멸종 위기인데, 이런 불법포획 과정들을 막아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포획과 유통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 조약골> 일단 현행 고래 관련 고시에 보면 죽은 고래를 제대로 엄격하게 검사를 하지 않고 혼획으로 인정해서 판매자에게 넘기는 문제가 있어요.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작살로 찌른 흔적만 없으면 혼획으로 인정된다는 게 문제인데요. 진짜 혼획이라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은 이걸 포획으로 보고 그에 따른 처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약골>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돌고래 보호운동 단체인 ‘핫핑크 돌핀스’의 조약골 공동대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