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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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14(화) [행간] 세 가지 키워드로 보는 세월호 1주기
2015.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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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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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행간’ 오늘 준비하신 내용은요?

◆ 김성완> 세월호 참사 1주기가 이틀 앞으로 이제 다가왔는데요. 1년 전 아픔이 떠올라서 많이 아파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별로 변한 것 같지가 않은데요. 세월호 1주기를 맞는 정부와 정치권의 태도를 세 가지 키워드로 한 번 꼽아봤습니다. 키워드로 풀어본 세월호 1주기,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먼저 세 가지 키워드가 뭔지부터 말씀을 해 주시죠.

◆ 김성완> 눈물이 아닌 짠물, 초속 5cm, 사라진 7시간. 이 세 가지입니다.

◇ 박재홍> 일단 첫번째 키워드가 주목이 되는데 눈물이 아닌 짠물, 무슨 의미인가요?

◆ 김성완> 사람이 흘리는 눈물은 감정이 다 담겨있잖아요. 기쁠 때나 슬플 때, 때로는 아파서 흘리는 눈물이 있을 수 있고요. 그런데 감정이 없이 흘리는 눈물은 사실 눈물이 아니라 그냥 짠물이 되겠죠. 세월호 유족들이 1주기 추모식 때 눈물이 아닌 짠물을 흘리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주 토요일 광화문 광장에서 추모문화제가 열리지 않았습니까? 그때 청와대 행진을 시도하다가 막아서는 경찰과 충돌을 했는데요. 경찰이 유족의 얼굴에 캡사이신 최루액을 분사하는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유족들이 흘렸던 눈물은 눈물이라고 볼 수 없겠죠. 그건 그냥 짠물이라고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이런 눈물을 세월호 1주기 추모제 때도 흘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강신명 경찰청장이 어제 기자간담회를 했는데요. 최루액 분사를 어떻게 보면 옹호했다고 볼 수도 있는 그런 발언을 했고요. 한 발 더 나아가서는 “지난주 토요일과 같은 양상이 예견되면 차벽도 설치하겠다.” 이런 말도 했습니다. 세월호 유족들이 그동안 목이 터져라 진상규명을 해달라, 이렇게 요구를 해왔는데요. 마치 이명박 정부 시절에 있었던 명박산성처럼 거대한 차벽에 갇혀서 최루액을 맞고 눈물이 아닌 짠물을 흘리는 그런 장면을 우리가 목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세월호 유족의 눈물, 우리 사회가 닦아주지는 못할망정 참 가슴이 아픈 상황이네요.

◆ 김성완> 맞습니다. 강 청장의 기자간담회를 보면서 저는 지난해 9월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는데요. 그때 박근혜 대통령이 유가족을 순수한 유가족과 불순한 유가족으로 편가르기 했다고 해가지고 굉장히 논란됐잖아요. 강 총장이 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자청을 해서 차벽을 설치할 지도 모른다, 이렇게 했던 말은 어찌보면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떼쓰지 말아라, 청와대로 가겠다고 하지 말아라, 우리가 다 막아놓을 거다.’ 이런 경고로도 들리는 그런 말이 될 수도 있거든요. 경찰이 공권력을 유지하고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할 수도 있지만 사전에 이렇게 예고하는 것은 그렇게 적절한 모습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두번째 키워드는요?

◆ 김성완> 초속 5cm. 앞서 제가 말씀을 드렸는데요.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 이게 초속 5cm라고 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김성완> 바람에 날려서 하늘하늘 떨어지는 속도를 재보니까 그렇다는 건데요. 좀 상징되는 표현이기도 하겠죠. 요즘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이 이 벚꽃축제 때문에 굉장히 들떠있었잖아요.

◇ 박재홍> 차도 많이 막히고요, 그랬죠.

◆ 김성완> 국회가 벚꽃축제를 맞아서 ‘4월에 어느 멋진 날에’라는 제목으로 콘서트를 기획했습니다. 합창단이 똑같은 제목의 ‘4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노래, ‘아이스크림 사랑’ 이런 노래를 부르기로 예정이 되어 있었는데요. 하필 그 행사날이 정말 하필, 4월 16일이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날에 콘서트를 기획했는지 참 도저히 이해가 안 됐는데요.

◇ 박재홍> 해당부처에서는 어떻게 답변을 합니까?

◆ 김성완> 국회 사무처에서는 깜빡했다고 얘기를 합니다.

◇ 박재홍> 깜빡했다.

◆ 김성완> 또 이게 한두 번이 아닌데요. 세월호 유족들이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을 때, 지난해 얘기입니다. 열린음악회를 기획을 했다가 취소가 된 바가 있었죠. 그리고 제헌절 경축식 행사에서는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겠다고 명창공연을 시도하다가 그때 굉장히 큰 반발을 사기도 했었습니다. 저는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국회 사무처가 만약에 벚꽃잎이 떨어지는 초속 5cm만큼의 고민을 했더라면 아마 이런 생각은 못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김성완> 초속 5cm라는 제목의 일본 만화영화가 있는데요. 거기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어느 정도의 속도로 살아가야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런 건데요. 세월호 유족들은 지금 가족을 다시 만날 날을 그리면서 바로 그 속도를 계산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데 국회는 저러고 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마지막 세번째 키워드, 사라진 7시간인데. 이 말은 세월호 참사 당일날 대통령의 행적을 두고 나온 말이죠?

◆ 김성완> 맞습니다. 당시에 한두 명도 아니고 400명이 넘는 국민의 생명이 달려있는 위기상황에서 대통령이 없다, 대통령 어디 갔느냐라고 사람들이 궁금증을 가지다가 보니까 사라진 7시간이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그런데, 박 대통령은 1년 뒤에 그러니까 세월호 1주기 때도 국민들한테 부재의 아픔을 줄 것 같습니다. 하필 4월 16일, 중남미 4개국 순방을 위해서 출국한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왜 이 날일까? 하필이면 이 날일까? 청와대의 설명처럼 외교일정과 국익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측면이 있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국민들한테 아파하지 말라는 말은 못할 것 같아요, 제가 볼 때. 국민들에 1년 전에 겪었던 대통령 부재의 아픔을 아마 올해도 겪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세월호 참사의 가장 큰 교훈은 내가 위급할 때 나를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면 세월호 참사 때 많이 가장 많이 했던 말 한번 다 떠올리시면 기억하실 겁니다. “가만히 있으라.”

◇ 박재홍> 가만히 있어라.

◆ 김성완> 1년이 지나도 청와대와 정치권은 선체인양이나 진상규명에 있어서 “가만히 있으라” 이런 말만 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