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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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조영선 (실명 시국선언한 영등포여고 교사)

-사고원인 묻는 학생 질문에 답할수 없었다
-학생들, 쫄지말라고 오히려 위로해 줘
-추모행사 방해, 우리교육 멈춰있음을 반증
-대통령 해외순방, 국민을 두 번 버리는 일
‘진실을 침몰시키려는 자, 이제 우리가 침몰시키겠습니다.’ 교사 111명이 실명으로 이런 외침의 글을 지난 10일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교육부는 이 교사들에 대해서 형사고발을 하겠다고 어제 이런 입장을 밝혔는데요. 정부의 이런 대응을 예상했음에도 실명으로 글을 올린 교사들. 왜 이런 글을 올렸을까요? 교사 111명 가운데 이 글을 직접 작성한 교사인 영등포여고 조영선 선생님을 만나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조영선>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박근혜 정권 퇴진하라’ 이런 주장을 담아서 100명이 넘는 교사들이 실명으로 청와대 게시판에 글을 올리신 건데요. 게시판 글 내용의 핵심을 간단히 말씀을 해 주실까요?
◆ 조영선>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사실 600만 국민이 만든 세월호 특별법조차 지금 거의 실현되지 못하고 있고요. 그리고 아직 진실을 인양하는데 가장 핵심이 되는 세월호 인양조차 되어 있지 않고 있어서, 사실 이런 현실에서 그 모든 비극의 원인이자 아이들을 구하지 못한 정부가 물러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해서 이런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제 이런 글이 굉장히 과격한 내용이고 따라서 실제로 교육부에서도 형사고발을 하겠다는 입장인데. 이후 파장이나 불이익에 대한 걱정 없으셨습니까?
◆ 조영선>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이나 교직을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있는 것 같아요,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들은요. 하지만 아직도 학생들은 궁금해 하거든요. 왜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지요. 그리고 왜 아무도 구하지 않았는지요. 그런데 그런 것에 대해서 답변할 수 없고 왜 세상이 아직도 이만큼밖에 변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은 교사로서 더 괴롭고 더 두려웠습니다.
◇ 박재홍>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하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어떻게 함께하게 되셨나요?
◆ 조영선> 세월호 사건이 일어날 때부터 관련 집회나 서명하는 곳, 그리고 농성장 같은 곳을 자주 갔었어요. 그런데 아마 유가족분들은 저를 모르실 거예요. 왜냐하면 제가 교사라는 것 때문에 직접 가서 인사드리기가 어려웠거든요.
◇ 박재홍> 왜 그러셨나요?
◆ 조영선> 교사들은 저처럼 이 문제에 어느 정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만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고요. 정말 다른 교육, 다른 세상을 만들고 진상규명하기 위해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실천과 행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박재홍> 그래서 그런 움직임의 하나로 111명의 교사들이 함께 청와대 게시판에 글을 올리셨는데. 그런데 일각에서는 현장의 선생님들이신데 너무 정치적인 주장을 과격하게 담은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어요.
◆ 조영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학생들은 굉장히 궁금해해요. 그리고 여전히 너무 슬퍼하고요. 그리고 뭔가 여행을 가야 되는 상황이 있으면 스스로 걱정하는 모습들이 보여요. 그런 상황 속에서 오히려 이게 과연 정치적인지, 그리고 그렇게 질문을 하셔야 하는지라고 다시 묻고 싶어요. 오히려 학생들은 선생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또 제일 저한테 힘이 되어 줬던 말은 “쫄지 마라, 자유 게시판에 글을 올린다고 잘리지 않는다, 대한민국 그런 나라 아니다.”라고 말해 준 것이었습니다.
◇ 박재홍> 주위에 제자들이 많은 격려와 응원도 해 주시는군요.
◆ 조영선> 네.
◇ 박재홍> 그런데도 일부 고등학교 교장과 또 교감들이 학생회 또는 교사들이 진행하려고 하는 세월호 추모행사를 가로막고 나선 사실도 확인이 됐는데요.
◆ 조영선> 학교 역시 학생들의 슬픔을 억누르는 방식으로 대하고 있는 것이 좀 화가 나고요. 정말 4.16 이후에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이 교육이 아직 그대로 멈춰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란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오늘 세월호 참사 1주기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남미순방을 떠나네요. 이 부분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십니까?
◆ 조영선> 최근 독일에서도 비극적인 항공기 사고가 일어났는데 메르켈 총리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돌아왔었거든요. 그런데 저희는 유가족과 시민들이 대통령을 만나러 간다고 지난 주말에 청와대로 향했을 때 캡사이신을 뿌렸었거든요. 그리고 지금 대통령은 남미 순방을 떠나고 있습니다. 저는 국민을 두 번 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리고 한편 정부에서 국민안전다짐대회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 서울 코엑스에서 준비하고 있다는데. ‘이것이 바로 세월호 1주기 행사의 의미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조영선> 안전에 대한 약속과 다짐이라면 사실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일어난 사고여야 되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모두 마음 아파하는 것은 학생들은 부실한 장비 속에서 질서를 지켰고 조끼를 입었고 기다렸는데 아무도 구하지 않았다는 거잖아요. 저는 그걸로 씻을 수 없는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오히려 국가에서 안전대회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해서 다시 사과하고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오늘 세월호 참사 1주기입니다. 선생님 오늘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 조영선> 오늘은 울지 않고 더 씩씩하게 저녁때 시청 앞 광장 집회에 참여하는 게 계획이고요. 그리고 오늘이 지나도, 이번 주가 지나도 진실을 규명하는 데 계속 노력하는 것. 사람들한테 더 알려내는 것 그것이 저의 계획입니다.
◇ 박재홍> 결코 잊지 않겠다, 이런 말씀이네요. 선생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영선> 네.
◇ 박재홍> ‘진실을 침몰시키려는 자, 우리가 반드시 침몰시키겠습니다.’ 이러한 글을 실명으로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려서 교육부에 형사고발을 받게 된 교사 111명. 그 가운데 직접 글을 쓰신 분입니다. 영등포여고의 조영선 선생님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