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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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하정 (울산 봄샘어린이집 2단지 교사)

-특정 지시없이 본능적으로 대피유도
-매주 화재, 납치 대응 교육도 실시
-어린이집 학대, 교사 자질의 문제
-보육교사, 학부모 칭찬에 힘 얻어
어제 뉴스에서는 화재현장에서 1분 만에 27명의 어린이들을 구한 어린이집 교사들에 대한 뉴스가 화제가 됐었습니다. 하루 종일 인터넷에서는 이분들에 대한 폭풍 칭찬이 이어졌었는데요. 언론에 공개된 영상에는 주방에서 화재가 나자 신속하게 아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잇따르는 어린이집 학대사건으로 보육교사들에 대한 시선이 차가워지고 있는 요즘, 일선 선생님들의 진심을 볼 수 있게 했던 감사하고 훈훈한 뉴스였죠. 오늘은 동영상 속 화제의 주인공인 보육교사와 직접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울산의 봄샘2단지어린이집의 김하정 선생님 연결합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하정>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어제 학부모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정말 많이 받으셨을 것 같아요.
◆ 김하정> (웃음) 그렇게 고맙다고 인사를 전하시는 분들도 계셨고요. 일부 어머니들께서는 안전에 대해서 걱정하시는 어머니들도 계셨고요. 그건 당연한 거고요. 저희는 바로 불이 났던 현장에서 있었던 원인을 조사해서 부정적인 부분을 다 정리를 했고요. 저희 교사들도 모두 안전에 대해서 더욱더 조심하고 항상 살피고 점검해야 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 박재홍> 선생님 근무하시는 어린이집에 그러면 아이들이 몇 명이 있는 건가요?
◆ 김하정> 총 34명 인원입니다.
◇ 박재홍> 34명 정도. 그리고 연령대가 굉장히 어린 아이들이었더군요.
◆ 김하정> 저희가 만 0세부터 3세까지 받기 때문에 돌이 지난 아이부터, 채 만 4세가 안 된 아이들이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여전히 기저귀도 차고 어른들의 도움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들이 많았다는 거죠? 그래서 화재가 났을 때는 27명의 아이들이 있었던가요?
◆ 김하정> 네, 그렇습니다.
◇ 박재홍> 지난 금요일로 잠시 돌아가 보면 화재가 난 것이 오전 11시쯤이었는데 당시 상황을 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 김하정> 저희는 각반 교실에서 자율선택활동을 하고 있었는데요. 저희 교실에서 주어진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등불이 꺼지는 거예요.
◇ 박재홍> 전기가 나가고.
◆ 김하정> 그래서 저는 곧장 무슨 일인가 하고 밖으로 뛰어나가 봤더니 원장님께서 주방 쪽에서 불이 났다고 다급하게 가보라고 그러시는 거예요. 갔더니 불꽃이 크지는 않았지만 치솟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린이집에 비치되어 있는 소화기를 전달해드리고 불을 끄고 있는 상황을 잠시 지켜보고는 각 반에 불이 났음을 알리고 저는 저희 반으로 막 뛰어갔죠.
◇ 박재홍> 그러니까 선생님들끼리 역할을 분담했던 거네요. 한 선생님은 불을 끄시고, 또 우리 김하정 선생님은 27명의 아이들을 대피시키신 거였어요.
◆ 김하정> 그런데 너무 신기한 것은 누가 ‘이 일을 하세요, 저 일을 하세요.’라는 말을 하지도 않았는데 누군가가 불을 끄고 있으니까 다른 누군가는 대피를 시켜야 되겠다는 각자의 생각으로 너무도 신속하게 그냥 본능적으로 움직여진 것 같아요. 이건 누가 ‘이렇게 합시다’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고 거의 몸으로 느끼면서 반응을 했던 건데요. 지금 생각하면 우리 아기들도 그렇고 저희 교사들이 한몸이 되어서 움직였던 것 같아요.
◇ 박재홍> 영상을 보니까 아이들이 정말 일사불란하게 선생님 말씀을 너무 잘 듣고 잘 피했던 것 같은데. 이 모든 게 1분 만에 이루어졌다는 거 아니에요?
◆ 김하정> 저도 그 순간이 1분 만에 이루어진 것인지는 몰랐는데요. 영상으로 방송이 되니까 저도 나중에 알았는데요. 그 순간은 저는 길게 느껴졌었어요.
◇ 박재홍> 너무 놀란 상황에서 긴장도 하셨으니까 그 1분이 10분, 30분, 1시간 이상 느껴졌겠죠. 그런데 평상시 화재를 대비한 메뉴얼이나 예방 연습을 많이 하셨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 김하정> 네, 저희는 화재에 대비해서 연습도 하지만 항상 안전에 대해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낯선 사람이 우리를 납치를 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 또 화재에 대해서도 화재가 났을 당시에 내 몸에 불이 붙으면 어떻게 하는가 등에 대해서 매주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매주요? 그렇군요.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했는데 선생님들이 조치하신 거 보고 ‘와, 잘했다.’ 이렇게 칭찬도 하셨다고 하던데요?
◆ 김하정> 그게 저희는 좀 부끄럽네요. 당연히 제가 아까 계속 본능을 말씀드리지만 위급상황이 닥치면 사람이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당연히 저희들이 위급했기 때문에 움직인 건데 이렇게 칭찬을 해 주시니 조금 부끄러워요. (웃음) 칭찬을 해 주시니까 감사할 따름입니다.
◇ 박재홍> (웃음) 이번에 또 울산에 보육교사 선생님들이 미담이 되고 있는 것이 최근 잇따르고 있는 어린이집 학대사건과 비교가 되어서 더 칭찬받으시는 것 같아요. 최근에 어린이집 학대사건들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 김하정> 여러 가지 상황이 있더라도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고요. 첫 번째는 그 교사 자질의 문제라고 생각을 해요. 아이들이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이잖아요. 어떠한 경우라도 체벌을 가하거나 폭력을 가하는 것은 정말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또 같은 교사의 입장에서 안타까운 것은 그런 일들이 너무 크게 이슈화돼서 저희같이 열정적으로 일하시는 선생님들의 노고가 그 뒤에 숨겨지는 것 같아서 조금 안타깝기는 합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요. 선생님 목소리 들어보면 정말로 아이들을 사랑하시는 분 같은데요. 이런 선생님들이 현장에 더 많은데 또 이런 오해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부랴부랴 어린이집 학대 사건 때문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한다’ 이런 방안도 추진되고 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선생님?
◆ 김하정> 안 된다, 된다의 입장이 아니라 저희 교사들은 부모님이 약간의 칭찬이나 격려를 해 주시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선생님들이 더 많거든요. 그래서 그런 서로의 믿음과 소통이 있다면 저는 사실 저희 어린이집에도 CCTV가 있지만 하루 종일 CCTV를 의식하는 시간은 별로 몇 초도 안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옷을 갈아입기도 하고 정말 춤을 추는 영상이 있기도 했는데 저희는 정말 신나게 막춤을 거의 매일 추거든요. (웃음) CCTV를 전혀 의식을 하지 않아요. 저는 너무 놀란 게 이번 화재사건 때도 어머니들이 굉장히 동요를 하시고 이거 어떻게 된거냐고 막 따지는 분들이 계실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여느 때와 상관없이 너무 평온해서 저는 사실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우리 어머님들이 저희 어린이집을 많이 신뢰하고 계시는구나’라고 느꼈죠.
◇ 박재홍> 어떤 부모님들이라도 선생님들처럼 열심히 하시면 믿고 맡길 수 있을 것 같죠.
◆ 김하정> 별말씀을.
◇ 박재홍> 지금처럼 부모님 이상으로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또 우리 아이들 잘 돌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하정> 네, 알겠습니다.
◇ 박재홍> 선생님 오늘 귀한 시간 너무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김하정> 감사합니다.
◇ 박재홍> 울산동구어린이집 보육교사이시죠. 김하정 선생님 만나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