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태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

4/28(화) "검사님 바꿔드릴게요" 경찰까지 속인 보이스피싱
2015.04.28
조회 81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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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박은정 (부산경찰청 경장)



최근 보이스피싱 조직 내의 핵심 조직원으로 승진을 꿈꾸며 범행을 저지른 택시기사가 붙잡힌 사건이 이슈가 됐었죠. 보이스피싱, 정말 지치지도 않고 뉴스에 계속 등장하고 있는데요. ‘설마 내가 당하겠어’ 싶은 금융사기, 그러나 생각보다 우리와 가까이 있습니다. 특히 보이스피싱은 전문가들도 현혹시킬 정도로 여전히 치밀하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현직 경찰도 보이스피싱을 직접 당할 뻔했답니다. 현재 보이스피싱을 당할 뻔한 경찰관의 경험담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이 상황이 담긴 웹툰도 많은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화제의 인터뷰, 부산지방경찰청 박은정 경장에게 경험담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경장님, 안녕하세요.

◆ 박은정> 예.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경장님이 보이스피싱 경험담을 웹툰으로 손수 그리신 분이죠?

◆ 박은정> 네, 그렇습니다. 부산지방경찰청 홍보 담당관실에서 웹툰을 맡고 있는 박은정 경장입니다.

◇ 박재홍>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무작위로 전화를 한다는 건 알았는데요. 정말로 현직 경찰들에게까지도 전화가 걸립니까?

◆ 박은정> 일단 이 전화는 직업을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하기 때문에요. 가끔은 경찰청 사무실이나 지구대 전화로도 보이스피싱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참 대담하네요. 기억을 더듬어서 수상한 전화를 받았던 순간으로 돌아가보죠. 일단 검찰청이라는 이름으로 전화가 왔던 거죠?

◆ 박은정> 네, 그렇습니다. 서울지방검찰청 수사관이라고 소개하면서 전화가 왔던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때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주실까요?

◆ 박은정> 그러니까 서울지방검찰청 수사관이라고 소개하면서 검사님을 바꿔준다면서 다른 사람을 바꿔줬고요. ‘제가 잃어버린 신분증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이 돼서 어떤 사람이 대포통장을 만들어서 그걸로 대출을 받았다. 거기에 피해자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수사를 하기 위해서 우리가 전화를 걸었다.’ 이렇게 말했던 것 같습니다.

◇ 박재홍> 본인이 검사다, 이렇게 말하면서 통화한 거군요.

◆ 박은정> 예,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경장님이 본인이 경찰이라고 신분을 밝혔는데도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던 겁니까?

◆ 박은정> 이런 경우에는 직업에 상관없이, 아까 말씀드렸듯이 잃어버린 개인정보나 신분증을 통해서 피해자가 될 수가 있으니까 그건 상관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 박재홍> 대담하네요. 웹툰 내용을 보면, ‘중간에 전화를 끊으면 공범으로 몰릴 수 있다.’ 이런 말도 했다고 하는데요.

◆ 박은정> 예. 일단 ‘공범으로 몰릴 수 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일반적인 사람들의 경우에는 많이 겁을 먹으실 것 같은데요. 저도 뭔가 의아하게 생각을 하면서도 자신이 공범이 아니라는 걸 입증하기 위해서 계속 전화를 끊지 않는 심리를 이용한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요즘에 보이스피싱에서 이런 멘트까지 준비하네요.

◆ 박은정> 예.

◇ 박재홍> 그런데 경장님은 전화를 받으시면서도 이게 보이스피싱이 아닌가, 이런 의심이 전혀 안 드셨어요?

◆ 박은정> 일단은 검찰청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고자 계속 들어봤는데요. 검찰청 홈페이지로 유도해서 제 이름과 주민번호가 적힌 사건서류를 보여주더라고요. 뭔가 미심쩍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보안카드 번호를 입력하라는 말을 듣고 거기에서 ‘아 이게 보이스피싱이구나.’ 하고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본인들이 홈페이지를 만들어놓고, 또 경장님의 신용정보가 있는 홈페이지 화면을 보여줬던 거네요.

◆ 박은정> 예.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보안카드 번호는 왜 입력하라고 했습니까?

◆ 박은정> 본인 인증을 위해서, 그러니까 제가 그 피해자인지를 인증하기 위해서는 보안카드 번호를 입력하거나 아니면 서울지방검찰청으로 와서 조사를 받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시는 것보다는 좀 더 편리하게 보안카드로 입력을 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유도를 했던 것 같습니다.

◇ 박재홍> 보안카드 전체를 다 입력해라? 1번부터 끝까지?

◆ 박은정> 예.

◇ 박재홍> 그 부분에서 보이스피싱이라고 의심하신 거네요.

◆ 박은정> 평소에도 저희가 접하는 게 보이스피싱 관련 예방법인데요. 어느 공공기관에서도 보안카드 전체를 입력하라고 하는 경우는 없다는 건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보안카드를 입력하는 것은 아니다 싶어서 보이스피싱이라는 걸 알게 되었죠.

◇ 박재홍> 그래서 도중에 깨달으신 건데요. 그래서 어떻게 반응하셨어요? ‘당신들 보이스피싱이지?’ 이렇게 말씀하신 건가요?

◆ 박은정> 아니요. 그냥 ‘됐다. 나는 보안카드 입력하지 않겠다.’ 이렇게 하니까 순순히 끊으시던데요.

◇ 박재홍> 그러면 끊고 그냥 끝이 난 겁니까?

◆ 박은정> 예. 그냥 그렇게 해서 끝난 것 같습니다.

◇ 박재홍> 마지막이 약간 허무하게 끝났네요.

◆ 박은정> 그러니까요. 끝까지 본인들은 숨기고 싶었던 건지 그냥 거기에서 바로 뚝 끊더라고요.

◇ 박재홍> 그런데 아직 보이스피싱을 안 당한 분들은 ‘그걸 왜 당하는가. 이해할 수 없다.’ 이렇게 반응하시는 분들 많거든요.

◆ 박은정> 네.

◇ 박재홍> 실제로 경장님도 경험해보시니까 어떠세요? 이게 한번 딱 걸리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겠다, 이런 생각도 드셨어요?

◆ 박은정> 일단은 그 상황을 심리전으로 몰아가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는데요. 뭔가 급박한 상황을 유도해서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게끔, 그런 순간을 주지 않게끔 만들어서 하다 보니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박재홍> 방금 심리전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이게 당한다면 또 쉽게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겠네요. 만약에 수상한 전화를 걸려왔을 때, 현실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 박은정>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떤 공공기관에서도 통장 비밀번호나 보안카드, 이런 것들을 요구하지 않다는 겁니다. 그것을 꼭 기억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비밀번호와 보안카드 번호가 요구할 때 ‘아, 이것은 보이스피싱이다.’ 이렇게 인지하라는 말씀이네요.

◆ 박은정> 예. 또 최근에는 수사기관에서 만약에 전화가 왔을 때 ‘다시 제가 114로 전화를 하거나 아니면 인터넷에 나와 있는 대표 번호로 제가 다시 전화를 드리겠습니다.’ 라고 했을 때요. 보통 정상적인 수사기관에서는 ‘예, 그렇게 해 주십시오’ 라고 하는데요. 그게 아니고 끝까지 전화를 끊지 않으려고 한다면 그건 보이스피싱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다시 전화하겠다 했을 때, 계속 전화하자고 요구했을 때 보이스피싱을 생각할 수 있다는 말씀이세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은정> 네, 수고하십시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부산지방경찰청 박은정 경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