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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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정태영 (부산 진구 환경미화 부감독)

지난 3월 14일 화이트데이 때, 부산 서면 복개로에서는 사탕 대신에 쓰레기봉투가 넘쳐났습니다. 쓰레기 무단투기로 몸살을 앓던 부산진구가 14일부터 3일간 대대적인 청소파업을 했던 건데요. 부산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 부산 서면 거리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부산 서면 거리로 가보겠습니다. 부산진구 정태영 환경미화 부감독을 만나보죠. 안녕하십니까?
◆ 정태영> 예.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반갑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14일 금요일부터 3일간 청소 파업을 하셨는데요. 그러면 설마 부산 진구 전체 쓰레기를 수거 안 하셨던 건가요?
◆ 정태영> 아닙니다. 서면 복개로와 서면 1번가 약 900m 거리의 청소를 안 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전체를 안 하신 건 아니고요. 음식점, 주점, 상점 등 많은 상가들이 밀집해 있는 거리를 청소 안 하신 거네요.
◆ 정태영> 그렇죠.
◇ 박재홍> 그런데 부산 말고 다른 지역 사시는 분들은 '어떻게 그런 상황이 올 수 있었나?'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청소 파업까지 할 정도로 부산 서면 거리의 상황이 심각했나요?
◆ 정태영> 예.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싶을 때가 너무 많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어떤 쓰레기가 어떻게 버려졌습니까?
◆ 정태영> 인근 상인분들께서도 종량제 봉투에 쓰레기를 넣지 않고 무단으로 검정 비닐봉지에 쓰레기를 넣어서 몰래 버리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리고 홍보전단지를 무분별하게 막 뿌리는 분들도 있고요. 그리고 담배를 피우시고 불도 끄지도 않고 막 버리시는 시민분들 때문에 너무나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제가 볼 때는 '이건 아니다' 싶었고요. 이렇게 청소파업까지 하게 됐습니다.
◇ 박재홍> 심지어는 다른 동네에서 와서 가구까지 버리고 간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실제로 그렇습니까?
◆ 정태영> 예. 차로 가구를 싣고 와서 몰래 버리고 가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가구라면 어떤 가구를 말하나요?
◆ 정태영> 일반 소파와 책상, 심지어 침대까지도 막 버리고 갑니다.
◇ 박재홍> 아니 침대를 부산 서면 거리에다가 버리고 간다고요?
◆ 정태영> 네.
◇ 박재홍> 진짜 그건 아니네요.
◆ 정태영> 도저히 이럴 수가 없다 싶어서 우리가 청소파업까지 하게 됐습니다.
◇ 박재홍> 주변 상인들이라든지 서면 거리를 걷는 부산 시민들도요. 본인들도 이거 너무하다, 이렇게 느끼시는 거 아닐까요? 어떻습니까?
◆ 정태영> 맞습니다. 저희들이 듣기로는요. '아, 서면 거리가 왜 이렇게 지저분하냐, 왜 이렇게 더럽느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 박재홍> 그렇죠. 이제 청소파업이 끝났습니다. 실제로 부산 서면 거리에 나가보시니까 어떻습니까? 좀 변화됐습니까?
◆ 정태영> 많이 좋아졌습니다. 하루에 약 3톤 정도 나오던 쓰레기가 한 1톤 정도로 줄었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3톤 나오던 쓰레기가 한 1톤으로 줄었다?
◆ 정태영> 예.
◇ 박재홍> 그러면 매일 순찰을 나가시잖아요. 그러면 거리풍경이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 정태영> 눈에 보이는 무단투기가 많이 줄어들었고요. 전단지과 담배꽁초도 많이 줄어들었고요. 거리가 확실하게 좀 깨끗해졌다고 느껴집니다.
◇ 박재홍> 그래요. 그런데 청소파업을 하신 거 아닙니까? 파업을 하신 거면 쓰레기통도 치우신 거 아니에요?
◆ 정태영> 예.
◇ 박재홍> 시민들 불만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이를테면 ‘오기행정’이 아니냐, 이런 불만도 있었을 것 같고요. 어떻습니까?
◆ 정태영> 물론 시민들, 주변 상인들께서는 그런 인식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들이 정상적으로 배출했으면 이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을 건데요. 쓰레기를 검정 비닐봉지에 넣고, 시간과 요일을 지키지 않고 무조건 배출하다 보니까 이런 사태가 생긴 거고요. 본인들도 많이 느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박재홍> 나름대로 계도 효과도 있었다, 이런 말씀이네요.
◆ 정태영> 네.
◇ 박재홍> 깨끗해진 거리를 보시면서 동료 미화원들끼리도 말씀을 나누시겠네요. 무슨 이야기를 하세요?
◆ 정태영> 확실히 효과가 있다고 그럽니다. 저번에는 아침에 출근하면 인상도 찌푸리고 '이거 언제 다 치우나?' 이랬었는데요. 요즘은 나가면 참 수월해졌다, 이렇게 말합니다.
◇ 박재홍> 그러시군요. 3일의 청소파업이 시민들을 바꾸는 그런 힘이 됐다는 말씀인데요. 보니까 부산진구가 청소파업을 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네요. 지난 2012년 9월에도 딱 하루 청소파업을 했었네요?
◆ 정태영> 네.
◇ 박재홍> 그런데 그때도 며칠 지나자 다시 쓰레기가 늘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번에도 혹시 반짝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냐, 이런 말도 나와요.
◆ 정태영> 그걸 감안해서 저희들은 항상 홍보하고 단속해서 계속 깨끗한 거리를 유지해 나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요즘 현장에 일하시면서 제일 힘드신 건 어떤 게 있을까요?
◆ 정태영> 제일 힘든 건 거리를 청소하고 있는데 담배꽁초 불을 안 끄고 딱 던지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한테 '이거 담배꽁초 버리시면 안 됩니다' 이렇게 말하면 저희들한테 조금 안 좋은 말을 할 때 그때가 제일 속상합니다.
◇ 박재홍> 뭐라고 안 좋은 말을 하세요?
◆ 정태영> “너희 땅이가? 이 땅이 너희 땅이가.” 이런 말 하면서요.
◇ 박재홍> ‘너희 땅이냐, 왜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고 말을 하냐.’ 이렇게 반응한다?
◆ 정태영> 예. ‘내가 버리는데 네가 왜 간섭이냐.’ 저희들은 싸울까 싶어서 말도 못합니다.
◇ 박재홍> 그러면 이제 묵묵히 참고 일하시는 거네요. 그런 시민들을 만나면 굉장히 힘드시겠네요.
◆ 정태영> 네.
◇ 박재홍> 미화원들끼리는 어떤 말씀하세요? 그런 분들 만나면요.
◆ 정태영> 일단은 저희들이 하는 업무가 청소하는 업무이기 때문에요. 시민들하고 될 수 있으면 마찰이 안 생기도록 참자, 참고 청소를 하자. 깨끗한 거리를 만들자,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이렇게 힘들게 일하시는 거 알고 있다면 부산 서면 거리에서 시민들이 쓰레기 절대 안 버릴 것 같습니다.
◆ 정태영> 그랬으면 좋겠습니다.(웃음)
◇ 박재홍>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요. 다시 또 나중에 쓰레기 무단투기가 심각해지면요. 혹시 청소파업이 또 필요하다고 보세요?
◆ 정태영> 아니죠. 저희들이 열심히 일해서 이런 사태가 안 일어나도록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러시군요. 마지막으로 방송에서 부산 서면 거리를 걸을 우리 시민들에게 한 말씀만 해주세요.
◆ 정태영> 먼저 미화원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3일간 서면 거리 청소 파업으로 시민들께 불편을 끼쳐드려서 진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시민들께서 많이 협조해주셔서 저희가 정말사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시민들께서 많이 협조해주셔서 깨끗한 서면 거리가 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십사 하는 부탁을 드립니다.
◇ 박재홍> 이 말씀 들으신 분이라면 절대 쓰레기 안 버리실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정태영>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부산진구 정태영 환경미화 부감독을 만나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