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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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최성일 (현장 목격자), 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

<영종대교 사고 당사자>
-충돌음과 파편, 파도처럼 연쇄추돌
-마음속에 사고는 현재진행형
-위험고지 없었다, 스스로 조심했어야
<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
-최초 추돌보다 후속차 안전의식이 문제
-당시 상황 스턴트맨도 사고 못 피해
-伊 일정간격 반달표시로 가시거리 파악
어제 오전 인천 영종대교에서 발생한 106중 추돌사고, 현재까지 이번 사고로 사망자 2명, 부상자 63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 안개가 많이 낀 상황이었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죠. 그래서 목격자를 통해 당시 사고상황을 먼저 짚어보고 이어서 전문가를 통해 이번 사고의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에 대한 의견을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영종대교 사고를 직접 당하신 분이세요. 목격자 최성일 씨입니다. 선생님 나와계시죠?
◆ 최성일>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선생님은 현재 어디세요?
◆ 최성일> 출근 준비 중입니다.
◇ 박재홍> 아, 출근 준비 중이세요? 그러면 몸은 좀 괜찮으신 건가 봐요?
◆ 최성일> 네, 저는 극적으로 몸이나 차가 많이 다치지 않은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 박재홍> 천만다행이네요. 사고 당시 상황으로 한번 가보겠습니다. 선생님 차 주변에서 어떤 사고가 있었던 건가요?
◆ 최성일> 버스가 뒤에서 저를 추월했거든요. 그러니까 그 당시에 기억으로 제 차가 한 80km 정도로 운행을 하고 있었다면 그 버스는 무조건 100km 이상으로 달렸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 박재홍> 그러면 좀 이상한 거 아닌가요? 안개가 그렇게 많이 끼고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뭐랄까요,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운전이었기 때문에 좀 문제가 있었던 거 아닌가요?
◆ 최성일> 제가 보기에는 무리하게 과속을 한 것이었고요. 제가 80km로 가고 있는 것도 부담스러울 정도였는데 버스가 저를 추월해서 지나갔거든요. 당시에 제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 저 버스는 무슨 특수한 장비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안 보이는 상황에서 저렇게 속도를 낼 수 있을까?’
◇ 박재홍> 그렇게 생각을 하셨는데.
◆ 최성일> 네. 그런 의문을 가진 지 얼마 안 돼서 그런 일이 벌어진 거예요. 눈앞에서.
◇ 박재홍> 그 차가 사고가 난 것은 소리로 들으신 건가요? 어떻습니까?
◆ 최성일> 처음에는 소리를 들었고요. 그 다음에 앞에서 뭔가가 굉장히 흔들리고 막 파편 같은 것들이 제 앞으로 날아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너무 놀라서 본능적으로 급제동을 시도했고 가까스로 섰는데 백미러를 보니까 뒤에 차들이 추돌하면서 파도처럼 밀려오는 거예요. 그게 보이더라고요, 순간적으로.
◇ 박재홍> 소리도 막 들리고 그랬겠네요.
◆ 최성일> 그렇죠. 소리가 뭐.. 천둥소리 같은 소리도 들렸고요.
◇ 박재홍> 아.. 천둥소리 같이 쿵쿵거리는 소리들이 들렸겠네요?
◆ 최성일> 네. 뭐 끽, 쿵..! 무슨 바람소리 같은 것도 나고, 하여튼 정말 그 순간이 어떤 영화 화면처럼 제 머릿속에 남아 있는데요. 너무나도 무서웠고 여기서 그냥 차를 세우고 가운데 있으면 그냥 뭐 속수무책으로 중간에 낑기겠구나 싶어서 저도 모르게 그 앞에 추돌되어서 엉켜있는 차들 사이를 어떻게 제가 비집고 나왔더라고요.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까.
◇ 박재홍> 천만다행입니다. 나중에 한숨 돌리시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됐을 때 차 밖으로 나와서 보시니까 다리 위 상황이 어땠습니까?
◆ 최성일> 제가 안개가 있는 상태에서는 어차피 봐도 보이지도 않고. 그 뒤에서 계속 너무 무서운 소리들이 나고 있었거든요. 정말 끔찍할 정도로 그런 소리가 나서 일단 안개가 없는 곳으로 가기 위해서 일단은 119 신고를 하면서 제가 이동을 했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그러면 당시에 안개로 인한 안전시설이라든지 경고등 같은 시설이 현장에 없었나요?
◆ 최성일> 영종대교 오면서 제가 그냥 육안으로 안개를 보고 ‘아, 이거 좀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그냥 한 거지. 어떤 위험을 알리는 그런 것들은 저는 전혀 못 봤거든요.
◇ 박재홍> 운전자가 상황을 알 수 있는 그런 시설은 전혀 없었다?
◆ 최성일> 네. 그러니까 그게 어디 있었다는 건지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 박재홍> 아하, 그러면 최성일 씨도 업무 때문에 계속 영종대교를 지나가셔야 하잖아요. 어제처럼 기상이 안 좋으면 영화 같은 당시 다시 무서웠던 상황이 트라우마처럼 다시 생각날 수 있겠네요?
◆ 최성일> 저는 정말 다행히 몸은 다치지 않았지만 지금 사상자분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지금 제 마음이 다쳤다고 느끼고 있거든요. 마음이 너무 아파요.
◇ 박재홍> ‘마음이 다쳤다..’ 이번 사고로 많은 분들이 상처를 받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요. 선생님, 몸조리 잘 하시고요. 안전운전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최성일>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어제 실제로 영종대교에서 사고를 당한 분이십니다. 목격자 최성일 씨였습니다.
◇ 박재홍> 이어서 이번 영종대교 사고, 정말로 막을 수 없는 사고였는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교통문화운동본부의 박용훈 대표 연결합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박용훈>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대표님도 어제 사고 당일에 직접 영종대교를 운전해서 건너셨다고요?
◆ 박용훈> 바로 그 시간은 아니지만 아침에 제가 귀국을 해서 차를 몰고 서울로 돌아왔기 때문에 사고 직전에 영종대교를 지나갔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대표님 보시기에 이번 106중 추돌사고의 주된 원인은 뭐라고 보십니까?
◆ 박용훈> 일단은 그 사고가 난 9시 이후에 아마 안개가 깊게 끼었지 않았느냐 이렇게 판단이 되고요. 아마 그래서 가시거리가 더 짧아지면서 그런 과정에서 1차 원인이 된 택시의 추돌사고와 그것을 다시 리무진 버스가 받았던 것이고요. 이것이 원인이 되기는 했지만 뒤따르는 후속 차들이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계속 연이어서 사고가 난 걸로 보입니다. 어찌 보면 최초 사고가 원인이 된 것처럼 우리가 착시현상을 일으킬 수 있지만, 그런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가 있는 것이거든요. 이것이 106중 추돌사고가 됐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안전 수준이 그 정도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일어났다고 봅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1차 사고로 멈춰지지 않고 2차, 3차, 4차 계속 이 사고가 일어난 거 아닙니까, 결국에?
◆ 박용훈> 그렇습니다. 첫 번째로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정확히 줬느냐 하는 그런 문제가 있고요.
◇ 박재홍> 기상상황에 대한 정보죠?
◆ 박용훈> 그렇습니다. 사고조치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한 개선조치는 있어야 된다고 보는데 더 중요하게 봐야 되는 건 정확한 정보였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안개가 끼어서 위험하니 감속을 하라는 경고 메시지가 미리 전광판에 떴다는 말이죠. 그리고 공항에서도 이미 안개가 끼었다는 사실을 알고 운전자들이 출발을 했습니다. 그런데도 전방 상황에 대한 방어운전이 미비한 것이 원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박재홍> 시스템도 부족했지만 운전자들도 방어 운전을 미비하게 했다고 지적해 주셨네요. 어제는 시야거리가 10~20m 정도가 됐다고 하는데 그러면 위험 정도를 비유를 통해서 말씀해 주신다면 어느 정도 위험한 건가요?
◆ 박용훈> 시속을 70~80km로 달린다고 가정을 했을 때는 긴급제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사고를 피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겁니다. 아무리 스턴트맨같은 전문드라이버라고 하더라도 본인은 가까스로 정차를 할 수 있을지 몰라도, 후속하는 차가 자신의 차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사고를 피할 수 없는 것이죠.
◇ 박재홍> 이번에 우리가 106중 추돌사고가 난 것인데 외국에서도 이러한 안개로 인한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납니까?
◆ 박용훈> 안개가 많이 끼는 나라들이 있죠. 반도 국가인 이탈리아가 대표적인 나라라고 할 수 있겠는데. 300중 추돌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 박재홍> 300중 추돌이요?
◆ 박용훈> 네. 그런 사고가 나온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노면에 50m 간격으로 반달표시를 해 놓습니다. 안개상습구간에 설치를 해 놓으면 운전을 할 때 반달표시 모양이 몇 개를 볼 수 있느냐에 따라 가시거리를 파악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반달표시가 1개가 보이면 얼마로 달려라. 2개가 보이면 얼마로 달려라’라고 직접 제시를 해 주니까 상황에 따라서 속도조절을 하기 때문에 보다 과학적이고 안전할 수 있겠죠.
◇ 박재홍>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구간에 대한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용훈> 고맙습니다.
◇ 박재홍> 교통문화 안전본부의 박용훈 대표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