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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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3(금) '모세의 기적' 소방사 "막힌 터널이 뻥~ 솔직히 놀랬다"
2015.01.23
조회 100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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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장상욱 (포항남부소방서 소방사)



어제 SNS에서는 ‘모세의 기적’이라는 한 블랙박스 영상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영상을 클릭하면 터널로 보이는 곳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리는데요. 이와 함께 확성기를 타고 “화재 출동 중입니다.” 이런 다급한 목소리가 나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모두가 짠 듯이, 마치 모세의 기적처럼 터널의 차들이 좌우로 갈라져서 길을 터주기 시작합니다. 지난 1월 1일 포항의 유강터널에서 있었던 훈훈한 길터주기가 찡한 감동을 주고 있는데요. 화제의 인터뷰, 당시 소방차를 직접 운전하면서 터널을 통과했던 주인공을 만나보겠습니다. 포항 남부소방서의 장상욱 소방사입니다. 소방사님, 안녕하십니까?

◆ 장상욱>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반갑습니다. 그러니까 포항의 이 터널에서 소방차 운전대를 직접 잡았던 주인공이시죠?

◆ 장상욱> 예.

◇ 박재홍> 그때 그 차가 소방지휘차량이었다고 하는데요. 지휘차량은 어떤 역할을 하는 건가요?

◆ 장상욱> 지휘본부차량은 모든 현장에 출동해서 현장의 화재 진압과 인명구조 활동을 담당하고요. 또 재난 상황 전파 및 직원들의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 등을 총괄 지휘하는 역할입니다.

◇ 박재홍> 지휘 차량이 앞에서 쭉 가면, 뒤에 큰 소방차들이 함께 뒤따라오면서 화재 현장으로 출동하는 거죠?

◆ 장상욱> 네, 그렇습니다.

◇ 박재홍> ‘모세의 기적’이란 영상이 어제부터 SNS에서 화제인데요. 2015년 1월 1일에 있었던 화재였네요?

◆ 장상욱> 1월 1일 14시 20분쯤이었고요. 포항 유강터널 내부에서 대형 트레이너 차량 하부에 다량의 연기가 발생한다는 신고를 받고 저희가 출동하는 상황이었습니다.

◇ 박재홍> 그랬군요. 터널에 딱 들어섰을 때 어떤 상태였습니까?

◆ 장상욱> 1월 1일이 휴일이었기 때문에 정말 많은 차량이 터널 안에 있었고요. 또 2차선 도로다 보니까 평소보다 도로상황은 더 안 좋았었습니다. 그래서 소방차량이 터널 입구에 들어섰을 때 현장에 빠르게 도착할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했었는데요. 입구에 도착함과 동시에 차량들이 좌우측으로 빠르게 피해주는 모습을 보고 저희도 매우 놀랐었습니다.

◇ 박재홍> 영상을 보니까 소방사분들이 확성기로 계속 뭔가를 말씀하시더라고요? 당시 뭐라고 방송하신 거예요?

◆ 장상욱> 화재 출동 중이니 차량 좌우측으로 피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그렇게 방송하는 상황이었습니다.

◇ 박재홍> ‘화재 출동 중입니다, 비켜주세요.’ 하면서 큰 소리로 하니까, 차량들이 그 소리를 듣고 길을 비켜주기 시작했습니다. 말 그대로 모세의 기적처럼 홍해가 갈라지듯이 차량들이 양쪽으로 쫙 열렸는데요.

◆ 장상욱> 그랬죠.

◇ 박재홍> 운전자의 입장에서 그 장면을 보셨을 때 어떠셨어요?

◆ 장상욱> 무엇보다도 화재 현장에 빠르게 도착할 수 있게 되어서 차량 운전자분들께 매우 감사하고요. 만약 차량을 비켜주지 않았다면 도로도 혼잡하고 그랬으니까요. 한 20분 이상 소요됐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박재홍> 다행입니다. 차들이 길을 안 비켜줬으면 20분 정도 걸리는 거였군요. 그러면 다들 협조를 해주셔서 그날은 터널을 빠져나가는 데 몇 분 정도 걸린 거예요?

◆ 장상욱> 저희 차량이 빠져나가는 데 6분 정도 소요됐습니다.

◇ 박재홍> 만약에 늦었다면, 어떤 피해가 있었을까요?

◆ 장상욱> 늦었다면 그 차량 하부 쪽 피해가 더 컸겠죠. 그리고 화물차의 피해도 컸지만 계속 도로가 혼잡하다 보면 2차, 3차로 또 교통사고도 발생할 수도 있고요. 터널 화재 같은 경우에는 환기시설이 잘 안 된 상태가 많으니까요.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 때문에 또 2차적인 피해도 발생할 수 있고요.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IMG:2} ◇ 박재홍> 그래요. 지금 인터넷에서 포항 ‘모세의 기적이다’ 이런 이름이 붙여졌는데요. 적당한 표현이라고 보세요?

◆ 장상욱> 네. 제가 생각했을 때 아주 적당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훈훈한 장면을 제가 직접 블랙박스 영상을 방송국에 제보하게 됐고요.

◇ 박재홍> 소방사님이 직접 제보하신 건가요?

◆ 장상욱> 네.

◇ 박재홍> 소방사님은 근무하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 장상욱> 3년 6개월 정도 근무했습니다.

◇ 박재홍> 3년 6개월이면 4년차로 근무 중이시네요. 저도 평상시에 소방차가 출동하는 모습 종종 보는데요. 늘 이렇게 ‘모세의 기적’처럼 길이 쫙 열리는 건 아니잖아요?

◆ 장상욱> 그렇죠. 아무래도 이런 장면이 평소에는 접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고요. 바로 뒤에서 사이렌이 울려도 움직일 생각조차 안 하는 운전자들도 있고요. 또 앞에서 진행 중인데 차량이 급하게 정지하는 바람에 소방차와 사고가 날 뻔한 경우도 있었고요. 그리고 소방차 앞으로 끼어드는 얌체 운전자들도 있었습니다.

◇ 박재홍> 아니 소방차 앞을 끼어들면서 운전하는 분들도 있습니까?

◆ 장상욱> 네. 그런 차량이 가끔 가다가 좀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럼 어떻게 반응하세요? 클랙슨을 좀 세게 누르시나요?

◆ 장상욱> 보통 클랙슨도 울려보고 하지만, 운전자분들이 소리를 못 들으시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런 부분은 저희가 감안하면서 운전을 하는 거죠.

◇ 박재홍> 앞으로도 안전하게 운전하시면서 화재 진압을 하셨으면 좋겠네요. 이게 기적이 아니라 정말 당연히 일이 돼야 하는 게 아닌가, 이런 말씀들도 많이 하세요. 소방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장상욱> 저도 영상이 올라가고 댓글이 달린 거 이렇게 읽어보면요. 당연한 사건인데 이런 게 이슈가 된다는 것에 대해서 안타까워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아직까지 좀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겪어보면 안 비켜주시는 분들보다는 비켜주시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그걸로 저희들은 일단 만족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예. 그런데 실제로 그런 상황이 나타나면 의무적으로 옆으로 비켜줘야 하는 것이고요. 또 실제로 긴급차량의 길터주기 훈련 같은 것도 실시하고 있죠?

◆ 장상욱> 네. 저희 포항남부소방서에서 특수 시책으로 길터주기 훈련과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고요. 소방차가 긴급 업무를 위해서 사이렌 키고 달려오면 1차선인 경우에는 도로 우측으로, 그리고 2차선인 경우에는 도로 좌우측 등으로 피해주시고요. 또 동시에 차량을 정차를 해주셔야 또 앞뒤 차량들도 좌우측 통로로 같이 피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시고 운전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박재홍> 올해도 국민들을 위해서 많이 수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장상욱> 감사합니다.

◇ 박재홍> 포항남부소방서의 장상욱 소방사와 함께 포항에서 있었던 ‘모세의 기적’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