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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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5(월) 문정인 "美 대북제재, 남북관계에 영향 없어"
2015.01.05
조회 82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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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문정인 (연세대 교수,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 위원)



- 남북정상회담, 북핵 포기 전제 없이도 추진 가능
- 美 제재, 남북관계 견제 위한 의도적 조치 아냐
- 美 제재에 대한 정부 평가, 대북관계 영향 없어
- 우리 정부, 과거와 다른 협상 태도 필요
- 투명한 남북관계? 비선 접촉 필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깜짝 제의 신년사.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북한은 신년사 발표 이후 대남비난을 중단하고 대화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은 엊그제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발동했고 우리 정부는 이를 적절한 조치라고 발표를 했습니다. 과연 남북관계 어디로 가게 어디로 가게 되는 것일까요? 또한 남북정상회담 연내 성사 가능성 있을까요?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외교안보분야 위원으로 있는 연세대 정외과의 문정인 교수를 연결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문정인> 안녕하세요.

◇ 박재홍>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깜짝 제의, 그 배경과 의도 뭐라고 보십니까?

◆ 문정인> 김정은 제1위원장이 남북관계개선에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강한 의지 표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걸 남북정상회담의 공식적 제의라고 보기 힘들죠. 회담을 못할 이유도 없을 거라고 하는 표현을 썼기 때문에요. 그러나 남북관계 개선의지는 분명히 크다고 봅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문제는 환경과 여건이 조성돼야 된다고 했으니까 이것도 큰 걸림돌이 되겠죠. 가령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지한다거나 자주권과 존엄을 존중해 달라든가 또는 제도 체제 통일 의도를 포기하라는 이런 단서 조항이 달려 있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풀어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북한이 내건 조건을 봤을 때 또 그 가능성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보시는 것 같은데요.

◆ 문정인>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정상회담 제의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은 신중에 가깝고, 교수님께서는 일단 정당회담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 문정인> 우리 나름이죠. 그러니까 5. 24 조치나 금강산 재개에 대해 우리가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고, 그리고 한미합동군사훈련의 경우에도 남북 협의 하에서 군사훈련의 강도를 서로가 조절을 좀 하고, 또 이산가족 재상봉 같은 것들이 이루어진다고 하면, 뭐 남북 연내 정상회담도 어려울 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나 목표를 분명히 설정해야 되겠죠. 과거 지적도 있었지만 이벤트성 정상회담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공론이니까 여기에는 유념할 필요가 있겠죠.

◇ 박재홍> 2월에 있을 군사훈련도 말씀하셨습니다마는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보다 북핵이 아닐까 싶은데요. 핵을 포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이 가능할까요?

◆ 문정인> 뭐, 가능하죠. 오히려 북한이 핵은 갖고 있기 때문에 남북정상을 해야 되겠죠. 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한이 비핵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남북 정상회담의 분위기이 조성이 되면, 미사일 실험 추가실험 발사라든가 4차 핵실험 같은 것을 방지할 수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미사일 핵문제의 해결은 물론이거니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라도 정상회담을 할 수 있으면 좀 해야 된다고 보는 게 제 시각입니다.

◇ 박재홍> 결국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할 것 같은데요.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문정인> 글쎄요. 결단이라고 하는 것은, 우선 북측도 그에 상응하는 태도를 보여야 되겠죠. 5. 24조치나 금강산 재개가 우리가 일방적으로 풀 수 있는 건 아니죠. 우선 금강산 재개는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데요. 남북이 서로 만나서 회담장에서 얘기를 해야 되겠죠. 그래서 북한이 공식으로 사과를 하고 그 다음 재발방지 약속하고 향후 우리 금강산 관광객에 대한 신변안전보장을 소위 문서로 제도화 하고, 이런 것들 해서 이루어진다면 그게 가장 중요한 신뢰 구축의 첫걸음이 되겠죠. 그 다음 5. 24 조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일방적으로 풀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대통령이 지적을 하셨지만. 남북이 만나서, 북은 아니라고 주장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북한 소행이라고 분명히 주장하고 있고. 이런 차이점에도 얘기를 하고 대화를 하면서 거기에서 어떤 해결점을 찾아야 되는데, 이런 것들이 움직여진다고 하면 이산가족 재상봉 문제를 넘어서 우리 대통령께서 지금 주장하시는 비무장지대 세계평화공원 구축 아이디어 같은 것도 얘기할 수가 있겠죠.

◇ 박재홍> 일단 만나야 한다. 이런 말씀이신데 그러면 우리 정부가 하기에 따라서 올해에 정상회담이 가능할까요?

◆ 문정인> 그건 하기 나름이니까요. 그러나 분명한 목표 설정이 돼야 되고 정상회담 결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가 하는 것을 분명히 계산해내야 되겠죠. 그리고 그러한 계획된 구조 하에서 북측과 정상회담 개최에 관한 논의를 해 나가야 되겠죠.

◇ 박재홍> 그런데 일각에서는 올해 5월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전승기념식 있지 않습니까?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제1비서가 나란히 푸틴 대통령의 초청을 받았는데 두 정상이 자연스럽게 만날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 이런 가능성도 제기를 합니다마는.

◆ 문정인> 저는 거기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남과 북의 정상이 독자적으로 만나지 제3국 중재해서 만난다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요. 그렇게 만나면 나쁠 건 아닌데, 제가 볼 때는 그걸 떠나서 남과 북 사이에서 정식으로 아젠다를 가지고 만나야 되겠죠.

◇ 박재홍> 직접 남북이 당사자로 만나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는 말씀이고. 그런데 북미관계가 연일 좋지 않네요. 미국이 소니 영화사 해킹 주범으로 북한을 지목하면서 추가 금융 제재를 가하기로 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 우리 정부는 대북제재가 적절한 조치다 이렇게 평가를 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 문정인> 큰 영향 주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만약에 우리 정부가 “미국의 조치에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환영한다” 이런 표현을 썼다면 북에서 상당히 불편하게 생각을 하겠지만, “적절한 조치”라고 일종의 평가를 했기 때문에 북의 입장에서도 우리 정부가 상당히 절제된 그런 반응을 보였다고 볼 것이고 그리고 미국 변수가 그렇게 큰 변수는 아니라고 봅니다. 뭐 우리가 하기 나름이고 남과 북의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 북미관계라고 하는 게 남북 관계 개선에 큰 차질을 가져올 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 박재홍> 이런 미국의 대북 제재 자체가 어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대답이다 이렇게 해석해도 될 수 있을까요?

◆ 문정인>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12월 중순에 이미 미 정부에서는 결국 소니사에 대한 해킹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하는 결론을 내렸고 그에 대한 후속조치를 하는 것이지, 남북관계 개선에 찬물을 끼얹기 위해서 미국이 그런 행동 조치를 의도적으로 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 박재홍> 그렇다면 북한이 말했던 군사훈련 중지 조건을 위해서라도 다음 달 말 있을 키리졸브 훈련에 대한 우리 정부의 조치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풀어야 될까요?

◆ 문정인> 글쎄요. 하여간 2월 말부터 우리가 키리졸브 연습을 시작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 이전에 남과 북이 만나야 되겠죠. 그리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미 군사연습이라고 하는 것이 이게 상수는 아니거든요.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수위를 조절할 수도 있는 거고. 물론 중지하기는 상당히 힘들겠죠. 이 자체를 위해서 남북한간 군사회담을 하고 거기에서 새로운 어떤 공동의 합의를 추구해 나가는 것, 그 자체가 군사적 신뢰구축의 하나거든요. 그리고 이런 것들이 이루어진다면 다른 분야에서도 상당히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니까요. 북측이 좀 나와야 될 것입니다. 우리측도 좀 크게 과거와 다른 협상 태도를 보이면서 북측하고 접근한다면 뭔가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무엇보다 2월 전에 남북이 일단 만나서 회담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지적을 하시는데, 그러면 이러한 한미연합훈련이라든지 이런 문제는 미국과의 조율도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 문정인> 물론 조율도 필요하겠죠.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하여간 우리가 주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요. 그렇지 않습니까? 키리졸브 연습이라는 것은 도상연습이고 그 다음에 3월부터 하는 독수리훈련 같은 경우 군사력을 대체해서 동원하는 훈련인데, 그 경우도 우리가 주가 되는 거고 미국이 지원군이 되는 형태이니까, 우리 정부가 강력히 의사표현하면 얼마든지 조율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 박재홍> 의지의 문제고 조율은 가능한 상황이라는 말씀인데요.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투명한 남북관계를 강조해 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남북 관계의 분위기를 만들고 하기 위해서는 비공식 채널도 필요하다, 그러한 가동이 필요한 시점이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습니다. 교수님 생각은 어떠세요?

◆ 문정인> 그건 당연한 것이고 전세계적, 외교적 관행인데요. 우리가 북측하고 대화통로를 만드는 게 세 가지가 보통 있거든요. 하나는 공식통로가 있고, 당국자 회담이 있고. 두번째는 당국자가 비공식으로 막후에서 접촉하는 비공식 접촉이 있고요. 세번째는 우리가 말하는 물밑접촉이 있습니다. 물밑접족이 정부 행위자가 아닌 민간들이 북측하고 접촉을 하는 건데, 이것도 두 가지 경우가 있죠. 하나는 소위 비선이라고 하는, 정부의 위임을 받아서 북측하고 접촉하는 물밑접촉이 있을 수 있고, 아니면 그냥 일반적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북한 사람들을 만나고 들은 얘기들을 남측 정부에 전달해 주는 그런 방법이 있는데요.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야 북한에 대해서 더 많은 정보를 알 수도 있고 북한하고 많은 것들 조율해 나갈 수 있겠죠. 가령 예를 들어서 우리가 당국자 회담만 한다면, 당국자 회담 지금 우리가 판문점에서 한다, 또는 금강산에서 한다, 그러면 기자들만 300명이 나올 텐데 그런 미디어 환경 속에서 속에 있는 말을 내놓으면서 결국에 합의를 구하기는 상당히 힘들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비공식 접촉이라고 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 박재홍> 그런 접촉을 통해서 어떤 남북 대화를 위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 문정인> 조율을 해서 그걸 갖고 당국간 회담에서 결과를 도출해내고 그 다음에 실행을 하면 되는 거거든요.

◇ 박재홍> 그러면 이미 비공식 접촉 혹은 물밑접촉이 시작됐을 가능성도 있겠네요.

◆ 문정인>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문정인> 감사합니다.

◇ 박재홍>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위원으로 있는 연세대 교수 문정인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