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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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7(수) "CCTV속 사냥개, 염소 50마리 물어뜯어 죽여.. 처참"
2015.01.07
조회 169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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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운혁 (피해농장주)



지난 11월의 어느 날 밤, 충북 괴산의 한 염소농장에서 염소 수십 마리가 죽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해발 600m 고지에 위치한 농장에서 왜 밤중에 염소떼가 봉변을 당했을까 궁금한데요. 바로 사육장 안에 들어왔던 사냥개 두 마리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사냥개가 어떻게 들어왔는지, 누가 사냥개를 들여보냈는지도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채 해를 넘겼습니다. 그런데 뒤늦게 이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다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화제의 인터뷰. 수십 마리의 염소를 잃은 분을 직접 만나보죠. 충북 괴산의 염소농장주 김운혁 씨입니다. 안녕하세요.

◆ 김운혁> 안녕하세요.

◇ 박재홍> 염소 수십 마리가 봉변을 당했다고 했는데요. 정확히 몇 마리가 죽은 건가요?

◆ 김운혁> 지금 총 57마리 중에서 40마리가 죽어 있는 상태예요.

◇ 박재홍> 그러니까 사냥개에게 피해를 입은 염소가 57마리란 말씀이시죠?

◆ 김운혁> 그렇죠. 총 57마리 중에서 나머지는 도망갔고요. 죽어 있는 40마리를 찾았고, 17마리 정도는 아직 못 찾고 있어요.

◇ 박재홍> 그러니까 피해를 입은 건 60마리가 조금 안 되는데, 그중 발견된 게 40마리 정도란 말씀이세요.

◆ 김운혁>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럼 발견된 그 염소들은 다 정리를 하신 겁니까?

◆ 김운혁> 아직은 사체를 묻지 못하고 있고요. 누가 그랬는지 나오지 않아서 아직은 저희가 묻지 않고 그냥 그 상태로 있는 상태입니다.

◇ 박재홍> 사건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 아직은 묻지 않으셨군요.

◆ 김운혁> 예.

◇ 박재홍> 그리고 사고가 있던 날이 공교롭게도 따님 결혼식이 있었던 날이었다면서요?

◆ 김운혁> 맞습니다. 저희가 그날 피곤해서 농장에 못갔어요. 그런데 지난 11월 15일부터 16일 새벽까지 사냥개가 들어와서 염소를 물어죽인 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사냥개 2마리가 사육장 안으로 들어온 거네요?

◆ 김운혁> 네.

◇ 박재홍> 그러면 사냥개가 들어왔던 걸 어떻게 발견하신 겁니까?

◆ 김운혁> 사냥개가 들어왔던 그날 밤엔 몰랐고요. 다음날에 목장으로 올라갔어요. 아침 9시 반에서 10시 사이에 올라갔는데 염소가 길에 막 죽어 있는 거예요. 축사 안에도 죽어 있고요. 놀라서 112와 군청에 신고를 했어요. 그래서 경찰에서 오신 형사분들과 산을 돌아다녔는데 여기저기에 염소가 막 죽어 있었어요.

◇ 박재홍> 그러니까 따님 결혼식 끝내시고 그 다음 날 아침에 갔더니, 길거리에 염소들이 죽어 있는 것들을 보신 거군요. 그러면 CCTV를 보시기 전에는 호랑이라든지 다른 동물의 가능성도 생각하셨겠어요.

◆ 김운혁> 그전에 어르신들이 산이 깊어서 항상 늑대도 있고 여우도 있다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산짐승이 물었나 보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신고를 하고 CCTV를 틀어보니까 그런 건 아무 것도 없고, 밤에 개 두 마리가 들어와서 물기 시작하는 장면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침부터 CCTV를 다 돌려봐서 확인한 거예요.

◇ 박재홍> 그러니까 사냥개 2마리가 완전히 염소농장을 쑥대밭으로 만든 거네요.

◆ 김운혁> 그렇죠. 저희가 CCTV를 보면 가슴이 무너지는 게 염소들도 정말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을 거 같아요. 왜냐하면 CCTV를 보면 먼지가 얼마나 나는지 염소가 잘 보이지를 않아요. 그리고 사냥개가 염소를 물고 뒹굴면서 물어뜯는 장면도 있거든요. 염소가 받는 고통이 대단하거든요. 그걸 보면 자식 같은 염소가 막 죽으니까 너무 가슴이 아픈 거예요.

◇ 박재홍> CCTV 보시면서 정말 놀라셨겠는데요.

◆ 김운혁> 놀라는 것도 놀라는 거지만, 진짜 하늘이 무너지는 거잖아요. 왜냐하면 저희는 이것이 주업이잖아요. 저희가 보통 판매하는 금액을 따지면, 이번 피해 금액이 약 3억 정도에 가까워져요. 보통 500만 원, 1000만 원 이렇게 가는 염소거든요.

◇ 박재홍> 한 마리당이요?

◆ 김운혁> 예. 그렇죠. 지금 출산을 앞두고 있는 염소들이 다 죽었기 때문에 금액으로 엄청난 손실이죠.

◇ 박재홍> 염소 한 마리에 500만 원 이상이라니 왜 이렇게 비싼 거예요? 염소도 그냥 염소가 아닌가봐요?

◆ 김운혁> 호주산 보어라는 염소고요. 육종으로 개량하는 염소예요. 그래서 우리나라는 수입이 안 되고 그전에 들어왔던 것들을 복원해서 각 농장마다 보급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러면 이 사냥개 두 마리는 어떻게 나타나게 된 것일까. 이런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범인이 누군지 밝혀졌습니까?

◆ 김운혁> 저희도 사냥개가 어디서 왔는지 몰랐었는데요. CCTV를 지난 11월 15일 낮부터 계속 돌려보다 보니까 밤 10시 20분에 2명이 저희 목장에 들어왔더라고요.

◇ 박재홍> 사람 2명이요?

◆ 김운혁> 예. 그 사람들이 사냥을 하는 분들이에요. CCTV를 보면 두 사람이 목장에 들어오고 나서 사냥개가 한 15분 있다가 들어왔거든요. 저희는 그분들이 사냥을 나와서 개를 풀어서 목장으로 들어왔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 박재홍> 그러면 그 CCTV에 찍힌 사냥꾼 2명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다거나 이런 조치를 취하신 겁니까?

◆ 김운혁> 지금 112 신고를 해 놨더니 거기서 수사 의뢰를 했더라고요. 그런데 사람이 한 게 아니라 개가 들어와서 물었기 때문에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대요.

◇ 박재홍> 아니 그래도 그 사냥개 주인이 사냥꾼일 가능성이 높은데요. 관리의 책임은 없는 건가요?

◆ 김운혁> 그러니까 이건 형사처벌이 아니라 민사랍니다. 그래서 조사할 방법이 없대요. 강제성이 없다는 거죠. 그래서 지난주 금요일에 형사적인 책임을 묻기가 어려워서 수사를 종결한다고 저한테 문자가 왔어요. 저는 괴산군 경찰서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을해요. 왜냐하면 잡아주려고 노력은 했는데 법적으로 그 사람을 강제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권리가 없는 모양이에요.

이건 너무 억울하고 답답한 부분이죠. 왜냐하면 범인이 그렇게 정확한데도 본인이 아니라는 말 한마디에 조사를 할 수가 없다는 거고요. 피해본 금액도 저희가 스스로 입증을 해서 받아야 한다는데 제가 그럴 수 있는 힘은 없잖아요.

◇ 박재홍> CCTV 안에 얼굴이 찍혔는데, 본인이 아니라고 하면 증거 능력이 없는 건가요?

◆ 김운혁> 글쎄요. 저는 그것도 모르겠어요. 아니라니까 아닌 줄 알고 있어요.

◇ 박재홍> 그러면 결국 민사소송을 해야겠네요?

◆ 김운혁> 민사소송도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경찰에서 최소한 그 사람이 개주인이라고 밝혀주면 좋은데 그런 것까지는 밝혀줄 수가 없는 모양이에요. 왜냐하면 조사를 못 하니까요.

◇ 박재홍> 그럼 피해 보상도 전혀 받지 못하고, 아직 희망도 없는 상태네요.

◆ 김운혁> 그렇죠. 그래서 지금 저희 아들이 염소농장을 대를 이어서 하기로 했었는데요. 식구들이 안 한다고 집을 나간다고 하고, 식구들도 더 이상 못하겠다고 해서 사실은 요새 좀 혼란에 있습니다.

◇ 박재홍> 앞으로 아직 해결이 안 된 건데요. 어떤 조치를 취하실 예정이신가요?

◆ 김운혁> 글쎄요. 저희가 지금 어디에 하소연할 데도 없고 그래서 여기저기 사정도 해봤는데 다 안 돼요. 그래서 제가 마지막에는 1인 시위라도 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저만의 문제가 아니고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날 수 있는데요. 계속 이런 식으로 형사 입건이 안 되고 민사로 되면 돈 없는 사람은 10원도 못 받고 누구한테 하소연도 못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사실은 청와대 앞에 가서 1인 시위라도 할까 계획하고 있어요.

◇ 박재홍> 억울한 것을 청와대에 가서라도 1인 시위를 해서라도 알리고 싶다는 말씀이세요.

◆ 김운혁> 예. 알려서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이게 저만의 일은 아니거든요. 저도 젊으니까 앞으로 계속 일을 해야 되는 거고요. 또 자식한테 물려줘야 되는 입장이니까요. 언젠가는 바로 잡아야 우리가 살 수 있는 길이 있지, 이건 도저히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 박재홍> 오늘 저희랑 인터뷰 하신 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 김운혁> 저도 간곡히 바라는 마음이에요.

◇ 박재홍> 말씀 잘 들었고요. 빨리 피해가 수습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운혁> 감사합니다.

◇ 박재홍> 충북 괴산의 염소 농장주시죠. 김운혁 씨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