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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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25(목) "500명 소방, 경찰관 눈 밝힌 숨은 천사"
2014.12.25
조회 116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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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정영택 (안과전문의 원장)

오늘은 성탄절이지만 여느 때보다도 바쁘게 일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경찰관과 소방공무원들인데요. 그런데 이러한 소방관과 경찰관을 대상으로 13년 동안 시력교정수술을 무료로 해 준 한 안과의사가 있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성탄절을 더욱 따뜻하게 만드는 미담의 주인공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안과의사 정영택 원장님입니다.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정영택> 안녕하세요.

◇ 박재홍> 성탄절 아침인데 어떻게 보내시고 계세요?

◆ 정영택> 제가 지금 집에서 찬양대에 가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교회 예배도 준비하고 계시네요. 또 제가 좋은 소식을 듣고 이렇게 연락을 드렸는데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소방관과 경찰관들에게 무료 시력 교정 수술을 해 주신 건가요?

◆ 정영택> 지금 1년에 30~40분씩 한 13년 해 줬으니까 지금 한 450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 박재홍> 450분이요?

◆ 정영택> 서울 경찰들도 한 50분 더 해 드렸어요.

◇ 박재홍> 그렇군요. 정말 많이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무료 수술 대상이 굉장히 많을 수 있는데 ‘왜 경찰관과 소방관을 해 주셨는가?’ 이런 궁금증이 생기네요.

◆ 정영택> 한 10여 년 전만 해도 경찰, 소방관들의 사회적인 인지도나 직업적인 호감이 적었잖아요, 형편이나 처우도도 안 좋은 것 같았고. 그런데 2001년도에 서울 홍제동에서 화재가 나면서 한꺼번에 너무 많은 소방관들이 돌아가시니까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런데 저는 안과의사잖아요. 그래서 ‘혹시라도 안경 때문에 안 보여서 혹은 안경이 깨져서 어려운 일이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하게 됐죠.

◇ 박재홍> 그때부터 소방관의 시력 교정수술을 시작해 주셨고. 그런데 경찰관까지 확대됐네요?

◆ 정영택> 소방관들을 해 주니까 친구 경찰관이 왔어요. 그 친구가 와서 ‘왜 소방관들은 해 주는데 경찰관은 안 해 주냐?’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마땅히 변명할 것이 없더라고요. 경찰도 어떻게 보면 더 위험한 일에 노출되고 또 격투하다가 안경이 깨지기도 하고 이렇게 위험해질 수도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시작을 하게 됐죠.

◇ 박재홍> 그러면 실제로 수술 받으신 분이 400분이 넘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업무에 도움이 됐다는 말씀을 많이 들으셨어요?

◆ 정영택> 일단은 그분들이 너무 눈이 불편하기 때문에 안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데, 실제로 현장에서는 안경을 못 쓰거든요. 방화복이나 방독면을 쓰면 안경을 쓸 수가 없어요.

◇ 박재홍> 화재 현장 들어갈 때요.

◆ 정영택> 그리고 콘택트렌즈를 끼면 화재의 열 때문에 말려서 떨어지거든요. 그러니까 수술을 받고 나서 너무 편하고 훨씬 마음이 안정이 된다는 말씀을 하시죠.

◇ 박재홍> 또 경찰관분들도 실제 업무에서 도움을 많이 받으셨군요.

◆ 정영택> 경찰관분들도 의외로 콘택트렌즈 끼는 분들이 많아요, 본인들이 위험한 것을 알기 때문에요. 그런데 달리기하고 바람을 쐬면 콘택트렌즈가 마르거든요. 그러면 바깥으로 튀어나오기도 하고 벗겨지기도 하고 그래요. 그래서 수술을 받고 나서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요.

◇ 박재홍> 눈이 나쁜 소방관이나 경찰관 분들이 그러한 어려움을 겪는지 정말 몰랐네요.

◆ 정영택> 네.

◇ 박재홍> 그렇게 많은 분들을 수술해 주셨는데. 그래도 평소 병원 업무 때문에 많이 바쁘실 것 같은데요. 1년에 서른 분, 마흔 분 정도 해 주시면 업무에 지장은 없으셨어요?

◆ 정영택> 때로는 그런 생각들도 들죠. 환자가 없을 때 소방관, 경찰관들만 해 주다 보면 직원들이 ‘뭐 환자도 없는데 이런 일까지 우리가 해야 하냐?’ 이런 이야기를 해요. 또 환자가 많을 때는 ‘또 힘들어죽겠는데 왜 경찰관, 소방관까지 추가하느냐?’ 이런 이야기를 해요. 그럴 때 저는 환자 받으면서 ‘얼마나 행복하냐. 조금 더 힘내자’ 해서 수술을 해 주죠.

◇ 박재홍> 그런 바쁜 업무 가운데서도 시간을 쪼개고 또 피곤한 가운데에서도 열심히 그렇게 해 주셨네요. 지금 450분이 넘는다고 하셨는데 그중에서도 또 기억에 남는 분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이 기억에 남으세요?

◆ 정영택> 저의 일인데요, 제 병원에서 불이 났었어요.

◇ 박재홍> 원장님 병원에서요?

◆ 정영택> 네. 지하실에, 제가 세 들어 살 때인데. 지하실 자동차에 불이 났는데 자동차는 전소돼야 불을 끄잖아요. 그런데 지하실에 있는데 소방관들이 전부 와서 현장에 들어가더라고요. 원래는 다 타고 나서 소화 작업을 들어간대요. 폭발하니까 위험해서.

◇ 박재홍>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불을 끄셨네요.

◆ 정영택> 그래서 제가 병원이 불날 수 있던 상황인데 그 불을 꺼주고 해서 제가 오히려 도움을 받았어요.

◇ 박재홍> 그렇군요. 그때 진압을 열심히 해 주셨던 소방관 중에 또 원장님의 도움을 받았던 분도 계셨나요?

◆ 정영택> 불을 끄고 나오시면서 그러더라고요. 제가 바로 원장님한테 수술 받은 사람이라고요. 이런 데는 원래 위험해서 안 들어가는데 우리 원장님이 좋은 일 많이 하시라고 제가 다 대원들을 끌고 들어갔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 박재홍> 눈이 더 밝아져서 화재진압을 더 잘할 수도 있었겠네요.

◆ 정영택> 네. 그런 것 같아요.

◇ 박재홍> 그 말씀 들으시고 ‘지금까지 수술을 정말 잘 해왔다.’ 이런 생각도 드셨을 거 같은데요?

◆ 정영택> 그러죠. 제가 그때만 해도 교만이 많았는데요. ‘제가 좋은 일을 하고 있구나, 힘들어도 열심히 하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제 생명하고 재산을 지켜주시면서 보호를 받고 있구나 그분들을 잘 도와주고 격려하고 이렇게 관심을 가짐으로써 내가 도움을 받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박재홍> 그런데 원장님께서 대한민국의 모든 경찰관들을 책임질 수 없지 않겠습니까? 원장님만의 특별한 선별기준이라든지 수술해 주시는 기준이 있으실 것 같은데?

◆ 정영택> 우선 현장에 들어가는 위험한 일을 하시는 일선에 있는 분들을 먼저 해 드리고요. 또 경찰관, 소방관들 중에 여자분들이 계세요. 그러면 또 사회적인 기준으로 봐서도 여자분들이 아무래도 더 많은 관심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렇게도 해 드리고 있고요. 또 꼭 필요한데 대상자가 아니시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도와드리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귀한 봉사활동에 대한 말씀만 들어도 저희가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대통령상까지 받으셨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봉사활동, 또 사회를 밝혀주시는 데 많이 도움 주시면 좋겠습니다. 원장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정영택>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안과의사 정영택 원장님과 함께 지금까지 봉사활동 이야기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