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1229월 마음을 우려낼 수 있는 관계가 있다면 삶이 더 풍요롭지 않을까
그대아침
20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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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삶에서 늘 효율을 찾는다. 점심시간에 먹을 음식을 정할 때도,
가격에 비해 '더 푸짐하고 맛있는', 기왕이면 '더 깔끔하고 친절한' 곳에 가려 한다.
끼니때가 되면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사람이 몰리는 곳은, 다름 아닌 가격에 비해
푸짐하고 더 고급스러운, 그러니까 가성비가 뛰어난 음식점일 테다.
근처에 위치한 주유소보다 조금 떨어진 곳의 기름값이 더 저렴하다면, 
어느 곳이 '가성비'가 더 나을 것인가 고민하기도 한다. 
비단 경제활동에서만이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서 투입한 비용 대비 
얼마나 많은 이익을 얻을까에 골몰하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도 가성비의 잣대는 비껴갈 수 없다. 관계의 절대수가 많아지게 되면서
관계에서 효율을 따지기 시작했다. 이 사람과의 관계가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
도움이 된다면 얼마만큼 노력을 투입해야 이 사람과 오랫동안 비슷한 결의 관계를
유지하게 될 것인지 자신도 모르게 계산적이 된다. 내가 이 사람에게 시간, 노력 등
비용을 투자해 얻을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도 생기기 시작한다.
관계에서도 '가성비'를 따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물리적 거리가 중요한 시대는 이미 지나갔고 좁은 종류의 
관계에 갇혀 사는 행태도 사라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관계에 가성비의 잣대를 들이는 것이 괜찮을지에 관한 고민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자신에게 필요한 인물과의 관계를, 딱 필요한 만큼만 '선택'하려 한다. 그러나 관계를 재고,
노력의 투입과 이득의 산출 곡선을 머리에 그리는 동안 관계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기 마련이다.
결국 관계란 곶감처럼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빼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가성비를 따지다간
허울만 남게 될지도 모른다. 관계란 것은 필요한 메뉴만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가 아니다.
오히려 시간을 두고 약불에 뭉근하게 오랜 시간 우려내야 하는 곰탕에 비유할 수 있겠다.
관계의 효율, 이득을 따지기 전에 내 눈앞에 있는 이와의 관계에 온전히 집중하자. 
바쁜 삶에 치이더라도, 내 마음을 온전히 우려낼 수 있는 관계가 있다면 
그 상대방은 당신에게 무척이나 소중한 사람이다. 가성비를 따지기보다 관계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눈앞의 관계를 소중히 하는 마음이
우리 삶을 더 따스하고 풍요롭게 만들지 않을까.

*신재현의 <나를 살피는 기술>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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