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211수 대화는 상대의 말에 머무를 줄 아는 연습
그대아침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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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생각할 때 우리는 종종 자기 안에서만 맴돈다.
익숙한 논리, 익숙한 관점 속에서 사고는 쉽게 닫히고 만다.
하지만 타인과의 대화는 그 고립된 생각에 작은 틈을 낸다.
말이 오가는 사이, 자신이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생각과 마주하게 되고,
전혀 다른 관점과 연결되며 시야는 서서히 넓어진다. 
대화는 생각을 정리하고 확장하는 지적인 연습이다.
내 안의 사유를 깨어나게 하고 나를 낯설게 바라보게 만드는 살아 있는 철학의 현장이다.

몽테뉴는 침묵 속에 자신을 가두는 철학자가 아니었다.
그는 고독을 통해 내면을 성찰하면서도 끊임없이 타인의 언어에 귀 기울였다.
그리고 그 언어 속에서 자신의 사유를 넓히고 다듬어 갔다.
"나는 대화를 통해 항상 무언가를 배우려 노력한다.
대화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배움의 장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대화는 단순한 의견 교환이 아니라 나를 열고 타인을 받아들임으로써
더 나은 사유에 이르기 위한 철학의 공간이었다. 공직을 내려놓고
성안의 탑으로 들어간 이후에도 그는 완전한 고독을 추구하지 않았다.
책과 나누는 사유, 주변 사람들과의 나눔 속에서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갱신했다.

대화가 단지 말의 기술이 아니라 내면을 확장하는 연습이라면,
지금의 나는 누구와 어떻게 말을 나누고 있는가를 돌아봐야 한다.
요즘 우리는 너무 쉽게 말을 끊고, 너무 자주 단정하며,
진짜 듣기보다는 말할 준비에만 몰두하곤 한다.
생각의 다름을 불편해하고 침묵보다 빠른 판단에 익숙해졌다.

"말은 절반은 말하는 사람의 것이고, 절반은 듣는 사람의 것이다. 
듣는 이는 말을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대화는 단지 말을 건네는 행위가 아니다.
상대의 세계에 조심스럽게 발을 디디는 사유의 실천이다.
몽테뉴는 대화는 경계를 부드럽게 넘나들며 이해를 향해 다가가는 시도라는 것을 말해준다.
상대의 말에 머무를 줄 아는 연습, 다름 앞에서 발톱을 감추고 팔을 여는 태도,
그것이 곧 사유를 단단하게 하고 관계를 깊게 만든다.

*임재성의 <몽테뉴, 사유의 힘>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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